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워낙 법석스럽고 말도 빠르고 혼자서도 정신이 없는 사람이라

저와 반대되는, 뭐든지 느린 것을 좋아합니다.

사람 느린거야 답답해서 뒤로 넘어가지만

음악도 조용한 것을 좋아하고

운동도 천천히 슬렁슬렁 탬포가 느리고 땀 안나는거 없나를 찾아보니

골프가 있네요.

그래서 몇달의 연습 끝에 요전날 생전 처음으로 골프 코스에 나가봤는데, 탁트인 field에 잔바람 설렁설렁 불고

아주 저한테는 딱이더라구요.

참고로 우리남편이 제게 붙여 준 새로운 별명이 요새 샌디(Sandy)랍니다. 골프 치면서 하도 모래(sand)로 빠져서스리...제가  골프 치러 가서 땅을 주로 파거든요.

아니 첨부터 잘하는 사람이 있나요?

암튼 아는 언니들이랑 셋이서 생전처음으로 필드에 나가서 좋아라 공을 날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필드 마샬이라는 사람이 와서 우리더러 그린피를 셋 다 냈냐는 둥, 15분 안에 쳐야 한다는 룰이 있으니 빨리빨리 치라는 둥 때때거리는거에요. 근데 우리가 늦은건 우리 탓이 아니라 우리 앞에서 늦게 치는 할아버지들 때문이었거든요.

저는 사실은 그때까지만 해도 기분 안나빴어요.

제가 워낙 사교성이 좋고 아~주  friendly한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처음 온 나더러 빨리빨리 치라니 "That's not very kind!(아유 쫌 심하시다~)" 살랑살랑 웃으면서 그렇게 대꾸했거든요.

그랬더니 이 마샬이라는 사람이 "I didn't try to be kind(너한테 친절할 생각 없다...너 엿먹어라)."

이렇게 말하는거에요. 그 순간 저는 기가 막혀서 입이 딱 벌어졌죠.

이사람이 우리가 여자라고 하대하나 동양인이라서 하대하나, 내돈 내고 들어와서 골프 못친다고 당하는 구박은 꾹 참는다고 해도 손님한테 이유도 없이 '너한테 친절할 필요가 없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저는 당장 클럽 하우스로 들어가서 "Can I talk to somebody in charge here? 여기 책임자랑 얘기 좀 할수 있을까요?"로 시작해서 이렇게 따졌습니다.

"이번에 내가 처음으로 골프를 치러 왔다. 그래, 우리가 좀 늦게 쳤다고 할수 있다.

필드 담당자라는 사람이 우리한테 와서 빨리빨리 치라더라.

거기까지는 그래 좋다, 그래서 내가 미소로 답하기를 (왜? 나는 니가 보다시피 아주 상냥한 사람이거든) "최선을 다해보겠지만, 15분 안에 치라는 건 좀 쌀쌀맞지 않냐, 처음 왔는데" 그랬다.

그랬더니 이사람이 말하기를 '나 친절하게 굴 생각 없다'더라.

그래서 내가 든 생각은 '뭐라구?그러면, 무례할려고 작정했니?'

이건 절대 말이 안되는거다!"

자, 이런 말을 영어로 어떻게 할까요? 여러분이 이미 다 아는 단어와 문장으로 또박또박 천천히 말합니다. 영어기 때문에, 영어라서, 당하고 못따지면 나한테 깊은 상처가 됩니다. 싸우자고 덤비라는 얘기가 아니고 영어로 따지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는거죠. 당햇다고 생각 되면 우리말에서처럼 영어로도 따지세요. 이렇게요.

This is my first time playing golf and I guess we were kind of slow.

This field marshal guy came up to us and told us to hurry up.

We were ok with that, and I said with smile(because, you know I'm a very friendly person) "We'll do our best, but the 15 minute rule is not vey kind since we're first timers."

And he said "I didn't try to be kind."

I was like, 'What? Is he trying to be rude then?'

That was totally not acceptable!

여기 뭐 어려운 단어 제가 쓴거 있습니까? 여러분도 다 하실 수 있어요. 어떤 상황에서든 내가 이미 다 아는 단어로 할말 다 할수 있어요. 제가 이렇게 따져 말했더니 매니저 두사람 나와서 백배 사죄하고 그린피 다 돌려 주겠다는데 정중히 거절하고 '앞으로 똑바로 잘해라' 말하고 나왔습니다. 영어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영어 못하니까 이런 대접을 받는구나'는 식의 패배감과 열등감이 우리의 입을 틀어 막습니다. 내대접은 내가 해야 합니다. 가서 따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