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수렁 속으로

"수연 언니가 여길 왜 왔나요?"

 

".........."

"언제부터 그 여자가 여길 드나들기 시작했나요?"

".........."

"그 여자 결혼 했쟎아요!"

에이미의 입술이 파들파들 떨렸다.

"결혼한 여자가 혼자 사는 남의 남자 집엔 왜 왔냐구요?"

한동안 조용하다 했더니 그 여자가 또 나섰구나........

에이미는 치솟는 분노로 숨도 제대로 못 쉴 지경이었다. 나쁜 여자, 나쁘고 나쁘고 나쁜 여자!

"쟌, 대답해 봐요. 그 여잔 여길 도대체 왜 온 거예요? 와서 얼마나 있다 간 거예요?"

에이미는 느꼈다. 높은 천장 한 귀퉁이에 보일 듯 말 듯 쳐진 거미줄처럼 위태위태하게 이어져가던 쟌과의 관계가 수연으로 해서 끊어지고 마는 것을.

"에이미......."

조금 전까지의 명랑한 모습은 간 곳 없이 돌변한 태도로 자신을 향해 속사포처럼 따지고 드는 에이미를 쟌은 잠깐 어리둥절하게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는 곧 냉정을 되찾고 에이미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

"그걸 왜 에이미가 알아야 하지?"

"쟌 !"

"오버하지 말아요. 에이미. 에이미는 내 애인이 아니야. 수연이 여기에 오던 말던 당신이 상관할 바가 아니지 않아?"

"쟈안!"

"지금 에이미는 내가 에이미의 물음에 고분고분 대답할 거라고 생각해? 아니라는 건 당신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을 텐데?"

에이미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그녀는 안간힘을 다해 몇 발자욱 뒷걸음쳐서 씽크대에 몸을 기댔다. 다리에 힘이 풀려 금방이라도 부엌바닥에 쓰러질 것 같아서였다.

쟌의 말은 사실이었다. 에이미는 쟌의 애인이 아니었다. 둘이 나가 자주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차를 마시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애인사이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었다.그리고 그 일은 모두 에이미의 일방적인 요구에 의해서 이루어졌였다. 쟌은 에이미가 먼저 전화하지 않으면 절대 먼저 전화하지 않았고 먼저 나가자고 요구하지 않으면 절대 먼저 말을 꺼내오는 남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에이미에게는 쟌의 그런 냉정함마저 크나 큰 매력이었다.

에이미는 비로소 쟌의 가슴에 자신이 들어 갈 자리가 조금치도 없음을 깨달았다.

저 남자를, 저 아름다운 남자를 포기해야 하는가....노력하면, 노력하면 될 줄 알았는데.....

에이미의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쟌......."

"미안해......에이미"

쟌이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감정이란 노력한다고해서 바꾸어지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어......"

쟌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노력했었어.당신을 좋아해 보려고......."

"..........."

"에이미는 누구보다도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가씨야. 좋은 사람 얼마든지 만날 수 있쟎아......."

"쟌......."

"안되겠어,우린......."

에이미의 눈에서 흘러내린 눈물이 그녀의 볼을 적시고 가슴팍을 적셨다. 쟌은 식탁에서 일어나 에이미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때까지 싱크대에 기대어 서 있는 에이미를 쓸어 안았다.

"쟌!....."

"울지말아요,예쁜 아가씨. 상처는 잠깐이야"

쟌은 전등불 빛을 받아 하얀 조약돌같이 빛나는 에이미의 이마에 입 맞추었다.

에이미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쟌의 체취를 느끼고 싶어 쟌의 품을 필사적으로 파고 들어갔다.

"정녕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건가요, 조금도? 정말 조금도요?"

"..........."

쟌은 대답대신 에이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는 부드러운 손길로 에이미의 몸을 자신에게서 떼어냈다. 에이미는 아이처럼 쟌의 가슴에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이제 나는 여기 오면 안되는 건가요?"

쟌이 고개를 끄덕했다.

"알았어요......."

에이미는 쟌의 품에서 몸을 떼어냈다. 그리고 쓸쓸하게 돌아섰다.

"앞으로는 오지 않겠어요........."

".........."

"그렇지만 약속해 줘요. 가끔 같이 나가 점심은 먹겠다고......."

".....그럴 필요가 있을까?......"

"당신을 이대로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최소한 내가 진정될 때까지만이라도........"

