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요일은 굉장히 기분 좋은 날이었다. 앨라바마의 새로운 시작, 새 주지사의 취임이 가져온 많은 가능성이 희망을 주었다. 희망은 강한 힘을 발휘해서 앞으로 앨라바마가 발전할 것이라는 꿈을 꾸게 했다.
아침에 커피 한잔만 마시고 남편과 다운타운으로 갔다. 주정부 청사 앞 길 주변은 교통 통제가 되었고 맞은 편에서 수 십대 대절버스의 긴 행렬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슬슬 흥분했다. 일방통행 길을 여러 곳을 헤매다가 한 빈 공간을 보고 차를 세웠는데 그곳이 바로 몽고메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앞이어서 기분이 좋았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축복으로 이루어 질것이라는 예언같았다.
주지사 취임을 축하하려고 앨라바마 67 카운티 전역에 있는 고등학교와 대학의 행진악대들이 총 출동했다. 근 2시간 동안 지역을 대표한 행진악대들과 함께 당선된 정치가들, 앨라바마의 자동차 기업들, 각 지역의 독특한 문화를 보여주는 그룹들과 크릭 인디언들이 참여한 퍼레이드를 봤다. 곳곳에서 온 참가자들의 조금씩 다른 화사한 색깔과 열기가 하나로 모여서 과시하는 앨라바마 주의 아름다움에 배고픈 줄도 몰랐다.
비가 올 지도 모른다는 일기예보로 우산을 든 사람들도 더러 있었고 잿빛 하늘은 흐리고 낮았다. 하지만 양쪽 길 가에 선 시민들의 마음은 밝고 편안해 보였다. 나는 주 정부청사, 취임식이 열리는 가설무대 뒤, 언덕 위에 있는 청사 건물 앞에 서서 멀리로 퍼레이드가 펼쳐지던 덱스터 길을 내려다 보았다. 아기자기한, 사람과 사람이 가까이서 어깨를 맞대는 아름다운 도시와 거리, 정겨웠다. 축제 분위기에 섞여서 내 속에서 훈훈한 정감이 올라왔다.
지난 중간선거에서 행정부의 요직이 모두 공화당원의 당선으로 신이 났던 남편과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섰던 나는 충분히 만족했다. 퍼레이드가 끝난 후 취임식을 시작할 무렵에 푸른 하늘과 태양이 구름을 밀치고 나타났다. 하늘의 축복으로 여긴 모든 참석자들이 술렁이며 기뻐했다. 따스한 햇빛을 받으며 취임선서를 한 행정부서의 당선자들과 부주지사가 하나같이 함께 앨라바마를 위해서 열심히 일할 것임을 천명했다.
마지막으로 주지사의 취임선서가 끝나자마자 4대의 전투기가 주 청사 건물 위를 빠르게 날며 요란한 소음으로 축하했다. 그리고 누군가 단상에서 “A doctor is in house!” 라고 소리쳐서 모두 웃었다. 새 주지사는 피부과 전문의 출신으로 18개월의 선거운동을 한 후, 주지사가 되었다. 그는 원래 앨라바마 공화당이 선택하고 밀던 후보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결연히 행동해서 막강한 후보를 제치고 당당히 공화당 후보로 시민들로 부터 선출 되어서 기존 공화당 세력파들을 당황시켰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고 민주당 후보와 경쟁한 후 당당히 앨라바마의 주지사가 된 것이다.
취임연설에서 신임 주지사는 선거 운동하며 약속한 대로 앨라바마의 실업률이 정상수준으로 돌아 올 때까지 월급을 받지 않을 것이라 했다. 경제회복이 느리면 그는 앞으로 4년, 임기 내내 무보수로 일할 각오임을 재차 밝혔다. 헌신적인 마음으로 전 앨라배미안을 위해서 열심히 일 하겠다는 그에게서 신선한 의욕과 용기를 보았다. 어쩌면 그가 전문 정치가가 아니어서 그에게 믿음과 기대감이 더 큰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가 매끈한 정치가로 변하는 좌충우돌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퇴임한 주지사는 며칠 전 혼자 홀가분하게 오토바이를 타고 알라스카를 다녀올 계획을 밝혔다. 그는 오가며 지역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새로운 생활을 위한 그의 충전계획이 사람들과 만나서 지혜를 얻는 것, 그 근사함에 흐믓해서 그가 좋은 여행을 하길 빌었다.
신임 주지사는 공화 민주 당파를 가리지 않고 적임자를 적소에 임명했고, 그의 임기 중에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모든 정부 기관과 민간 단체들이 협력해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어떤 방식으로 앨라바마의 현 실정을 타파할 지는 앞으로 두고 보아야 하지만, 우선 그의 시작은 좋았다. 그는 시민들에게 가능성을, 더 나은 앨라바마를 꿈 꿀 수 있는 희망을 준 것이다. 이것이 내가 주지사의 취임식 주제인 ‘Celebrate Alabama’ 에 동조하는 이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