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회사가 몽고메리를 북미에서의 공장지로 선택했을 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9년이 되어간다.  그 동안 소떼들이 어슬렁거리던 들판을 갈고 다듬어서 거대한 공장을 짓고 2005년 3월에 첫 자동차를 생산한 후 꾸준히 품질 좋은 미국산 현대자동차, 소나타와 산타페를 생산해왔다. 

천천히 느리게 움직이는 이곳 남부 소도시에서 한국의 ‘빨리빨리 철학’을 실행하느라 많은 인내심을 발휘했던 한국의 기업이 지난 월요일에 100만 번째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많은 지역인들이 현대자동차 직원들 못지 않게 기뻐한 것은 자동차 생산 숫자 보다는 현대자동차 몽고메리 공장이 지역사회에 끼친 경제적, 문화적인 깊은 의미 때문이다.   

주정부와 멕스웰 공군기지가 대 고용주인 몽고메리에서 현대자동차는 3천명의 종업원을 가진 대기업 생산업체로 자리를 잡으면서 앨라바마 중부의 경제성장에 강력한 영향을 끼쳤다.  그러니 몽고메리에서 매끈하게 생산되는 미국산 현대자동차에 대한 자부심은 이곳 지역인들이 현대자동차 회사에 가지는 신임만 아니라 한국을 가까운 나라로 신선하게 받아 들이게 했다. 

무엇을 하던 열심인 한인들이 현대자동차 이후로 많이 이곳에 옮겨왔다.  대형 슈퍼마켓이나 볼링장 등 한인들이 운영하는 다양한 비즈니스들도 지역경제에 한몫하며 한인들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곳에 오래 살았던 이민자로서 꾸준히 늘어나는 한인업체나 한인교회들의 저력이 지역 한인들의 목소리로 뭉치고 한인회가 앞장서서 사회에 기여하는 시민들이 되려는 노력을 보는 것은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니다.   

한인들과 지역인들 사이의 문화교류도 서서히 이루어 지고 있다.  올 여름 다운타운에서 가졌던 한인여성 퀼트 전시회는 대단한 인기였고, 가을에 이곳 미술관 강당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선보인 한국 전통음악도 좋은 호응을 받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 한 지역인은 자신의 집에 한인들을 초대해서 챔버뮤직 음악회를 가졌다.  전문 음악인들이 고전음악을 가까이서 소개한 이 음악회에 가서 함께 참석한 4-50 여명의 한인들과 음악과 친목을 즐기며 나는 한인들과 지역인들이 가까이서 서로 사귀어가는 과정을 즐거워했다         

언어와 함께 문화를, 남부의 생활습성을 익히는 한인들의 고충을 듣거나 한국의 상황과 너무나 다른, 이곳의 일 처리 방식을 인내로, 재치로 적응하려고 애씀을 보면 안쓰럽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와 이런 한인 이웃을 가진 지역인들도 이제는 한국문화에 조금 적응되어 감을 느낀다.  북부에서 온 사람들은 영원한 양키이고 외부에서 온 사람들은 영원한 외부인들인 이곳의 고집스런 남부의 배타성이 소수 집단인 한인들에 의해서 빠르게 희박해져 감을 보는 기쁨도 있다.

이곳 환경은 아직도 개발분야가 무궁한 개척지인 기분이 들 때가 많다.  현대자동차 회사가 그 좋은 예다.  성실하고 능력 있는 한인들이 좋은 아이디어나 상품으로 성심껏 노력한다면 아메리칸 드림을 현실화 할 수 있는 무한한 기회가 있는 땅이다.  어쩌면 그 이유로 이곳에 몰리는 한인들이 늘어가는 지도 모른다.

경기침체에도 현대자동차는 독특한 판매 아이디어로 불경기를 성장 기회로 만들며 오히려 더 많은 시장확보를 했다.  이 성과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와서 이곳 남부에 공장을 지은 많은 중소 협력업체들, 그리고 이곳 지역인들이 합세해서 품질 좋은 자동차를 만든 결과라 반가운 일이었다.  지난 달 이곳에서 생산한 현대자동차의 미국 내 판매가 작년 11월보다 46퍼센트나 증가되었다는 뉴스도 몽고메리 경제성장의 수치로 반가운 소식이었다.   

현대자동차를 몰고 현대자동차 공장이 반듯이 보이는 I-65번 고속도로를 지날 때마다 가지는 든든한 기분은 내가 한국계이기도 하지만 이곳 지역인으로서 가지는 잘 나가는 지역 대기업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다.  이것은 또한 미국산 현대자동차 선전에 이곳 지역인들 모두 열심인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