그러나 쟌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에이미가 결코 넘을 수 없는 견고한 벽이었다.

에이미가 방을 나서자마자 문 닫히는 소리가 철컹하고 에이미 뒤로 들려왔다. 그 소리가 에이미와 쟌 사이의 단절을 뜻하는 소리같이 들려 에이미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 자리에 잠시 서 있었다.

저만치 물러가 있던 후덥지근한 더위가 에이미의 몸 위로 덮쳐왔다. 에이미는 자신의 차를 주차한 곳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잠시 그쳤던 눈물이 다시 소리없이 흐르기 시작했다.

쟌.........

흐르는 눈물 때문에 앞을 볼 수 없어 대충 짐작으로 휘청대면서 에이미는 걸었다. 그녀는 쟌을 향해 간구했다.

쟌, 부디 정신을 차려요. 그리고 빨리 빠져나와요. 당신은 지금 불행의 깊고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는 거야.....

 

 

"야, 이 바보야. 그깟 다이빙도 하나 못하면서 무슨 네가 남자라고!"

"누가 못한다고 했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엄마가 위험하다고 하지말라고 그랬단 말야"

어디선가 한 떼의 아이들이 와글거리며 싸워대는 소리가 들렸다.

시멘트를 녹일 듯 이글대던 태양을 피해 아파트내 풀장에서 놀던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다가 시비가 붙은 모양이었다.

아이들의 왁자한 말다툼 소리는 쟌의 아파트 앞을 지나면서 더 선명해졌다가 점차 작게 멀어져갔다. 그리고 이번에는 스케이트 보드 지나가는 요란한 소리가 아이들의 비명,웃음소리와 간혈적으로 함께 들리다가 서서히 사라져갔다.

"아이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라서요........"

쟌은 수연의 이마에 나풀거리며 내려 와 있는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한 올씩 감으면서 변명처럼 말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시설이 잘 되어 있는 아파트라서 그런지 아이들이 되게 많아요........"

수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이 아파트에 아이들이 많던 적던 그건 아무래도 좋았다. 지금 수연에게는 쟌과 같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의 품에 안겨 있다는 것이 꿈이 아닌 사실일 뿐이다.

"덥지 않으세요?에어컨 온도를 좀 더 올릴까요?"

수연의 앞 머리카락을 쓰다듬던 쟌의 손이 잠깐 멈추어졌다.

수연은 이번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만 가로저었을 뿐, 수연은 편안하고 안정된 자세로 아기처럼 쟌에게 안겨있다. 곧 잠에라도 빠질 듯 나른한 모습이다. 그러나 쟌은 아까부터 점점 가빠져 오는 호흡을 고르느라, 그리고 최고치로 에어컨 스위치를 올렸는데도 자꾸 뜨거워지는 몸 때문에 괴롭기 그지 없다.

"벌써 9월인데 더위가 가시지 않으려나 보네요"

쟌은 자신과 수연의 몸이 맞닿은 부분에 땀이라도 흥건히 차 있을 것 같아서 혼잣말 비슷하게 하며 소파에 앉은 채로 자세를 고친다. 그 바람에 쟌의 품에 파묻혀 있던 수연의 몸이 잠깐 들려졌다. 그러나 그뿐 수연은 잠시 떴던 눈을 감으며 다시 쟌의 품으로 쓰러졌다.

수연의 몸을 받아 안으며 쟌은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 보았다.

고개만 숙이면 맞닿을 수 있는 거리에 수연의 입술이 있다. 언제나 밝은 미소가 어려 있던 붉은 입술. 고소한 향기가 폴폴 날 것만 같은 수연의 입술. 사탕을 빨 듯이 빨면 달콤한 단물이 배어 나올 것만 같은 입술. 그러나 쟌은 안간힘을 다해 참는다. 절대로 절대로 범접할 수 없는 곳이기에. 지금 손에 닿게 가까히 있지만 절대로, 절대로 가지면 안되는 것이기에.

수연의 이마에 머물러 있던 쟌의 손이 아래로 천천히 내려가 수연의 어깨 쯤에서 멈춘다. 그리고 잠시 머뭇머뭇하더니 이윽고 조심스레 수연의 어깨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얇은 실크 천의 블라우스 안에 쌓인 수연의 동그란 어깨는 따뜻하고 부드럽다.

