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처럼 대학에서 전임으로 강의를 하기 전에는 저도 젖먹이둘째에 쪼만한 아들 데리고 다니면서 전업주부 노릇 수년간 했었지요. 그 시절에 단지 아이들을 거저 봐준다는 이유 만으로 동네에서 가장 큰 미국 교회를 나가기 시작했어요. 길거리에 애 들쳐업고 나가서, 나 영어 연습 좀 하고 미국 문화도 배워야겠으니 나랑 친구 좀 하자고 들이댈 수도 없는 것이고  해서 미국 사람들 있는 곳을 찾아  무턱대고 나간거죠.

대부분의 큰 미국 교회들은 주중에 여자들만을 위한 성경 공부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주거지역 미국 동네에는 어느 곳이나 멀쩡한 교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서 주중 모임을 가보면 주구장창 지루하게 성경 공부만을 하는게 아니고 우리나라 사람들 모이면 수다 떨듯이 사는 얘기 많이 합니다. 그런 모임에 가보니까 미국 아줌마들 옷입고 다니는거, 그들의 단체 문화, 생활 방식 그런 것들이 tv나 영화에서 보는거보다 당연히 생생하게 느껴지더라구요. 미국 사람들도 사람이구나, 이사람들도 나랑 별 다르지 않구나, 오마나 그런게 문화 차이구나, 생각보다 문화차이가 별게 아니구나, 사람 사는 문제는 다 똑같구나 그런걸 느끼게 됩니다. 저는 그런 모임 가서 정말 좋은 미국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끼리도 어떤 모임을 가든지, 내성적이어서 별 말 안하고 그냥 남의 얘기 듣고 앉아있는 사람도 많으니, ‘어마 나 영어하라고 시키면 어떻게!’하는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안시켜요 안시켜! 돌아가면서 이름 정도는 물어보겠만 한동안은 가만히 앉아서 듣고만 계셔도 됩니다. 무슨 학술세미나 아니고 CNN뉴스룸도 아니고 그냥 아줌마들 수다 떠는 얘기니 귀가 쉽게 뜨여요.

미국 사람들은 이상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우리가 잘 모르는 사람들일 뿐이죠. 그사람들도 누가 뭐 사주면 좋아하구요, 다만 꼭 되돌려 받아야 하는 마음은 우리만큼(나만큼?)없는 것 같아요. 남들 앞에서는 애들한테 나긋나긋 조용조용 좋은 엄마인것처럼 얘기하지만, 차안에 들자마자 말 안듣는 애들 디지게 패기도 한답니다. 물론 체포 안 당할만큼이지요. 쌀쌀맞은 것은 독립심으로 이해해 줘야 하구요.

한번 가보세요. 아줌마들 용기 많잖아요. 미국 교회에 문화 배우러 영어 트이러 가는데는 용기도 필요없고 돈도 필요 없고 호기심과 절박함만 있으면 됩니다. 자기 소개 하는 것도 그래요. 어디 가면 늘 해야 되는게 자기 소개잖아요. 간단한 레파토리를 만들어 놓고 자꾸 자기 소개를 하다보면 이말을 할때는 영어가 후루룩 잘나와요. 전에도 해봤던거니까. 제가  많이 써먹었던 자기소갠데 이름과 미국 온 년수만 바꿔서 영어로 이렇게 말해보세요.

Hello, my name is EJ.

I’m new at this.

It’s been 2 years since I came to America and everything is still new to me.

I want to get to know you and make friends.

I’m hoping I can learn about American culture while I can teach you Korea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