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ase(Would you~?)에 대한 오해

여러분들이 please에 대한 고정된 관념이 있으신것 같아서 말씀드립니다. 우리말에는 존대말과 반말이 딱 구분되어 있어서 영어로 사람들을 대할 때도 우리말 하듯이 구분이 되어야 마음이 편한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영어에는 존대어미가 없으니 정중한 표현이라는 please를 자꾸 붙이고 싶은 것이지요. 이게 안붙으면 반말인 것 같구 말에요( please나 Would you~ 나 Can you~다 같은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please는 영어에서의 자리가 좀 틀립니다. 나이가 어리건 많건 내가 상대방에게 부탁하는 말이면 please를 붙입니다. 제가 이것을 모르고 영어로 삽질하던 그옛날 유학 초창기 신혼시절, 우리 신랑에게 “Close the door!”했다가 우리남편 완전 삐쳤드랬죠. 저는 그냥 한국말로 생각하기를 “자기야 문닫고 이리와봐아~”하고 부드럽게 얘기했는데 우리 신랑은 “야 문닫아!”로 들은 것이죠. 이렇게 상대방이 나를 위해 뭔가를 해줘야 하는 경우는 돈을 받든 안 받든 Please를 붙여줍니다. Please를 붙이면 ‘니가 안해줘도 할수 없다’라는 뉘앙스가 있어요. 아이들에게 ‘문좀 닫아라’라고 시킬 때도 “Can you close the door?”  “Close the door please.”라고 해야 맞는거지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이를 닦으라Brush your teeth!”든가  “니방을 치우라 Tidy your room!”는 소리를 please를 붙여서 하지 않지요. 니가 안해줘도 할수 없는게 아니라, 내가 부탁하는게 아니라 너의 의무이니까요. 물론 말투나 목소리 톤에 따라서 이말들이 기분 나쁜 명령이 될수도 있고 부드러운 충고가 될수 있죠. 그것은 말투에 달려 있지 please에 달려 있는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나 원어민 우리 남편은 들어본 적이 없지만, 물론 사람에 따라 부모에 따라 아이들에게 숙제하라고 하면서도 please를 붙이는 미국 사람도 있을수 있겠지요.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미국 사람들 말하는거나 텔레비젼을 잘 눈여겨 보세요. CNN앵커가 기자들에게 질문하면서 상대방을 존대 해준다고 해서 말끝마다 please를 붙이지 않습니다. Please를 안 붙인다고 해서 우리말 식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반말이 아니니까요.얼마전에 제가 오프라쇼를 보는데도, 오프라가 출연자에게  “Tell me how you felt at that time. “라고 했습니다 그럼 이말을 한국 말로 어떻게 번역해야 맞을 까요?  Please가 없는 명령문이니 “야, 그당시 심정이 어땠는지 말해봐!”로 번역해야 맞을까요? 아니면 “그당시 심정이 어땠는지 말해주세요”라고 해야맞을까요?  아니면 Tell me~라는 명령문을 수없이 반복하는 오프라가 무식하고 드센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끝에 please를 붙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오프라가 이 출연자를 막 대하는 것입니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말로 명령문이라 일컫는, 동사원형으로 시작되는 이런 문장들은 꼭 상대방에게 반말을 찍찍대는 ‘명령’의 말들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please를 붙이면 존대말 안붙이면 반말이라는 생각이 늘 맞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물론 명령문이 무례한 그야말로 명령문이 될때도 있습니다. 서비스를 못마땅해 하는 손님이 “Give me my money back!”하면 상대방에게 부탁하는 말이 아니라 내놓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겠다라는 뉘앙스까지 있는 것입니다.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시킬 때도 “Give me number one.”하면 무례한 명령이 되니 침뱉어서 줄지도 모른다니까요. 그러니 please에 대해서 가장 간단히 설명하자면, 내가 돈을 주든 안주든 상대방이 나를 위해 뭔가를 해줘야 하는 일이면, 애고 어른이고, 가족이고 남이고를 막론하고 please를 붙입니다. 그건 부탁이지 의무가 아니니까요. ‘아니, 내가 맥도날드에 돈내고 사먹는 것이니 너는 나를 위해 일할 의무가 있다, 그러니 나는 please를 붙이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을수 있겠지요. 그런 사람을 우리가 어쩌겠어요. 여기서는 다만 일반적인 것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요는 얼굴 표정과 말투와 목소리의 높낮이까지 포함된 대화의 기술에 나의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있는 것이지 please한마디로 끝나는게 아니라는 사실이지요. 영어를 영어로 이해할수 있는 단계가 되기 전에는 영어를 우리말로 바꾸어 이해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존대말과 반말이 짬뽕이 되어서 내가 상대방 말을 잘못 알아들어 기분 나쁘게 되기도 하고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남에게 실수도 하게 됩니다. 그게 다 교과서식으로 해석되어진 영어를 외운 탓입니다. 같은 한국 사람이라도 제각각 다 틀린 말투가 있듯이 영어에서도 그렇지 않겠습니까? 일반적으로 얘기해서 그렇다는 것이니 오해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저자 김은정(EJ Brown)은 경희대 영어교육과 출신으로 서른살에 유학을와 뉴욕주립대(SUNY at Stony Brook)에서 TESOL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Univ.of Texas at Arlington에서 ESL 강사로 있으며, 한국에서  출판 된 '굿바이~영어울렁증(2007)'과 '굿바이 영어 더듬증(2008)', '긴꼬리 영어 학습법(2009)'의 저자이다. '굿바이 영어 울렁증'과 '굿바이 영어 더듬증'은 현재 중국과 대만에도 수출, 중국어로 번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