"몇 시나 되었을까"

수연은 부시시 눈을 뜨며 쟌을 올려다 보며 묻는다.

"여섯 시요."

"벌써 그렇게 되었어?"

수연이 화들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시간이 이렇게 되었다고 왜 말해주지 않았니?"

수연은 소파에서 일어나서 옆으로 돌아 간 치마를 바로 입고 삐져 나온 블라우스를 치마 안에다 집어넣으며 허둥지둥 옷매무새를 고친다.

"참 이상해, 준....."

수연이 그때까지 소파에 앉아 물끄러미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쟌을 향해 겸연쩍은 듯이 말했다.

"여기만 오면, 준과 함께 있으면 통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겠어. 오늘도 그냥 한 이십분만 있다 가려했는데......"

"나 역시 그래요....."

쟌이 일어나며 수연을 쓸어 안았다.

"나 역시 수연이 여기에 오면 시간이 휙 하고 날아가 버리는 것 같아요"

둘은 깊고 깊은 포옹을 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포옹을 먼저 푼 건 이번에도 수연이었다.

"늦었어........"

수연은 현관에 벗어놓았던 구두를 찾아 신었다.

"잘 있어......."

"수연........"

급히 문이 닫혔다. 쟌은 닫힌 문을 노려보며 한동안 서 있었다.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잠깐 머무르고 그리고 바람처럼 가 버리는구나....

쟌이 제일 싫어하는 순간이 다시 온 것이다.

온 방안을 가득 채우던 수연의 향기가 갑자기 다 빠져 나가버리고 냉랭한 한기가 도는 것 같은 이 기분. 그리고 다시 혼자라는 뼈 저리는 이 외로움. 아쉽고 슬프고 안타깝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쟌을 엄습했다. 그러나 어쩌랴. 남편있는 여자를 사랑한 쟌의 죄인 걸.

그날 이후, 그러니까 수연이 쟌의 생일상을 차려 주러 아파트를 찾은 날 이후부터 수연은 퇴근 후 거의 매일이다시피 쟌의 아파트에 들렀다.

쟌의 아파트가 회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기도 했지만 수연의 집에 가는 길목에 있기도 했기 때문에 수연의 발걸음은 김유신의 말처럼 자연스레 그쪽으로 향하는 것이다.

문만 닫아 걸면 바깥과 완전히 차단되는, 그 아무도 찾아 올 사람없는 아파트 안이었다. 둘이 안에서 무슨 짓을 한다해도 그 누구도 알수 없게 완벽한 비밀이 보장되는. 그러나 둘이서 여지껏 한 일은 그냥 껴안고 있는 일이었다. 별다른 대화도 나누지 않고 마냥 꼭 껴안고 있는 일.

쟌에게는 그마저도 행복하고 좋았다. 기껏해야 20분,30분의 짧은 순간이었지만 수연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그녀의 향기를 가까이서 맡는 것만으로 그는 만족했다.

가끔은, 그러니까 오늘처럼 자신도 모르게 숨이 가빠지고 몸이 달아 오를 때도 있었다. 쟌도 남자였기에. 그것도 청춘의 뜨거운 피가 펄펄 끊는 스물 일곱 살의 젊고 건강한 남자. 그러나 쟌은 지금까지 잘 참아내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다섯동생들에게 치이면서 철이 든 쟌이었다. 가지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을 절제하고 인내하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터득하고 살아 온 쟌이었다. 쟌에게는 목숨을 버리고서라도 가질 수만 있다면 가지고 싶은, 그러나, 섣불리 가지려고 손을 내밀었다가는 하루 아침에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릴 수도 있는 여자가 수연이었기에 극기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지금 버텨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사랑을 소중하게 지키고 싶으니까.

가지고 싶지만 가지지 않고 참는 것, 가엾게도 쟌은 그걸 사랑이라고 믿었다.

그런 마음은 수연도 마찬가지였다.

섹스를 하지않았으므로 자신들의 관계는 떳떳하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마음을 교통한 것만으로 간음으로 정의한 성경 귀절을 수연은 비웃었다.

우린 아무짓도 하지 않았어. 우린 깨끗한 관계야. 그저 순수한 사랑이라구.

설사 에릭이 알게 되는 한이 있어도 자신은 할 말이 있다고 수연은 생각했다. 둘의 사이는 아무런, 그야말로 '아무런 짓' 을 하지 않은 사이니까.

