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몽고메리에는 이탈리안 열풍이 인다.  이탈리아의 Pietrasanta시장과 그곳의 예술가들이 대거 앨라바마를 찾아왔다.  이들은 미켈란젤로와 그의 후계자들로써 이곳에서 2주에 걸친 ‘The Pietrasanta Festival’를 벌리고 있다.

남부 앨라바마와 이탈리아,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지역이지만 삶의 희로애락을 노래하고 그리고 자연소재로 사람들의 생활을 풍성하게 가꾸어 주는 예술을 중시하는 점들은 서로 통한다. 

앨라바마의 민요가 복음성가나 재즈음악 이라면 이탈리아의 민요는 오페라인 셈이다. 그리고 앨라바마의 중부 시라쿠가 지역에서 생산하는 대리석 제품들도 대리석 조각품들로 유명한 이탈리아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연결을 하다 보면, 두 지역이 서로 문화 교류를 하면서 친선을 다지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게 여겨진다.

작년에 앨라바마 예술가들이 이탈리아의 Pietrasanta시를 방문해서 민권운동의 역사를 포함한 앨라바마 의 생활과 문화를 소개했었다.  앨라바마의 생활이 진득하게 꿰매어진 퀼트와 복음성가, 그리고 벤조를 맨 전통 음악가들이 불루스 음악을 선보였다.  좀 투박하지만 양철로 남부 문화를 표출한 색다른 조각품도 세련된 안목을 가진 이탈리안들에게는 환상적이었으리라.  이들은 언어의 장애를 뛰어넘고 서로의 예술로 대화하며 두 지역의 문화 교류를 시도했었다. 

그 답례로 올해는 Pietrasanta시장과 조각가, 음악가, 무용가 등의 예술가들이 앨라바마를 찾아왔다.  12세기부터 예술가를 키워온 그곳의 장인 예술가들이 앨라바마 여러 곳에서 그들이 미켈란젤로의 후예자들 임을 어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Puccini and the Girl’과 ‘Inside Buffalo’라는 두 편의 영화도 가져와서 카프리 극장에서 일주일 동안 이탈리안 영화의 진수도 맛 보여 주었다.  그리고 지난 수요일에는 몽고메리시와 자매결연도 맺는 등 바쁜 일정이다. 

며칠 후면 이들은 돌아가지만, 이들이 남기는 그림자는 길다.  한 사진작가가 찍은 대리석 작품의 사진전이 미술관에서 5월 2일부터 7월 12일 까지 전시된다.  그리고 Pietrasanta 도시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세계 여러 나라의 조각가들이 만든 민권운동에 관한 작품들도 로사 팍스 기념관에서 4월 30일부터 6월 30일 까지 전시된다.  여기에 한국 조각가 최영숙씨의 작품도 있다. 

대도시에서는 많은 문화행사가 있지만, 남부의 작은 도시, 몽고메리에서는 외부의 수준급 문화를 접할 기회가 드물다.  그래서 나는 몇 주 전부터 이들이 몽고메리에 오면 만나려고 벼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이탈리안 예술가들을 나는 지난 주말 버밍햄의 한 공원에서 열린 예술 축제장에서 미리 만났었다.

해마다 이때쯤에 버밍햄의 다운타운에 있는 린 공원에서 열리는 예술 축제는 올해로 26년째로 열렸다.  전국에서 온 2백 명이 넘는 다양한 매체의 예술가들이 3일 동안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그리고 판매도 하는 수준이 높은 예술 축제이다. 

천천히 텐트들을 기웃 이며 독특한 창조물들을 감탄하는데 갑자기 푸치니 오페라 Madam Butterfly의 아리아 ‘One Fine Day’가 스피커를 타고 공원에 울려 퍼졌다.  소리를 따라 갔더니, 한쪽에 설치된 임시 무대에서 한 소프라노가 열창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탈리아에서 왔다고 했다. 

나는 그녀의 다음 노래를 기다려서 목요일 저녁에 그들이 몽고메리의 한 교회에서 가진 콘서트에 갔다.  말도 못 알아듣는 높은 소리의 오페라 음악은 싫다고 투덜이던 남편이 불과 5분이 지나지 않아서 이 이탈리안 음악가들에 열광했다.  피아노, 플르트, 트럼펫 연주자들과 소프라노.  네 음악가들이 근 2시간에 걸쳐서 이탈리안 음악의 정수를 소개하며 남부 앨라배미안들을 열광시켰다.  특히 푸치니의 오페라 여러 작품의 잘 알려진 아리아를 부른 소프라노는 모든 인기를 독차지했다.  플르트로 아베 마리아를 연주할 때, 천상의 축복에 부르르 떨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고 가진 리셉션에서 일본을 좋아한다는 피아니스트에게 남편이 일본어로 인사를 하는 동안 나는 소프라노 근처에 몰리는 사람들 속에 끼였다.  부산을 방문한 적이 있고 한국 학생들을 가르친 적이 있다는 소프라노는 내가 한국계라며 반가워했다. 

예술은 영원한 신비이다.  인간의 모든 감정을 약하게 혹은 강하게 흔들면서 생활을 아름답게 가꾸도록 돕는다.  예술이 빠진 사람들의 생활은…상상할 수가 없다.  이번에 이들과의 만남은 진정한 One Fine Day 였다.      

Graz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