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첫 국정연설에서 거론한 굵직한 제목들은 대부분 예상했던 이슈들이었다.  그러나 70분에 걸친 그의 국내외 정책을 들으면서 나는 고무되었다.  비록 미국 경제가 거북이 걸음으로 회복하고 정치, 경제. 군사, 사회의 복잡한 난제들이 숨통을 막고 있지만 그는 분명히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곤경에 처해도 포기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게 열심히 살려고 애쓰면서 희망을 가진 국민들이 있으니 대통령의 말처럼 미국은 희망이 있는 나라이다.  미국의 재기를 확고히 보장하는 대통령의 각오를 들으면서 나는 한 아름다운 미국인을 생각했다.    

이제 50대 중반인 그녀는 내 가슴 아주 가까이에 있다.  28세에 처음 뇌종양 수술을 받으면서 그녀의 삶은 변화를 맞았다.  아픈 아내를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어린 아들까지 버리고 떠났다.  그녀는 몸과 정신적인 충격에서 회복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고 그리고 직장을 다녔다. 

그러나 10년 후에 악성 뇌종양이 재발해서 다시 뇌수술을 받았다.  이 두 번의 고초를 겪은 후에 그녀의 삶은 변했다.  자신만을 위한 생활에서 남을 위한 생활로 자세를 바꾸면서 직업도 자연히 남을 위한 사회봉사 쪽으로 옮겼다.  어린 아들은 성인이 되어 떠났고 그녀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또 기쁨을 주는데 몰두했다. 

2005년, 그녀가 50살 생일을 맞은 다음달 태풍 카타리나가 뉴올리언스를 쳤다.  그녀는 앨라바마에 있는 친구 집에 태풍을 대피해 왔다가 그만 돌아갈 곳을 잃어 버렸다.  태풍은 그녀의 50년 삶의 세속적인 모든 흔적을 말끔히 휩쓸어 가 버렸다. 

난민이 된 그녀는 이곳에서 직장을 구하고 지인들의 도움으로 옷과 살림살이를 모아서 새 출발을 했다.  내가 그녀를 만난 것은 바로 그녀가 몽고메리에서 이렇게 새롭게 태어날 때였다.  이런 자신의 처절한 상황에도 희망을 갖고 틈나는 대로 양로원이나 병원을 찾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과 사랑을 주려고 애썼다.

삶은 그녀에게 끊임없는 도전이었다.  2008년 여름 그녀의 뇌종양은 다시 재발했다.  예전과 같은 장소에 생긴 2개의 종양을 절개하는 뇌수술을 받은 후 그녀의 뇌를 감싸고 있는 두개골의 한 부분은 백금판으로 때워졌다.  그녀는 공항의 보안검사를 통과하기 위해서 의사가 준 작은 카드를 상비하고 있다.

그녀는 회복 중에 엎친 데 덮치기로 불경기로 인해 그녀를 해고해서 유감이라는 직장의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뇌수술을 받은 사람은 6개월간 운전을 하지 못하는 앨라바마 법에 따라 발마저 묶였다.  병원이나 실업 보험과 수당을 받기 위한 모든 외출을 주위 친구들에게 의지하며 완전회복 후 다시 취직하길 원했다.

그러나 3번이나 겪어야 했던 치명적인 뇌수술로 뇌의 일부가 영향을 받았다.  그녀는 기억력과 논리적인 사고의 능력을 잃어가며 경제적인 곤궁과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최근에 뇌의 정상 기능을 상실한 영원한 불구자라는 전문가의 감정을 받았다.  그녀는 더 이상 직장을 구할 수가 없게 되었다. 

지난주 그녀와 점심을 함께 했다.  이제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기 위한 서류를 준비하는데 많은 서류의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는 자신을 보고 울지 않고 웃기로 했다는 그녀를 마주 보고 앉아서 나는 힘들게 음식을 삼켰다.  그리고 자신보다 더 딱한 사람들을 도우려는 그녀의 계획을 들으면서 나는 삶에 대한 강한 의욕과 감사할 줄 아는 밝음을 잃지 않은 그녀가 존경스러웠다.  너무도 기막힌 그녀의 인생은 내 가슴에 늘 아릿한 아픔이다.  그러나 그녀의 존재는 주위 사람들에게 겸손과 인간답게 사는 자세를 가르친다.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 마지막에 강조했다.  모든 좌절에도 불구하고 낙천적인, 강한 정신력을 가진 미국인들은 단념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소설보다 더 기막힌 역경을 여러 번 겪으면서 늘 오뚝이로 일어나는 이 친구의 낙천적이고 강한 정신력을 알고 있기에 대통령의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