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튀어 나오는 up

Up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이 쓰입니다. 툭하면 튀어 나오는게 이 up입니다. 그런데 이 단어를 한마디로 해석하고 분석 해서 잘쓰려는 노력을 하시기보다는 ‘감’을 잡는게 훨씬 더 중요한게 또 이 up입니다. 미국 사람들은 자기가 왜 이 단어를 덧붙여 써야 하는지 모르지만, 설명하기 어렵지만 이 up이 안들어가면 뭔가 빠진 말이 되는 것이지요. 물론 다 아시다시피 가장 기본적인 뜻은 물리적으로 ‘위에’라는 뜻인데 그이외의 뜻으로 훨씬 많이 쓰여요.

이를테면 “우리 어디 가는데 너도 같이 갈래? We’re going out, are you up for it?” 처럼 누가 뭘 권해 오면 “Sure, Sign me up!”라고 대꾸를 잘합니다. “그래, 나도 끼워줘!”원래 sign동사는 ‘서명하다’의 뜻이지만 up이 붙어서 ‘나도 참가’하는 뉘앙스를 주지요. Up이 딱히 무슨 뜻으로 쓰였다 설명하기도 어렵고 설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관용적으로 이렇게 많이 쓰인다는 것을 알고 기억해두었다 ‘써 먹으면’ 그만이지요. 이를테면 제가 방금 ‘써먹는다’는 표현을 썼는데 한국말을 배우는 외국인한테 이럴 때 우리가 왜 써’먹는다’는 말을 쓰는지 딱히 설명이 안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하겠습니다. 

왜 애들 동화책 중에 pop-up book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 보셨을꺼에요. pop하면 ‘펑하고 터진다’는 뜻인데 up이 붙으니까 ‘터져서 올라온다’는거죠. 이게 바로 입체 동화라고 하는 책이랍니다. Up에 대한 ‘감’이 좀 잡히세요?

이를테면 뭘 데워먹는다 할 때도 여러분이 금방 생각 하시는 것처럼, 그냥 heat동사를 쓰는게 아니라 up을 붙여서 “We need to heat this up.이거 데워야겠는데요”라고 써야 합니다.

이렇게 up하면 뭔가 완성, 마무리의 느낌이 있어요. “I have to finish this up.이걸 끝내야되요.” 사실up없이 “I have to finish this.”해도 다 알아듣겠지만 이렇게 말하면 뭔가 말을 하다 만 느낌을 줍니다.

How are you?라는 인사는 수도 없이 받아보시고 들어보셨죠? 우리말의 “안녕하세요?”처럼 대답을 굳이 바라기보다 그냥 하는 인사말이죠. 그런데 정말 상대방에 대한 안부가 궁금해서 “어떻게 지내?” “뭐하고 지내?” “요새 뭐해?”라는 뜻으로 “What are you up to?”라는 인사말이 잘 쓰인답니다. 이때도 딱히up이 무슨무슨 뜻으로 쓰였다 꼬집어 내기는 어렵구요, 뭔가 올라온 느낌, 다가온 느낌,일이 벌어지고 있는 느낌, 그런 ‘감’만 잡아보세요.

똑같은 뜻으로, 갑자기 태도가 돌변한 사람한테 농담조로 하는말이,“You are up to something, aren’t you?”하면 “너 뭔가 꿍꿍이가 있는거지?”라는 뜻입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많이 나오는 대사에요. 제가 또 말괄량이 우리 딸한테 잘 하는 말이기도 하지요.

밤 늦도록 싸돌아 다니거나 밤에 안자고 뭘 하고 있는 십대 아이들한테 자주 하게 되는 말이 “너무 늦게까지 있지 말아라”죠. Up을 써서 요걸 한번 영어로 해보세요, 답을 가리시고.  “Don’t stay up too late!”이죠. 간단하잖아요.

우리말로 “얘 철좀 들어라”고 잘 말씀 하시죠? 요걸 영어로는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요? ‘철’이라는 말을 한영사전에서 찾아봤자 소용이 없지요. 영어로 너무나 간단히 “Grow up!”입니다. 사소한 일에 잘 삐지는 철 없는 저에게 우리 남편이 자주 하는 말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