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바빴던 12월을 거의 다 보내고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항상 그랬듯이 왠지 연말에는 정리를 해야 할것 같아 집에서 가장 어지러운 방을 정리하기로 했죠. 두말할 나위없이 그건 제 퀼트방입니다.

여기저기 널려있는 천을 치우고, 책도 정리하다가 철지난 한국 잡지를 집어들었습니다.

이때 가장 빠지기 쉬운 유혹은 책을 보기 시작하는 것인데 아차 그 유혹에 빠지고 말았답니다.

한국잡지는 왜 광고까지 재미있는건지...

뒤적뒤적 요리도 맛나보이고, 옷도 정말 예쁘고, 한국가면 꼭 사와야지 하는 물건들도 체크하고...

그러던중 내가 좋아하는 탤런트 김수미씨의 기사가 있었습니다.

요리와 인테리어, 생활 감각이야기 등등 내가 좋아하는 그분의 이야기. 

 

그런데 이야기의 뒷장에 독자 요청 연장 판매라나 이런 광고가 있었습니다.(진짜 요청을 했는지 확인된 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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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하는 여자의 앞치마 욕심

여자에게 앞치마는 작업복이고 전투복입니다.(맞는 말씀)

물빨래하면 틀어져 버리는 싸구려 기계재단 앞치마 말고 손님 앞에서도 참하게 두르고 있을 명품 앞치마에 욕심을 부려보세요.(명품만 빼면 그래도 여기까지도 그럭저럭 맞는 말씀)

좋은데 외출할 때 좋은 옷 입고 좋은 구두 신듯이 집안에 있을때도 좋은 작업복을 입고 있으면 살림이 즐거워 진답니다.(그럴싸한 말씀)

 

맞는 말입니다. 예쁜 앞치마를 두르면 맛있는 음식을 하고 싶은 의욕이 나지요.

자다 부시시한 모습보다는 정갈한 앞치마를 두른 모습이 더 프로주부 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궂이 명품이어야 할까요?

앞치마 하나에 10만원이란다. 이것도 예전 책이니 지금은 더 올랐을지도 모릅니다.

10만원짜리 앞치마 두를 사람이 부엌에 들어가 매일 밥하며 살까?하는 나름 궁상스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또하나.

 

"폭폭 삶을수록 때깔 나는 무명 행주의 미덕

거무튀튀하던 무명이 삶고 삶을수록 새하얗게 변하니, 그로 인해 또 살림의 재미가 새록새록 느껴질

테죠.

꽃잎모양까지 살려 수놓은 무명행주는 보기만 해도 감동입니다."

( 감동은 감동이었습니다. 예쁜 나머지 행주인지 손수건인지 구분이 안가네요)

그런데 손바닥보다 조금 큰 행주 10장이 5만원이랍니다.

다시 궁상스런 생각 2!!!

행주가 너무 비싸지요?

 

유명한 디자이너가 만든 소위 명품 앞치마와 행주가 아니더라도 천과 실, 바늘만 있으면 뭐든지 만들어 내는 우리들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새해 첫 작품을 앞치마와 행주로 정했습니다.

함께 만드실 분들 손들어 주세요.

 

준비물입니다.

 

앞치마

 

      바탕천 1야드(끈 포함)

      주머니천 1/4야드 (바탕천과 어울리는 천, 혹은 대비되는 천)

     

      앞치마용 천은 퀼트천보다는 침대 쉬트나 식탁보 정도의 약간 톡톡한 천이 좋습니다.

      순면이면 좋겠구요, 요즘은 마직도 면이 섞여서 줄어들지 않게 나온게 있는데 요것도 좋습니다.

 

행주

      머슬린이나 흰색 면 1야드

      십자수실--한가지 좋아하는색 (레드나 블루가 많이 쓰입니다.)

                    색을 섞어쓰실 분은 2-3가지 색

 

사진의 앞치마는 잡지속의 사진이구요, 제가 만들 앞치마는 훠얼씬 예쁘게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각자의 개성에 맞는 천으로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진정한 명품다운 명품을 만들어 보세요.

 

2008년 새해를 예쁜 앞치마 완성작과 함께 여러분을 찾아 뵙겠습니다.

 

남은 연말도 건강하시고 활기찬 새해를 계획하는 알찬 시간들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