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인사 제대로 못해서 코 꿴 사연

우리 남편을 생전 처음 우연히 만난 날, 저는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See you later!(나중에 보자!) 하면서 헤어지려고 했지요. 그런데 파란 눈의 이 총각이 When?(언제?) 이러는 거예요. 오잉? 영어책에 이렇게 대답하는 경우는 없었는데? 그 당시의 짧은 영어로 달리 대꾸할 말이 생각나지 않던 차에, 응용력을 발휘해서 Any time!(아무 때나!) 했지요. 그랬더니 이 총각이 How about tomorrow then?(그럼 내일은 어때?) 이러는 거예요. 저는 또 뭐라고 변명을 해야겠는데 영어가 워낙 짧아서 Sure!(그래!) 하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저는 완전히 짧은 영어 때문에 코 꿰어 가지고 이 총각한테 시집까지 와 버리고 말았답니다.^^

 

가장 무난한 작별인사

잘 가!

Bye! / See you!

헤어질 때 하는 영어가 Bye!인 건 애들도 다 알죠. Good bye!나 Bye-bye!보다 Bye!를 가장 많이 씁니다. 상대나 자리에 상관없이 써도 무난하니 걱정하지 말고 쓰세요. 근데 맨날 Bye!만 하면 지겹잖아요. See you!라고도 해 보세요. 직역해서 ‘너 두고 보자’가 아니고요, ‘다음에 보자’로 알아들으셔야 해요. 상대가 이렇게 인사하면 나도 그냥 Bye하면 끝납니다.

 

A: Bye!안녕히 가세요!

B: See you! 또봐요!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나중에 봐요!

See you later!

 

I'll see you later.(나중에 볼게요.)의 줄임말이죠. 이 말을 더 줄여서 See you!라고 하는 거예요. See you later! 에서 later나중에 대신에 tomorrow를 넣어서 내일 보자고 해도 되죠.

또는 See you at the meeting!(회의 때 봅시다!)과 같이 장소를 붙여서 사용하기도 해요.

저는 아이들과 헤어질 때 See you later, alligator!(나중에 보자, 악어야!)라는 인사를 자주 합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저에게 After while crocodile!(한참 있다가, 악어야!)라고 대답하죠. 우리말로 직역하면 저게 무슨 말이야 싶지만, 영어에서는 rhyme(압운)을 맞춘 재미있는 표현이에요. 즉, later와 alligator의 끝소리가 [에이러]로 같고, while과 crocodile의 끝소리가 [아일]로 같지요. 이렇게 끝 단어의 발음을 맞춘 인사로서, 부모 자식 간에 자주 사용한답니다.

 

A: See you later! 나중에 봐요!

B: OK! Bye!그래요 잘가요!

 

오늘은 더 볼 일 없다면

좋은 하루 보내세요!

Have a good day!

같이 있다가 자리를 뜨면서 하기에 좋은 마무리 인사예요. Have a nice day!도 같은 말이고요. 일 끝나고 저녁에 헤어질 때는 Have a good evening!(좋은 저녁 보내!), 금요일이면 Have a good weekend!(좋은 주말 보내세요!)라고 응용해 주시고요.

 

A: Have a good day! 좋은 하루 보내세요!

B: You too!당신도요!

 

정감 있는 작별 인사

그럼 잘 지내요!

Take care!

우리말로도 헤어질 때 ‘잘 지내.’ 하고 인사하면 정감 있게 다가오잖아요. 영어의 Take care!가 그런 느낌이에요.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이렇게 인사하면 좋아요. 마음이 쓰이는 사람과 헤어질 때 사용하면 좋은 말입니다.

care 하면 ‘보살핌’이라는 뜻이고, 여기에 ‘받다’, ‘취하다’라는 동사 take를 쓰니 ‘스스로를 보살펴라’, 즉 ‘잘 지내’라는 뜻이 됩니다.

 

A: Take care! 그럼 잘 지내요!

B: You too!당신도요!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또 봅시다!

I’ll see you around!

굳이 약속해서 만날 일은 없지만 ‘보게 되면 또 보자’는 식의 인사예요. 직장 동료나 오다가다 보게 되는 사람에게 적합한 인사말입니다. 금방 다시 만나게 될 사람에게 헤어지면서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around는 ‘근처에’, ‘주변에’라는 뜻이에요. 멀쩡하게 잘생긴 젊은 남자가 이렇게 인사하면 괜히 맘이 설레죠. ‘날 또 보고싶다는거야?’ 근데 아무 뜻 없이 하는 인사니 김칫국 마시지 마시구요!

 

A: I’ll see you around! 또 봅시다!

B: Bye!잘가요!

 

자세한 얘기는 다음에

나중에 얘기하자!

I’ll talk to you later!

 

만나서 얘기하다가 헤어지면서 ‘지금은 바쁘니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하자.’는 인사말이에요. 금방 다시 만나게 된다는 뉘앙스가 깔려 있기도 해요. 아니면 더이상 말하기 싫은 사람에게도 저는 이런 수법을 써먹는데요. 여러분들도 다들 그러시면서 아니 척 하시기는…. 전화 통화를 하다가 끊으면서도 이렇게 말하기도 해요. 또는 간단히 I’ll call you!(전화할게!)라고 해도 되고요. 그래놓고 전화 절대 안하는게 부지기수죠. 마지막에 맘에 없더라도 Please keep in touch.(계속 연락하고 지내자고요.)라고 마무리지어 주기도 합니다. 진짜 맘에 있어도 계속 연락이 되기는 어려운거 우리 서로 다 잘 알잖아요. 그러니 인사말이죠. 물론 진짜 맘에 있어도 이렇게 말하는거 맞아요^^

 

A: I’ll talk to you later! 나중에 얘기하자!

B: All right!그러자구

 

할 얘기가 남았다면 ‘케첩’

나중에 밀린 얘기하자!

We’ll catch up later.

Catch up은 ‘따라잡다’는 뜻이니까 밀려서 못 다한 얘기를 ‘나중에 하자’는 말이에요. Catch up을 빨리 발음 하니 거의 ‘케쳡’이라고 들리죠? 먹는 케쳡 아니니 오해 마시구요. 여기서 ‘케쳡’ 갖다 달라는 소리인줄 알고 케쳡병 가져오면 코메디 되는거죠 뭐.  오랜만에 만난 사람한테 몇 마디 나누다가 헤어질 때 이렇게 말하곤 해요. 금방 다시 만난다는 뉘앙스를 주기도 하지요.

 

A: We’ll catch up later. 나중에 밀린 얘기하자!

B: Sure, let’s do that! 그래 그러자구.

 

밤에 헤어진다면

들어가세요!

Good night!

집에서 가족끼리 자러 들어가기 전에 나누는 인사이지요.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퇴근할 때 쓰기도 합니다. 헤어지는 시간대에 따라서 인사가 달라지죠. 미국에서는 보통 5시에 퇴근하는데 그때쯤 되면Have a good evening!을 쓰구요, 좀 늦은 시간 어둑어둑해질 때 퇴근하면Good night!이 맞는거죠.

 

A: Good night! 들어가세요!

B: Good night! 들어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