≪이제 다시 국회의 시간입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합시다≫

오늘 폭설을 뚫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분들과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그리고 민주사회변호사모임에서 국회로 찾아오셨습니다. 국정조사 이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길을 함께 찾기 위해 먼 곳까지 걸음해주셨습니다.

모두가 따뜻하게 보냈어야 했던 지난 설날, 참사 유가족들께서는 녹사평역 시민 분향소에 모여, 희생자들을 위한 차례를 지냈습니다.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시민들 역시 함께했습니다. 매년 세배를 받아왔던 명절에, 오히려 영정으로 남은 가족 앞에서 절을 올려야 했던 유가족분들의 마음이 얼마나 사무쳤을지 아프게 공감되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특수본 수사와 국정조사까지 마쳤는데, 또 어떤 진상규명이 필요한지 되물으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유가족이 가장 궁금해했던, 희생자 한 명 한 명이 어떻게 죽음을 맞았고 이후 대응은 어떠하였는지, 참사 당시 정부 주요 책임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유가족들이 시신을 만나기까지도 왜 그렇게 오래 걸린 것인지에 대한 진상규명은 여전히 미진합니다.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은 형사적 책임을 묻는 것과 별개로 구조적 원인을 찾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 또한 이어져야 합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조사를 핑계로 이태원 참사의 재난 원인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원인’도 조사하지 않은 상태로 어떻게 ‘재발방지’ 대책을 제출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기존의 재난안전법과 사참위 권고조차 인지하지 못해 참사를 예방하지 못했던 장관이, 이번 참사의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의 의무조차 저버린 것입니다. 그렇기에 특별법을 통한 유가족 등의 재난피해자와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는 독립적인 재난조사기구 설치가 더더욱 필요합니다.

이제 다시 국회의 시간입니다. 다가오는 2월 임시회에서 이상민 장관 탄핵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저 역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싸움이 유가족과 생존자의 몫으로 남지 않도록, 입법부가 해야 할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2023년 1월 26일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