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뒤뜰의 채소밭에 싱싱하게 자란 상추와 쑥갓을 친정식구들과 함께 나누어 먹고 싶어서 한 바구니 추수해서 바로 미시시피로 떠나왔다.  오후에 골프치고 돌아온 남편은 나의 갑작스런 장거리 외출에 화를 냈다.  이왕 온 것, 남편 화가 풀릴 때까지 이곳에 며칠 놀다 가려고 눌러 앉았다. 

친정어머니께서 한인교회에 한국의 국군 여성축구단이 왔다고 하셨다.  그들이 참가하는 이 바닷가 작은 도시에서 일어나는 신나는 행사가 궁금했다.  국제 여군 축구 챔피언십이 키슬러 공군부대의 주최로 6월 6일부터 13일까지 열리고 있단다.  이곳에는 한인회가 없으니 영사관에서 이곳의 한인교회에 연락을 해 왔다고 한다.  교회 분들이 한국음식도 대접하고 그리고 응원도 열심히 한다고 들었다.      

화요일에는 94도의 더운 날씨였지만 오후 3시에 있는 그들의 게임을 보기 위해서 골프 치려고 나서는 동생을 얼러서 함께 일치감 치 경기장에 도착했다.  게임을 준비하던 붉은 선수 복을 입은 한인여성들은 대단히 앳되어서 꼭 청소년들 같았다.  그들의 운동복에 적힌 ‘부산상무’ 라는 단어도 생경했다.  그런데 그들이 모두 20대의 육군 하사관들이라 해서 더욱 놀랐다.

선수들과 함께 온 임원들에게 궁금한 것들을 묻다가 모국의 국군체육부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군 체육 향상과 국가 체육 진흥을 목적으로 1984년에 설립된 이 부대는 전군의 체육종목을 통합해서 총 25가지 종목의 프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단다.  각 종목의 뛰어난 재능의 프로 운동 선수들이 군대 생활을 바로 이 국군체육부대에서 선수 생활하면서 보낸다고 했다. 

여성들의 스포츠를 권장해 달라는 여성부의 요청에 따라 ‘부산상무 여성축구단’이 생긴지는 3년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감독과 코치가 남자들인 다른 프로 여성팀과는 달리 이 팀의 감독과 코치는 모두 군무원인 여자들이고 이 팀은 한국의 6 프로 여성 축구팀 중의 하나로 단단한 성장을 하고 있단다.  선수들은 모두 어려서부터 축구를 해온 프로들인데 16주에 걸친 기초 군사 훈련과 부대 교육을 받은 국군 대표선수들이다.  이들은 축구도 열심히 하고 전산과 영어도 배우는 보병 여군들이었다.        

스포츠를 통해서 우정을 키운다는 국제 여군 축구 챔피언십은 올해로 5회째다.  주최측에서 배부한 좀 두툼한 프로그램에는 참가국 각 나라에 대한 자세한 일반 정보가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고 그리고 참가한 모든 선수들과 임원들의 명단이 적혀 있었다.  한국에서도 28명이 왔다.  한국은 작년에 네덜란드에서 열린 이 게임에 처음 참가해서 4위의 성과를 거두었단다.  

해마다 주최하는 나라의 군에서 숙식을 모두 제공하고 참가국은 비행 경비만 책임 진다고 한다.  이번에 참가한 나라는 7개국, 브라질, 캐나다, 프랑스, 독일, 한국, 네덜란드, 그리고 미국이다.  한국팀은 지난 토요일 브라질과의 첫 게임에서 1대0으로 졌고, 일요일 저녁에 가진 미국 팀과의 게임에서는 6대0으로 이겼다.  그래서 지역 동포들이 신이 나서 대단한 열성으로 태극기를 여럿 준비하고 북과 꽹과리를 들고 모였다.  붉은 티셔츠에 태극기가 그려진 붉은 천을 머리에 동여매고 양쪽 뺨에 태극 문장을 그린 앙증스러운 3살 정도의 여자 아이가 응원단의 앞에 앉아서 모두의 흥을 돋우어 주었다.

한국팀이 점수를 하나씩 보탤 때마다 신나게 덩실대며 기뻐하던 동포들은 줄기차게 모국 사랑을 과시했다.  옆에서 구경하던 네덜란드 선수들에게 모두가 소리치는 한국어 구호를 통역해 주며 응원 분위기에 동참시켰다.  날씨가 워낙 더워서 게임은 15분씩 나누어서 열렸다.  힘겹게 뛰는 독일 선수들에 비해서 한국팀의 선수들은 남부의 더위에도 별로 지치지 않고 잘 뛰었다.  게임 시작부터 잠시도 쉬지 않고 대한민국과 아리랑을 목청껏 부르던 한인들의 응원 탓인지 이번 독일과의 게임에서도 6대1로 이겼다.  역시 그녀들은 군인들이었다.  게임 후 일 열로 서서 축하하는 단장인 대령에게 모두 거수경례를 했다. 

한국팀의 응원단과 좀 멀찍이 떨어져서 조용히 응원하던 몇 독일인들을 찾아가서 인사했다.  독일에서 교육을 받으러 왔다는 40대의 남자는 연신 “독일에게 슬픈 날” 이라며 더위에 독일 선수들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한다는 그의 아내는 그래도 동족 인들을 봐서 좋았다고 했다.   이제 11일에는 준결승 게임이 있고 13일에는 결승 게임이 있다.  경기장을 떠나오며 자랑스런 한국군의 여성축구팀이 선전해서 올해는 꼭 1위를 차지하고 귀국하기를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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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3일:  준결승에서는 프랑스를 3대1로 이겼답니다.  하지만 결승에서는 브라질 팀에 1대0으로 아깝게 져서...2위의 성과를 거두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