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내 관심을 끄는 뉴스가 있다. 여군들을 전쟁터의 일선에 보병으로 남자군인들과 똑같이 투입하는 정책 변경에 대한 조사이다. 백악관과 국회가 2009년에 The Military Leadership Diversity Commission을 형성해서 군에서 소수약자들이 동등하게 근무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라는 임무를 주었는데 이 단체가 연구하는 것들 중의 하나가 바로 전투직종을 여군들에게 제한하는 것을 없애는 것이라 한다. 현재 여군들은 주로 보조역활을 할 뿐 직접 전투에 투입되지는 않는다.
여군과 전쟁. 군복을 입었던 나도 많이 생각해 본 일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DADT’ 동성애자 군복무와는 다른 문제이다. 내가 군에 들어간 70년 후반에 나도 여자가 군복을 입은 것에 저항하던 노병과 함께 근무하며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그는 나이든 대령이었는데, 사사건건 나의 일처리를 칼날같이 날카롭게 비평했었다. 그의 불평뒤에는 “여자는 집에서 아이나 키우지” 가 따랐다. 사실 내가 입대하기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여군이 임신하면 군복을 벋어야 했었고 여군의 숫자가 적었다.
내가 공군훈련소에 들어갔을 적에는 여자와 남자의 기본 훈련도 달랐다. 여자들은 남자들과 따로 훈련을 받았으며 험한 육체적 훈련이나 총기훈련을 받지 않았다. 단지 해외로 발령이 나면, 하루 정도 총기훈련을 대충 받았을 뿐 전쟁에 대비한 어떤 특수 훈련은 없었다. 첫 해외 근무지였던 용산에 발령받아 나갔을 적에 그곳 부대를 관할하는 육군에 도착 신고하니 군용백 2개에 가득할 정도의 군수품을 주었다. 무겁게 들고 나온 그 많은 물품들은 일년동안 옷장에 얌전히 대기하고 있다가 용산을 떠날 적에 다시 육군에 반납했었다.
그리고 한국에 근무하는 동안 육군의 규율에 따라 정기적인 총기훈련을 받았지만 그것도 철저한 실전훈련이 아닌 상습적인 것이었고 특히 내가 공군이라 많이 봐준것 같다. 유럽에서 근무할 적에는 그나마 총기훈련은 없었다. 사실 육군들은 공군들이 허약하다고 군인으로 취급하지 않는 농담을 많이 한다.
그런데 나 보다 몇년 후에 공군에 들어온 여자들은 훈련소에서 남자들과 같이 훈련을 받는다고 했을 때 나는 가슴을 쓸어 내렸었다. 만약 내가 그렇게 훈련을 받아야 했다면 나의 군인생활은 아주 짧게 끝났을 것이었다. 나는 군대생활 하면서 남자 동료들의 도움과 보호를 많이 받았다. 그들은 나보다 신체적으로 강인했고 그리고 선천적인 ‘여성 보호’ 에 익숙해서 조금만 힘든 일은 자신들이 나서서 다 도와 주었다. 그러나 세부적인 면밀함에 강한 나도 덜렁이는 남자 동료들의 일처리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우리는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잘 보완하며 임무를 수행했었다.
내가 군복을 벋은 지도 10년이 된다. 그동안 군사회도 민간사회와 같은 많은 변화를 거쳤고 현 미군의 14 퍼센트가 여군들이다. 아무래도 숫자가 많아지니 그 만큼 활약하는 분야도 많아졌다. 하지만 전쟁은 특수한 상황이다. 여성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생물학적인 신체구조나 심리적인 여건이 남자와 달라서 주춤이게 한다. 자기 몸무게 비슷한 100 파운드 넘는 전쟁장비를 들고 적을 향해서 돌진할 수 있는 여자가 얼마나 될까? 그리고 여성보호에 익숙한 남자들이 과연 내부갈등없이 어떤 보호막을 형성하며 또한 성적인 감정을 관리하고 전투에 임할 지도 미지수다.
미국은 지난 10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긴 전투를 치르고 있다. 올 1월 3일의 통계에 의하면 남자 군인들의 전사자가5,700 명이 넘었고 여군 전사자들도 134명이나 된다. 물론 부상자들의 숫자도 많고 참전의 후유증으로 시달리는 여군들도 많다. 그러나 전국 1,500 여곳에 있는 재향군인 관리국 치료소에는 아직 참전 여성들에 대한 관념이나 의료진이 미비해서 여성들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단지 전쟁에 참가한 남자 군인들의 승진이 빠르다고 해서, 공평한 승진의 기회를 여군들에게 주기위해 기존의 정책을 바꾸려는 방안에 회의가 생긴다. 여군들이 잔혹한 전쟁터에서 남자들과 동등히 전투에 임할 진정 그런 상황인 지를 현 군부와 정치인들이 잘 파악해 주었으면 한다. 여군과 전쟁…아무튼 변하는 세태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