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하고 재치 있는 젊음들.  예일대학의 남성 아카펠라 그룹, Whiffenpoofs 의 공연이 있던 한 장로교회에 지난 토요일 350명이 넘는 몽고메리안들이 추위를 무릅쓰고 모였다. 

말끔한 연미복을 입은 11명의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목청을 마음껏 자랑하며 뽐낸 에너지가 청중들로 꽉 찬 교회 안을 훈훈하게 했다.  101년의 전통을 자랑하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남성 아카펠라 그룹이라는 이들은 긴 전통만큼 줄곧 대단한 자부심을 과시했다.

제각기 전공이 다른 졸업반 학생들, 음악이 좋아서 모여 함께 노래를 부른다는 이들은 ‘On Broadway’로 시작해서 그룹이 좋아하는 여러 노래들을 불렀다.  특히 이들이 내가 좋아하는 켈틱노래 ‘Down By the Sally Gardens’를 불렀을 때 나는 그만 독창자에게 반해 버렸다.  그의 아련하고 애처로운 목소리에 아일랜드의 거친 바람소리가 섞여왔다.     

잘 조화된 화음의 노래 사이에 끼운 익살맞은 농담들도 관객을 즐겁게 해 주었다.  하필이면 이들의 놀림의 상대가 내가 좋아하는 하버드대학이었다.  하버드대학을 꼬집으며 예일을 앞장세운 이들의 재담들에, 그 젊음의 싱그러움에 많이 웃었다.   

부드럽고 감미로운 다양한 노래와 젊은 열기에 푹 빠졌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들은 앨라바마대학 풋볼팀이 며칠 전에 전국 챔피언이 된 것을 축하해주기도 했다.  공연 후에 남편은 이들 그룹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서 마련한 CD를 사서 교회를 나서며 “우리도 한때 젊었었지” 하고 중얼거렸다. 

이들의 몽고메리 방문으로 우리는 잠시 우리의 대학시절을 회상했고, 그 지나간 추억에 젖었었다.  누군가가 “추억은 아름다운 것” 이라 했듯이 이제는 가슴에서 진정으로 아름다운 추억만 떠오른다. 어딘가에서 열심히 살고 있을, 이들처럼 상큼하고 재치로 뭉쳤던 옛친구들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