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꽃 향기 바람에 날리고

"수연!"

" ! "

"수연,나 준이예요.............."

분명 에릭이겠거니하고 액정화면에 뜨는 전화번호도 확인하지 않고 무심코 전화기를 귀에 댔던 수연은 순간 얼어붙고 말았다.

"수연!"

"그,그으래.. 주운......."

오후내내 평온하고 잔잔했던 가슴에 갑자기 폭풍이 몰아치고 회오리 바람이 일기시작했다.수연은 마구 뛰는 가슴을 진정하기 위해 전화기를 잡지 않은 손으로 심장을 눌렀다.

"어디 아파요? 아파서 일 하러 못 온 거예요?"

"아,아니....안,안 아파......"

"그런데 왜 일을 오지 않은 거예요?"

"그...그냥....."

수연은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간신히 물어본다.

"그..그런데 준, 내,내 전화번호는 어떻게 안 거니?"

"에이미한테서 알아냈어요"

"에,에이미?"

후들거리던 수연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에이미, 그 눈치 빠른 아이한테서.......

"수연!"

"그,그으래...."

"보고 싶어요.....보고 싶어 죽겠어요...."

"............"

"지난 이틀 동안 당신이 보고 싶어서 숨이 넘어가는 줄 알았어요......."

"............."

수연은 그만 할 말을 잃고 만다.

에이미가 둘 사이를 눈치챘을 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자신을 염려해 쟌이 전화까지 해 주었다는 기쁨, 게다가 숨이 넘어갈 만큼 보고 싶었다는 고백에 수연은 그만 정신이 아득해지고 만 것이다. 그러나 곧 수연을 엄습해오는 건 불안감이다.

쟌, 어쩔려고 이러니.....정말 어쩔려고.......

"내일은 꼭 출근할 거죠? 약속해요 수연. 몸이 아픈 게 아니라면 내일 꼭 회사에 오겠다고......"

"그...그으래........"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그렇지만 참을 수가 없었어요.이렇게라도 당신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는.......하루종일 망설였어요. 전화를 할까,말까......"

바로 그때.

수연은 에릭의 회색 차가 집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 준, 내일 봐.....내일......"

수연은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전화기를 핸드백에 집어넣고 스위치를 눌러 차고 문을 열었다.

"어디 나갔다 오나 보지?"

뒤따라 온 에릭이 얼굴가득 미소를 머금고 수연의 차 문을 열어주며 물었다.

"예에, 재,재키를 만났어요......."

수연은 에릭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다. 자신도 모르게 말까지 더듬거린다.

"집에 들어가지 말고 이 길로 바로 나갈까? 오늘 저녁은 나가서 먹지......"

"............"

수연은 이내 대답을 하지 못했다. 저녁 테이블에서 에릭과 얼굴을 마주보고 눈을 맞출 생각이 그저 까마득하기만 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연은 잠시동안이라도, 단 5분만이라도 혼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지금 너무나 간절했다.

"왜 대답이 없지? 당신 아직도 몸이 안좋아?"

"예에.....좀,좀 그,그러네요........"

에릭의 얼굴에 옅은 실망의 빛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그러나 그는 수연의 손을 이끌고 집으로 들어가면서 쾌활한 목소리로 말한다.

"오늘이 무슨 날인 줄 알아,당신?"

".............."

"7 년 전, 당신과 내가 처음 만났던 날이야. 무료 법률상담회에서........."

" ! "

"문을 열고 들어오는 당신을 처음 보는 순간 나는 헉,하고 숨이 막히는 줄 알았지"

"..........."

"당신은 그때 하얀 원피스에 하얀 구두를 신고 있었어. 옆쪽으로 하얀 리본이 달린 굽이 낮은 구두였었지"

"그,그랬어요?"

"당신은 의자에 앉자마자 말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 그냥 눈물만 줄줄 흘리기 시작했어....그런 당신을 보면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한 줄 알아?"

"무,무슨 생,생각을 했는데요?"

"천사가 운다면 바로 저런 모습으로 울 것이다!"

"차암,당신도......."

에릭은 냉장고의 야채를 꺼집어 내기위해 몸을 굽히는 수연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자신의 품으로 끌어 안았다.

"아무 것도 하지 마."

"당신 저녁을....죄송해요. 재키하고 만남이 길어지느라...."

"괜찮아.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얼른 들어 가 쉬어."

