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메리 한인들은 일년에 두 번 모임을 갖는다.  8월15일을 즈음하여 광복절 기념행사를 겸한 정기 총회를 갖고 그리고 12월 중순에 연말 친목 모임을 가진다.  제각기 다른 직종에 종사하고 그리고 연령대도 다르지만 한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동족으로 모여서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한 마음으로 뭉친다. 

지난 일요일 제 66회 광복절 기념행사장인 지역 대학으로 향하면서 슬그머니 기분이 좋았다.  현대자동차 회사가 몽고메리를 공장지로 선택한 지 꼭 10년이다.  그동안 한인사회는 강산이 여러번 바뀐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곳에 오래 산 동포로써 한인회 모임에서 변화와 긍정적인 발전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산뜻하게 프린트된 행사 프로그램을 보니 올해는 광복절 의식이 많이 간소화 되었다.  ‘광복’에 대한 역사적인 배경이66년의 세월을 지나며 조금 희석되었다.  어쩌면 일제시대의 고초를 겪은 사람들이 별로 없고 그리고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빠르게 미래로 향하는 모국의 영향 탓인지도 모른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4천 명 정도로 늘어났다는 이곳 한인들의 참여가 낮았던 점이었다.  특히 광복절 행사여서 해마다 이곳에 교육을 받으러온 한국 공군들이 군복을 입고 참석해서 엄숙한 분위기를 돋우어 주었는데 올해는 그들이 비운 자리도 눈에 띄였다. 

초대 한인회장이었던 김기항박사가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지났다.  고인의 가족이 중심이 되어 창립한 장학재단에서 올해도 3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후세 교육에 평생을 헌신한 고인의 뜻을 이어가는 아름다움이 보기에 좋았다.  작은 한인사회가 진정으로 지역사회로 성장하는 한 모습이었다.

참석한 한인들은 그동안 많은 업적을 이룬 현 한인회장의 연임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옆에서 지인이 타지역의 한인회장선거에 말썽이 많은 것을 언급했다.  능력있는 사람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것이 바로 회원들의 임무 아닌가.  만장일치 박수로 결정하는 것은 매번 보아왔지만 바로 몽고메리 한인사회의 앗살한 선거방법이다.       

그리고 앨라바마주 반이민법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타 주 보다 더욱 강력한 규제 법안인 앨라바마의 반이민법에는 한인들도 껄끄럼한 조항들이 있었다.  그런 조항들에 대해 정중히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는 한인회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제 한인들의 목소리도 타 인권 그룹이나 종교단체와 함께 법원에 알려진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한인들이 늘면서 한인들의 인권옹호나 복지문제 추구를 보는 것이 기뻤다.       

작년에 기업가인 한인회장이 앞장을 서서 마련한 반듯한 한인회관이 이곳 한인사회의 확장에 큰 기여를 했다.  한인회관은 한인들의 편의를 돌보면서 회관의 실내 공간은 한인 소기업들이 자리잡도록 도우는 인큐베이터로 활용하여 한인사회의 성장을 유도한다.  더불어 한인들의 활약 분야가 도시 전반으로 기분좋게 번지고 있다.  이제 몽고메리 동쪽에 한인촌이 조금씩 형성되고 있고 이번 주에 새로 한 한인식당이 문을 연다.  이 모두가 한인들에게 편리를 주는 반가운 변화이다.  몽고메리에서 만든 현대자동차가 기록적인 숫자의 차를 판매하며 기염을 토하듯이 이곳 한인사회도 장족의 진보를 하고 있다. 

아무튼 이 남부 작은 도시에서 행복을 추구하며 살려는 한인들이 계속 늘어서 기분좋다.  변화에는 느리지만 여유롭게 자연과 가까이 사는 이곳 풍습에 적응하며 살겠다는 설레임으로 찾아 온 사람들을 보면 신선한 충동을 받는다.  오랜 이민자로써 이제 갓 몽고메리에 도착한 한인 가족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남부의 사회 환경을 오픈 마인드로 받아 주고 성실히 지역사회의 일원이 되려고 노력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아 주었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