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감리교파 창시자인 존 웨슬리가 이런 말을 남겼단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장소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시간에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오래오래.”

내가 낳아서 키운 딸이지만, 너무나 당당하게 살아가는 너를 보면서 나는 많은 충동을 받아.  그 동안 내가 열심히 살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언제 어디서나 모두에게 최선을 다했는지.  굳은 의지대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너를 보면서 나는 부끄럽다. 

내가 가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지식은 주로 뉴스를 통해서이었거나 몇 년 전에 읽은 아프가니스탄 출신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가 쓴 ‘연을 쫓는 아이’ 와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통한 정도였어.  그러나 네가 아프가니스탄에 간다고 한 몇 달 전부터 열심히 그 나라에 관한 지식을 구했어.

동서양이 만나는 요지라는 아프가니스탄 땅에는 5만년 전부터 사람들이 살았고 근대사는 1747년부터 시작되었다니 굉장히 역사 깊은 나라더구나.  그러나 1973년부터 외침과 내란이 줄기차게 계속되어 투쟁과 가난이 늘 함께한 나라더라. 

국토의 대부분이 험준한 산악 지역인 자연환경과 내란으로 불안정한 사회에서 억센 풀처럼 살고 있는 사람들이 경이로워.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모진 세월을 사는 사람들, 특히 아이들과 여자들의 박탈된 인권이 끔찍하도록 잔인해.  끈끈하고 질긴 삶에 대한 그들의 집념이 무섭기도 해.  미국에 사는 우리들의 환경과 너무나 달라서 더 처연하고 두려운지도 몰라.  그래서 그곳에 가려는 너를 막고 싶었던거야.  

며칠의 긴 여정을 끝내고 마침내 도착한 카불에서 보내온 너의 소식은 나의 이기심을 민망하게 했어.  실크로드의 길목이고 가꾸지 않은 자연이 아주 아름답다며, 그곳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표정에서 밝음을 봤다면서 감탄하는 네가 고마웠어.  어떤 환경에서도 늘 인간의 선함과 아름다움을 읽는 너의 능력은 하느님께서 네게 주신 축복이야.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 자식을 보낸 많은 엄마들이 하루 하루를 견디는 힘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사랑하는 자식에게서 날라오는 밝은 기운.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빛과 소금이 되는 노력을 하는 아이에 대한 자부심.  조국을 위해 세상에 뛰어든 아이에 대한 든든함.  내 아이가 심는 평화의 씨가 언젠가는 결실을 거두어서 고통 받는 그곳 사람들에게 평화를 안겨 주리라는 실낱 같은 희망.  정치가보다는 내 자식을 믿는, 끔찍이 사랑하는 자식이 선택한 삶의 방법에 지지와 격려를 보탤 뿐 그 궤도를 바꿀 줄 모르는 엄마가 바로 나야.    

미국정치와 국방의 중요한 목적이 된 아프가니스탄을 직접 체험하고 그곳에서 실행되는 대통령 선거의 귀추를 지켜 볼 수 있다며 대단한 희망을 갖고 네가 카불로 떠나던 날 나는 하얀 백지가 되었단다.  그 위에 요즈음 아프가니스탄에서 날라오는 소식이 강한 선의 그림을 그리고 있어.                 

카불에서 일어나는 불상사는, 특히 네가 있는 지역에 터지는 폭탄 테러 소식에 내 가슴은 크게 출렁이곤 해.  너에게서 안전하다는 연락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내 하루도 그렇게 길어.  그곳에서 들려오는 사상자들의 뉴스가 숨막히도록 고통스러워.  얼굴 모르는 희생자들과 세상이 무너진 그 어머니들을 위한 기도밖에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 안타깝고. 

그래도 네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언제 어디서나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오래 오래 최선을 다해서 일하도록 기도하고 있단다.  소중한 내 딸, 카불에서 안전하게 임무 끝내고 돌아오길 바래.  열심히 세상을 사랑하는 네가 대단히 자랑스럽고 나도 내 어머니에게 너 같은 자랑스런 딸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