"그래도........"

"나 요리 잘 하는 것 당신 잘 알쟎아"

수연은 더 이상 고집을 피우지 않고 부엌 테이블에 놓았던 핸드백을 집어들고 침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그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쟌과 통화를 나누던 그 황홀하고 가슴 떨린 순간을 음미하고 싶었다.

보고 싶었어요.보고 싶었다구요...

쟌의 속삭이듯 달콤한 목소리가 바로 귀에서 들리는 듯 해서 수연은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아,쟌!

부엌 쪽에서는 수돗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에릭이 거실의 텔레비젼을 켰는지 음악소리에 섞인 웅성거리는 사람의 말소리도 들려오고 있었다.

아,이럴 때 혼자 들어 갈 수 있는 컴컴한 굴이 있다면! 굴 속에 들어가서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그 남자 생각에만 몰두할 수 있다면!

쟌에게로 향하는 마음이 안개처럼 흩어진 줄 알았는데, 물처럼 흘러가 버린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걸 수연은 깨달았다. 쟌은 서너마디의 말로 수연의 마음을 다시 폭풍처럼 흔들어놓고 있었다. 단 서너마디의 말로.

수연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몸을 일으켜 클로젯으로 들어갔다. 옷을 갈아 입을 참인 것이다.옷을 갈아입고 나가서 에릭을 도울 참인 것이다.남편이 부엌에 있는데 나가보지 않는다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수연이었다.

수연은 갈아입을 옷을 들고 클로젯 문에 기대어 멍하니 서 있었다.

쟌과의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그저 머리가 수세미속같이 복잡하고 가슴은 마냥 부풀어서 터질 것만 같았다. 도저히 차근차근 생각할 여유가 생기지 않는 것이다.

"수!"

바깥에서 에릭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수연은 얼른 위에 입었던 니트와 바지를 벗고 셔츠와 청바지로 갈아 입었었다.

"수, 얼른 나와 봐. 에이미가 왔어"

에이미가!

그 아이가 지금 이 시간에 여길 오다니.....

클로젯 손잡이를 밀던 수연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

쟌 때문이로구나. 쟌과 나의 관계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수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팔짱을 낀 채 그 자리에 잠시 서 있다가 결심한 듯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에이미는 에릭과 함께 고개를 맞대고 식탁에 앉아 있었다.

그녀 앞에는 에릭이 방금 내려 준 커피잔이 놓여있었다.

수연이 걸어 가는 것도 모르고 둘은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 큰 소리로 웃고 있었다.

아주 사이가 좋은 딸과 아버지 같아 보였다.

수연은 걸음을 멈추고 잠시 그들을 바라보다가 잔기침을 하며 식탁으로 다가갔다.

수연의 기척이 들리자 둘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활짝 웃었다.

에릭이 일어서며 수연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수, 에이미가 요즘 더 예뻐진 것 같지 않아?"

수연은 대답 대신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다른 때 같았으면 대답했을 것이다.

예이미는 항상 예쁘죠. 미인대회 출신이쟎아요.

그러나 수연은 지금 그런 대답을 할 기분이 아니다.

에이미가 수연을 올려다 보며 물었다.

"언니 괜찮아? 아프다면서?"

"응...그..그냥 좀......"

"얼마나 몸이 안 좋길래 일을 다 쉬어? 여지껏 없던 일이쟎아"

수연은 에이미의 말에 대답을 않고 식탁에 앉았다. 그리고 도마에 무언가를 썰기 시작하고 있는 에릭을 향해 말했다.

"이 커피 디카페인이죠? 나도 한 잔 줄래요?"

그리고 수연은 앞에 앉은 에이미를 바라보았다.

에이미는 목과 팔쪽이 깊이 파진 회색의 짧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짧은 치마 밑으로부터 길게 쭉 뻗어져 나온 다리가 희고 눈부셔서 수연은 잠시 눈을 감는다.

내게 저런 젊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그러나 젊음은 더 이상 내 몫이 아니지...

에릭이 커피잔을 수연의 앞에 갖다놓으며 걱정스레 물었다.

"괜찮겠어?디카페인에도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당신이쟎아"

수연은 에릭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이런 기분으로는 오늘 밤 잠을 자기는 글렀는걸요.

수연은 커피잔을 들면서 에이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이 시간에 네가 여긴 어떻게 왔니?내게 해야 할 무슨 중요한 말이라도 있어?"