포옹이야 했지만 그거야 누구든지 하는 것이지,하고 수연은 자신과 쟌의 관계를 애써 합리화 시켰다.

그러나.

휴일 한 낮이이면 웃통을 벗은 채 나가서 늘 조깅을 하는 쟌의 상체는 구리빛이었다. 청동 조각상처럼 구리빛으로 그을려 선명한 왕 자(字)가 패어진 그의 상체는 언제보아도 훌륭했다. 쟌은 처음 한두 번은 예의상 수연앞에서 셔츠를 입고 있었지만 집에서는 늘 웃통을 벗고 있었다. 수연 역시 쟌의 맨가슴에 안기는 게 좋았다.

내가 결혼을 하지 않은 여자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갑옷처럼 단단한 쟌의 가슴에 안기면서 수연은 늘 생각했다.

섹스를 하지않았으므로 떳떳하고 깨끗한 관계라고 자부하던 수연이었지만 쟌의 가슴에 안길 때는 본능이 먼저였다. 세상의 이목이고 뭐고, 에릭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이고 뭐고 본능대로, 몸이 이끌리는대로 하고 싶었다. 에릭과의 결혼을 후회한다거나 아쉬운 마음은 조금치도 없는 수연이었지만 자신을 안고 있는 쟌의 숨이 가빠올 때, 그리고 자신의 몸도 덩달아 달아오를 때, 억지로 냉정을 가장하면서 수연은 속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결혼한 여자만 아니라면 기꺼히 이 남자를 받아들일텐데.....

오늘도 수연은 쟌의 신체적인 변화를 일찌감치 눈치챘다. 자신의 몸을 안고 있는 그의 몸이 뜨거워져 있는 것을,그리고 쟌의 몸 한 부분이 딱딱하고 거대하게 부풀어 올라있는 것을 수연은 알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수연은 미안하고 괴로웠다.

미안 해,쟌. 그렇지만, 내 몸을 네게 줄수는 없지만, 너에게로 향하는 마음만은 저 하늘만큼 높고도 크단다!

쟌의 신체적 변화를 감지할 때마다 수연은 속으로 쟌에게 외쳤다.

그랬다.

쟌에게로 향하는 마음은 에릭에게로 향하는 마음 열 배 이상 강렬하고 뜨거웠다.

그를 향하는 마음은 하루하루 다르게 쑥쑥 자라나는, 마치 베어내도 베어내도 끈질기게 자라나는 장마철의 무성한 잡초같았다.

쟌이라는 남자는 옆에 있어도 그립고 옆에 없어도 그리운 남자였다. 거의 매일같이 쟌의 얼굴을 보는데도 수연은 늘 허기가 졌다. 방금 보고 돌아섰는데도 미칠 듯이 그립고 지금 얼굴을 맞대고 있는데도 조금 있으면 헤어질 생각에 가슴이 타고 저렸다. 그녀가 느끼는 허기는 죽을 만큼 사랑하면서도 서로를 육체적으로 소유하지 못하는 데 기인하는 것이었지만 수연은 짐짓 생각하는 것이었다.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가서 아무 일도 하지 말고 그의 얼굴만 바라보면서 딱 한 달만 지내다 오면 그에 대한 허기가 좀 가시려나.

수연에게 있어 쟌은 깊은 수렁이었다. 몇 번 빠져나오려고 애를 써보았지만 애를 쓰면 쓸 수록 깊숙이 빠져 들어가는 깊은 수렁. 쟌을 잃는 다는 것은 바로 죽음이나 마찬가지였으므로 수연은 수렁인줄 알면서도 계속 깊이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이런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언제까지 계속 될까.

섹스를 하지 않았기에 자기들은 깨끗한 사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두 사람 사이는 누가 봐도 불륜이었다. 선택은 수연이 먼저 해야 했다. 그녀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다시 한 번 죽을 힘을 다해 수렁에서 발을 빼던지 아니면 수렁끝까지 빠져 들어 가 파멸하고 말던지.

그때가 언제일까.

그 날 저녁, 수연이 서둘러 쟌의 아파트를 빠져 나오던 그 날 저녁. 수연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구석에서 자신을 쏘아보고 있는 날카로운 눈이 있었다는 것을.

-계속-

10월 1일에는 '코발트 블루색의 셔츠'가 이어집니다.

이계숙의 더 많은 작품은 http://kyesook.com 로 오셔서 읽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