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재미있는 방문객이 있었다.  Doro Bush Koch 는 미국 41번째 대통령의 딸이고 현 43번째 대통령의 여동생이다.  이 세상에서 아버지와 오빠가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것을 유일하게 목격한, 복이 많은 여자이다. 

부시전대통령은 4남 1녀를 두었는데 그중 두 아들은 유명한 정치인이고 나머지 자녀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어린딸을 백혈병으로 잃고 활달한 아들만 줄줄이 넷 키우던 집안에 태어났으니 특히 그 부모의 눈에 사과였을 이 딸은 이제  4 자식을 가진 50을 바라보는 나이다.  이번에 그녀가 아버지에 관한 책을 썼다. 

눈가의 웃음이 아버지를 그대로 닮은 Doro는 책을 쓴 동기가 2년전에 아버지로부터 회고록을 쓰겠느냐는 이메일을 받고서 였단다.  매일 열심히 이메일로 가족, 친지들과 연결하는 아버지를 이메일 정크라 불렀다.

그녀가 이번에 출간된 책들을 갖고 몽고메리를 방문해서 한 백여명 초대받고 모인 사람들에게 책 소개를 했다.  처음 한 10분간에 걸쳐서 아버지의 어린시절부터 현재까지의 비데오 영상을 보여준후, 87세의 아버지의 흔적을 찿아 그녀가 벌린 노력을 알려 주었다. 

가족, 친척, 친구들, 전 세계의 지도자들이나 정적등 수백명이 넘는 사람들과 인터뷰나, 편지, 이메일 등을 통해서 아버지의 업적을 추적했다.  부시전대통령 기념관에 보관된 서류들까지, 그렇게 모은 자료가 엄청난 분량이라 꼭 소방호스로 물을 마시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여기에 3세대에 걸친 부시가족 각자의 경험을 보태니 2인치가 되는 두꺼운 책이 되었다.     

그녀가 털어 놓은 부시집안 이야기는 어느 보통사람의 가정사나 별로 다름없었다.  자라는 아이들의 익살맞은 장난질이나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제 길 찿아 성인이 되는 과정들.  공부를 하지않으면 야외활동을 해야지 게으름을 용납하지 않은 할머니의 강한 영향이 온식구들의 자세가 되었다.  부시집안은 가족과, 사랑 그리고 충절을 철저히 교육시켰다. 

그녀는 아버지의 삶에 대한 열정적인 자세와 강한 애착심을 평생 목격했다.  철저한 원칙의 공인으로써만 아니라 자식들과 손자.손녀들에게도 일일이 개별적인 관심과 사랑을 보여준 인간적인 아버지를 알려 주었다.  그리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과, 가족 그리고 친구들이라는 아버지의 인생관도 소개했다.

Doro는 역대 대통령의 딸들중에 아버지의 회고록을 쓴 유일한 여자이다.  트루만 대통령의 딸은 아버지가 쓴 글을 편집했지 직접 쓰지는 않았다.  방대한 자료를 모아서 한권의 책으로 연대별로 정리하고 책 이름도 가족들에게 콘테스트해서 결정했다고 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이 아니라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버지에 대한 딸의 강한 사랑이 눈앞에 있었다. 

그녀의 설명을 듣고 직접 그녀의 사인이 든 책을 얻었다.  책의 서문은 어머니가 썼고, 아버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소개부터 아버지의 성장기로 부터 현재까지, 80여년이 넘는 한 인간의 삶이 증언되어 있었다.  매 장마다에 역사적인 사건들과 그때 개입된 사람들이 알려준 일화들을 통해서 부시전대통령을 더욱 잘 알게 되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끼인 가족 사진들도 재치와 유머가 섞인 문장들과 함께 따스한 사랑을 보탠다. 

이 책은 부시전대통령의 회고록이며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집안인 부시가족사이다.  겉치레의 헛말보다는 행동과 결과를 중요시하는 아버지가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나라, 미국의 지도자로써 지난 60여년 살아 온 미국역사를 사랑하는 딸의 목소리로 증언한다.          

내가 참으로 부러운것은 그녀의 유명한 집안이 아니라 매사에 열성적인 그녀 집안의 전통과 그리고 그동안 그녀가 겪고 만난 동화같은 경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