제발 눙치지말고 단도직업적으로 말 하렴. 쟌과 어떤 사이냐고 바로 물어보렴.

이런저런 말로 떠보지 말고.난 사람 떠보는 사람이 젤로 싫어.

생글거리며 수연의 기색을 살피던 에이미는 수연의 기색이 예사롭지 않은 걸 보더니 자기의 얼굴에도 웃음기를 거두었다.

"쟌 한테서 전화가 왔었나요? 언니 휴대전화 번호 가르쳐 달라고 하길래 주었는데......"

"응..왔었어....."

"결근했다고 전화 할 만큼 둘이 가까운 사이였던가요? 언제부터?......"

".........."

"언니!"

"우리 밖으로 나가지 않을래?

수연은 커피잔을 들고 일어나 뒷뜰로 나가는 프렌치 도어의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5월 중순, 여름으로 향하는 초저녁 바람이 수연의 이마를 훑고 지나갔다.

어디선가 장미꽃 냄새가 강하게 풍겨왔다. 수연은 장미꽃 냄새를 흠미하려고 숨을 크게 들이켰다.

아,벌써 초여름이로구나.

쟌이라는 한 남자때문에 4월 5월은 어떻게 지나가는 줄도 모르게 수연은 보내고 있는 것이다.

수연은 등나무로 만든 긴 의자에 앉았다. 에이미도 잠자코 수연의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에이미야."

"언니"

둘은 동시에 입을 열다가 머쓱해져서 서로 얼굴을 보았다.

수연은 얼른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절대로 이 아이에게 별다른 내색을 보여선 안된다. 쟌과 내가 어떤 관계든 그건 제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그리고 우린 사실 지금 별다른 관계가 아니지 않는가. 우리가 손을 잡았나,입을 맞추었나....

"쟌이 내 전화번호 물어 봤다는 게,그리고 내게 전화했다는 게 이 다 늦은 저녁에 예고도 없이 우리 집까지 찾아 올 정도 큰 일인 거니?"

수연의 자신의 목소리가 딱딱하게 굳어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목소리 톤을 애써 바꿀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흥,네가 뭔데. 네가 쟌 애인이니?와이프니?

"같은 직장동료로서 아파서 못나온 동료에게 전화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난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두 여자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고개를 돌린 건 수연이 먼저였다.

에이미가 낮으나 강한 목소리로 말했다.

"솔직하게 말해 줘요 언니"

"무얼, 무얼 말이니?"

에이미는 말을 이으려 하다가 침을 한번 삼켰다. 꿀꺽,침 넘어가는 소리가 수연의 귀까지 들려왔다.

"언니랑 쟌, 그 사람의 사이를요"

"............"

"날 속이려고 하지 말아요,언니. 둘 사이는 평범한 사이가 아니예요. 둘은 지금.....서로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아요.지난 한 달 간의 언니 모습을 되살려 보았어요.언닌 분명 사랑에 빠진 사람이었어요.... "

"..........."

"그리고 지금 내가 무엇보다 언니한테 알고 싶은 건 그동안 내가 수차례나 쟌에 대해 여자가 있나 알아 봐 달라고 부탁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나한텐 아무런 기색을 보이 않았나 하는 점이예요. 언니가 나를 갖고 놀 생각이 아니라면....."

그러면 나보고 어떡하라고!

수연은 속으로 에이미를 향해 항변했다.

너에게, 그의 사랑을 구하지 못해서 갈망하고 있는 너에게 그 사람이 마음을 주고 있는 여자가 알고봤더니 바로 나이더구나, 그러니까 그만 포기하지 그러니,하고 말 할 수 있겠니? 너 같으면 그럴 수 있겠니?

"언니......."

에이미의 목소리가 젖어들고 있었다.

"나 그 사람 진짜 사랑해요....."

"............"

"오늘 하루종일 생각해 봤는데 그에게로 향하는 내 마음엔 한 점 거짓이 없는 것 같아."

".............."

" 그 사람의 사랑을 받지 않고서는 앞으로 세상을 살아 갈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그래서 고민 끝에 이렇게 언닐 찾아 온 거야"

수연은 커피잔으로 가져가려던 손을 거두어 들였다. 깊은 충격이 수연의 가슴을 강타했다.

에이미가 쟌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 정도인 줄은 수연은 몰랐던 것이다.

