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계신, 얼굴을 뵌 적은 없지만 올 여름에 이메일을 통해서 사귀게 된 대학의 선배님께서 보내오신 이메일을 받고 잔잔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번 달에 제게 심신이 피곤한 일이 있었는데, 이 글을 읽으면서 위안을 받았어요.  그래서 선배님의 허락을 받고 그대로 여기에 싣습니다.  저와 같이 허전한 마음을 달래는 미씨님들도 이 글에서 평안을 찾길 바라고요.  

제목 : 어서 오세요.

더위가 그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의 절기인 처서(處暑)가 내일이건만 아직도 무더운 나날이네요. 덥다고 짜증을 내기보다는 좋은 햇볕에 오곡백과가 잘 익겠구나 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는 것이 우리의 건강에도 영혼에도 좋겠습니다. 그래도 새벽에는 시원한 감이 있고 낮에는 하늘도 높으니 생활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 곧 오겠습니다.

아래는 우리 한국의 대표적 지성의 한 분이신 이어령 선생님의 글 한 편입니다.

아주 장난꾸러기이고 지금도 무신론자임을 훈장처럼 차고 다니는 친구 녀석이 저한테 살그머니 오더니 귀에다 대고 “진짜 믿는 거야? 진짜야?” 그러더군요. 그래서 저는

“응, 그래.” 그랬죠. 그랬더니 그 친구가

“정말 믿어져?”

“그렇다니까.”

“교회도 나가고?"

“응”

“교회에서 사람들이 막 미친 듯 손드는 거 보고 정말 믿어져?”

“그럼. 믿어지지” 그리고 결국 제가 이렇게 되물었어요.

“왜 믿는지 아냐? 자네 한번 길 지나가는 사람에게 천 원 달라고 해봐. 소매치기를 하던 뭔 짓을 하던 한번 가져와 보게” 그랬더니 친구가 멍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얘기했죠.

“힘들지? 근데 이상하게도 말이야. 교회를 갔더니 소매치기나 강도도 아닌데 헌금 시간 되니까 돈을 다 내놓더라고. 그게 쉬운 일이냐? 그게 가짜라면 그걸 내놓겠어? 그 사람들이 바보야? 너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들이야. 그래도 안 믿겠니? 그렇게 자네가 잘 났으면 어서 가서 길가는 사람에게 돈 달라고 해봐. 과연 단돈 천 원이라도 주나…”

그랬더니 그 친구가 갑자기 화제를 돌리면서 목사들의 비리를 얘기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답했죠.

“그래~, 당연하지. 그런 목사들 많아. 그러니까 더욱더 우리는 교회에 다녀야 되는 거야. 자네 지금 이상한 교회, 이상한 목사 많다고 그랬지? 병원마다 모든 의사가 명의인가? 당연히 아니지. 그렇다고 병들었을 때 병원 안 가나? 식당에 가면 모든 메뉴가 다 맛있어? 설령 극장에 가서 보는 영화가 재미없다 할지라도 다니다 보면 그중에 명화가 있는 법이야. 자네도 한번 가보게.”

외롭고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안 된다고 했을 때, 이젠 더 이상 자신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고 했을 때, 그때 가야 할 곳이 있다면 얼마나 축복받은 것입니까. 배고플 때 식당가면 해결되고 심심할 때 극장이나 PC방 가면 해결되고 도서관에서 책 읽으면 무료한 시간이 달래지지만, 종국에 가서 도서관도, 극장도, 최고급 레스토랑도 어딜 가도 자신의 허전한 마음을 채워줄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갈 데가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아셔야 합니다. 그걸 저주하거나 비웃지 마세요. 그렇게 하면 자신의 영적 가능성을 모독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의학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는 출가한 딸의 눈병이 주님의 은혜로 기적같이 회복된 것을 계기로 2007년 7월부터 믿음생활을 시작한 이어령 선생님은 위와 같은 알기 쉬운 이야기로 많은 분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계시며, 베스트셀러인 ‘지성에서 영성으로’라는 책에 자신이 직접 겪은 은혜로운 간증들을 담았습니다.

혹시 허전한 마음을 채워줄 수 없을 때가 있으십니까? 그때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방황하십니까? 마음이 허전하고 방황되실 때 가실 곳, 교회가 있고, 기대실 분, 예수 그리스도가 계심을 아시면 좋겠습니다. 사랑의 주님께서는 여러분을 초청하시며, 기다리고 계십니다. 어서 오세요.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마태복음 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