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영어공부는 이제 그만!

영어공부 정말 지겹지 않습니까? 해도해도 안되고 돈만 들입다 들고 내평생에 안되더니 우리애들까지 영어 못해서 난리라니, 정말 영어라면 징그러운 분들이 많은줄 압니다. 누구나 사는게 빡빡한데 영어까지 스트레스를 더합니다. 공부해도 해도 안되는걸 어쩌라구요. 그러니 공부하지 말고 놉시다.

제가 크던 시절에 저희 아버님은 공부하라고 만화책을 못보게 하셨습니다. 만화책보다 들키는 날은 죽음이었죠. 그런다고 애들이 만화책을 안봅니까?  제방은 아래층에 있었는데 아버지 발자국 소리만 들리면 이불속에 만화책을 감추고 교과서를 열심히 보는 척 했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재밌는건 못참습니다. 공부하다 돈벌다 집안일 하다 쌓인 스트레스는 뭔가 재밌는걸 해서 풀어야지요.

퇴근하고 방과후에 아무리 피곤해도 드라마 한편 봐주고 비디오 게임한판 해야 스트레스 풀리잖아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숙제도 아닌데 재미를 보고 싶으니까 재밌는걸 하게 되잖아요.

어떻게 하면 공부 하지 않고 놀면서 공부가 되게할까, 그래서 NO STRESS English를 냈습니다. 이러난 일들 흔히 일어날 수있는 일들의 에피소드를 모아 본 것인데, 제머릿 속이 아이디어가 진짜 그림이 되서 나오니 얼마나 재밌고 신기한지 모르겠어요.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입니다. 미국 사람이나 한국 사람이나 지지고 볶고 사는 일상은 다 그게 그거라니까요. 그걸 그림으로 뽑고 진짜 살아있는 대화를 집어넣었죠. 하루 일과를 마치거나 시작하는 짬짬이 짜투리 시간동안 만화보는 기분으로 이책을 들여다 보시면 됩니다. 외울 필요 없구요, 모르면 그림보고 넘어가구요, 잊어버릴만 하면 화장실에서 또 한번 보구요, 아무렇게나 아무데서나 아무때나 재미삼아 보시면 되는 책입니다.

저처럼 영어공부책 집필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정말 정말 좋은 책도 많구요. 그런데 저는 재미가 없으면 뭘 못하겠더라구요. 미국 대학에서 풀타임으로 강의 나가도 솔직히 월급 진짜 짜요. 하지만 월급 안준대도 저는 나가서 강의 할 것 같아요. 재미가 있으니까요. 애고 어른이고 재미 있으면 하지말라고 도시락 싸다니며 말려도 합니다. 반대로 아무리 저한테 좋은 것이라도 재미 없어서 스트레스만 주면 오래 못가고 별 효과도 못보는게 인지상정이지요.

과연 이책이 만원짜리 한장 값어치를 할까요? 내가 한번 여기저기서 놀다 놔두었는데 아이가 우연히 집어 보고 만화책인줄 알고 또렷이 들여다 봅니다. 만화엔 관심 없는 엄마가 줏어보고 ‘미국 사람들 부엌은 이렇구나’ 유심히 들여다봅니다. 머리 잘동아가는 십대는 게임에서 이기려고 눈알을 팍팍 굴리며 봅니다. 화장실에서 아빠는 이거뭐야 하다가 토익에서도 못보던 심상치 않은 표현을 발견합니다. 이리저리 굴러 다니며 이사람 저사람이 흥청망청 노는듯이 보다가 다 나름대로 줏어보고 배우게 되는 영어책이 바로 이책입니다.

옛날 어르신들이 그옛날 흥얼거리시던 노래가 이런 노래가 있죠?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늙으면은 못노나니…

이걸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요?

‘노세노세 영어로 노세 공부하면 못하노니…’

이제 우리 애고 어른이고 영어로 놉시다, 영어땜에 스트레스 받지말고!

달라스에서 2010년 5월

저자 김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