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몽고메리 카운티 교육감의 ‘박사’ 칭호에 대한 분분한 의견으로 이곳 여론이 시끌시끌하다.  토박이 친구들과 만나면 ‘정직한 양심’에 대한 우려와 우리 삶에서 정작 어떻게 살아가는 자세가 중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올 봄에 새 몽고메리 교육감을 찾을 적에 파이널리스트를 뽑는 과정에서 흑백 문제가 불거졌다.  나중에 파이널리스트 두 사람 중에 한 명이 철회하자 반대하는 3 백인 위원들 보다 한 명이 많은 4 흑인 위원들이 합세해서 남아있는 파이널리스트를 투표로 결정해버렸다.  이렇게 신임 교육감이 부임해 오기 전부터 채용문제는 말썽이 있었다.

올 여름, 이곳에 도착한 신임 교육감은 ‘…박사’ 라는 칭호로 소개되었고 또한 교육청의 공문서도 ‘…박사’라고 프린트되어서 한동안 사용되었다.  그러나 교육위원회의 백인 위원들이 이 칭호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면서 이 칭호는 지역사회에 겉잡을 수 없는 회오리 바람을 일으켰다.     

신임교육감의 이력서에 올 8월에 박사학위를 받을 예정이라고 적혀 있었단다.  이 점이 그녀의 서류가 다른 지원자들 보다 좋게 보여서 높은 점수를 얻었는지 그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그녀가 정식으로 박사학위를 받지 않고 그 칭호를 사용했다는 점이었다.  일이 벌어지자 더 많은 정보가 일반에게 알려졌다. 

그녀는 20년 전에 박사코스 과정은 마쳤지만 논문을 쓰지 않았다. 그 동안 교육에 집념하며 생활하는데 바빴다고 했지만, 20년 동안 쓰지 않았던 논문을 불과 몇 개월 내에 쓰고 박사학위를 받게 될 것이라고 이력서에 쓴 점이 지적되었다.  물론 교육위원회가 서류 내용을 철저히 확인하지 않았음도 언급되었다.  신임 교육감은 이사하고 새 임무에 전념하느라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것이 계획대로 이루어 지지 않았고 자신을 박사로 소개하는 사람을 무안케 하지 않느라 가만히 있었다고 빈약한 해명을 했다.

그녀의 판단은 3만 명이 넘는 학생들의 인격교육을 담당한 책임자로써의 정직한 양심이 결여된 행동이었다며 신문 사설과 많은 시민들의 의견이 눈이 따갑도록 신문 지면을 장식했다.  이어서 이 신임교육감의 합리화시킨 긴 공식 편지가 신문에 실렸고 그리고 질문을 제기한 교육 위원의 긴 반박 편지가 이어서 또 신문에 실려서 티격태격 창피의 돗수를 넘었다.  오늘 아침에도 이 교육감을 해고해야 한다는 한 시민의 글이 신문에 실리며 도무지 잠잠한 날이 없다.  

이 교육감의 박사 칭호에 시민들의 의견도 다양하다.  이왕 부임해 왔으니, 잘못되었던 점을 묵인하고 교육감이 임무에 전념하도록 밀어주자는 주장도 있지만, 많은 시민들은 정직하게 행동하지 않은 교육감의 기본 양심에 반박한다.  특히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을 가르치는 교육을 책임진 교육감이 사실대로 이야기 하지 않은 점을 쉽게 받아 들이지 못한다.  그래서 요즈음 그녀의 이 박사 칭호 건은 무안하게도 웃음거리가 되어서 그녀의 열성적인 교육지도에 그늘을 씌운다. 

이번에 신임 교육감의 불찰을 관대하게 받아 들이기 힘든 것은 그녀가 학생들 앞에서 떳떳이 모범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만 중시하는 세태에서 수단과 방법, 그 과정도 중요함을 아이들이 배우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타락한 정치가들과 달리 최소한 교육자는 양심에 따른 용기와 정직하게 행동하고 책임을 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믿는 것은 내 욕심일까? 

지난 봄에, ‘정직한 양심’에 혼돈을 일으킨 일들이 내 주변에서와 집안에서도 일어 났었다.  나는 사람마다 다른 관점의 이 ‘정직한 양심’을 이해하려고 고민했다.  나 자신의 언행을 새삼 현미경 아래 넣었고, 내 가치관이 주변인들과 좀 달라서 심한 갈등을 겪었다.  이런 양심에 대한 나의 지나친 까탈스러움은 남편과 친지들로부터 융통성이 없다는 핀잔을 받았다. 

윤동주씨의 시 구절,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어쩌면 이것은 우리 인간의 영원한 도전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