세상을 살아갈 의미마저 없어질 정도로 쟌이 에이미의 인생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줄은 수연은 조금치도 상상 못했다. 쉽게 사람을 사귀고 쉽게 헤어지기도 잘 하는 아이인지라 이번에도 그냥 그런 거려니, 수연은 생각했던 것이다. 언젠가 에이미가 말한 것 처럼 자신에게 일절 관심을 보여오지 않는 남자를 정복해 보려는 마음으로, 그냥 괜한 치기로 그래 보는 줄로 수연은 알았던 것이다.

"언니........."

"..............."

"언니, 도와 줘요, 언니....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도와 줘............."

에이미는 마침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강하고 단단한 줄 알았던 에이미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자 수연은 복잡한 심정이 되었다. 수연 역시 쟌을 마음속으로 깊이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아아, 에이미야!

수연은 에이미를 향해 마음 속으로 부르짖었다.

쟌에게로 향하는 마음의 농도를 치자면 사실은 내가 너보다 몇 배나 더 강할지도 모른단다!

수연은 와랑와랑 뛰는 가슴을 애써 진정하며 커피잔을 다시 집기 위해 등나무 테이블로 팔을 뻗었다.

그녀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그러나 에이미는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수연의 떨리는 손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곱게 접으려는 마음을 전화 통화 한 번으로, 단 몇 마디 말 만으로 다시 뒤짚어 놓는 남자.

그에겐 진짜 신비하고 강한 힘이 있는 것 같다,하고 수연은 식은 커피를 마시며 생각했다.

나는 그동안 자석처럼 쟌에게 끌려들고 있었어.... 불가항력의 힘으로. 그러나....

수연은 고개를 숙이고 울고 있는 에이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때 수연의 머리에 들어 온 생각은 쟌은 절대로 내 몫이 될 수 없다, 하는 것이었다.

그래, 에이미의 탱탱하고 눈부신 젊음이 내 것이 아닌 것 처럼 쟌도 내 몫이 아니야.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닌 걸 가져보려고 발버둥 쳐 봤자 나만 아프지.나만 슬프지.......

수연은 마음을 다잡았다.

더 아프기 전에, 더 슬퍼지기 전에 지금 정리하자. 힘 들겠지만 다시 한 번 죽을 힘을 써보자....

"에이미야"

수연은 애정을 담은 목소리로 에이미를 불렀다.

"걱정 마,에이미야......"

에이미가 고개를 들고 수연을 바라보았다. 눈물이 번들번들한 에이미의 얼굴 뒤로 저녁 노을이 발갛게 불타고 있었다.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그리고 아까보다 더 강하게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있었고 장미향기는 바람을 타고 아까보다 더 진하게 천지사방으로 퍼져 나가고 있었다.

"내가 도와 줄께..쟌과 네가 잘 될 수 있도록 내가 열심히 어떻게 해 볼께......."

"언....언니......"

"뭘 그깐 일로 눈물까지 흘리고 그러니.천하의 에이미가 남자 하나 때문에 눈물을 다 흘리다니 이건 굉장한 충격인 걸"

"언,언니...."

"염려마. 에이미야"

"고,고마와요,고마와요 언니......."

그때 문이 열리며 빨간 앞치마를 두른 에릭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는 두 여자를 향해 소리쳤다.

"숙녀 여러분!"

수연과 에이미가 동시에 에릭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에이미가 좋아하는 버섯 리조또를 만들었어. 얼른 들어 와서들 먹지"

에이미가 눈물을 훔치며 반색을 했다.

"와아! 내가 이렇게 운이 좋다니까요. 전혀 생각도 못했던 버섯 리조또를 얻어먹고 말이예요!"

에이미가 몸을 일으키며 수연을 향해 말했다.

"언니 들어가요..갑자기 배가 고프네"

"그으래......."

에이미가 수연에게 다가와 다정하게 팔짱을 꼈다. 에이미에게 이끌려 집으로 들어가며 수연은 생각 했다.

마음을 다 잡아 보자. 그리고 쟌을 만나기 전의 평안한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거야.

쟌을 위해서,에이미를 위해서,그리고 내 남편, 에릭을 위해서,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위해서.... 계속-

8월 1일에는 '여자와 남자가 있는 풍경'이 이어집니다.

이계숙의 더 많은 작품은 http://kyesook.com 로 오셔서 읽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