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지역의 YMCA 벽에는 올바른 품성을 일깨우는 문구가 여러 곳에 적혀있다.  특히 요가 클라스로 가는 복도에 걸려있는 커다란 액자 속의 문구는 볼적마다 생각하게 한다.  “No legacy is so rich as Honesty” (정직한 것만큼 풍부한 유산은 없다)  윌리엄 세잌스피어의 말이다. 

살면서 ‘정직’과 어긋나는 일들을 많이 본다.  만인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행한 전혀 예기치 않았던 상상밖의 일에 놀라면 “어째서?” 보다는 “왜?” 가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평소 그들이 보여준 점잖은 인상과 다른, 양 가죽을 뒤집어쓴 늑대같은 행동에서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를 실감한다.         

사회적인 동물인 사람사회에는 일정한 질서와 규율이 있다.  제정된 법과 기록되지 않은 규범등이 엄격히 인간의 행동을 자제시킨다.  이것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사람은 호되게 비난을 받고 또한 잔인한 댓가를 치른다.  그동안 백 가지를 잘 했어도 한 가지 도덕적인 죄로 치명적인 오명도 얻는다.  백 가지 업적들이 커버해주지 않은 그 한가지 과오가 깨뜨린 규율에 사람들은 냉정하다.  그 과오는, 되담을 수 없는 쏟아진 물이다.

존 에드워드, 엘리엇 스피처, 마크 샌포드, 타이거 우즈, 아놀드 스와즈네거등이 최근에 부적절한 이성관계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공인들이다.  이들의 부정직한 행동은 많은 업적과 좋은 평판을 무너뜨렸고 이들을 존경하던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그러나 나는 이들이 보여준 위선에 놀란 것보다는 뛰어난 지식인인 이들이 금지된 사과의 유혹에 빠졌던 말짱한 정신에 충격을 받았다.  어쩌면 언젠가는 발각되리라는 예감을 가지고도 시간과 도박한 이들의 오만에 더 놀랐는지도 모른다.    

이번에 David DeSteno 와 Piercarlo Valdesolo두 심리학자가 쓴 재미있는 책, ‘Out of Character’를 읽고 인간의 심성에 대해서 내가 가졌던 의문에 해답을 얻었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보여주는 과오는 단지 어떤 충격적인 DNA 요소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두 심리학 교수가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얻은 결론은 사람의 성격과 습성에는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7대 죄악인 자존심, 탐욕, 욕망, 노여움, 폭음, 질투, 나태가 문화차이와 관념과 편견, 성적 취향과 감정적 충동에다 오만한 태도까지 모두 사람들 성품에 뒤섞여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거짓과 위선적인 언행을 저지르는 행위는 다반사다.  단지 이 중에 어떤 성향이 어떻게 표출되느냐의 차이점이었다.  그러니 누구를 성인이나 악인이라고 쉽게 거론할 수가 없고 또 죄인에게 돌을 던질 사람도 없음이다.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 인간이 가진 다양한 성격을 잘 관리함이 중요했다.  그러면 본인만 아니라 타인의 도덕적 죄에도 관용을 베풀 수가 있다는 설명이다.  조금의 차이가 있을뿐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상반되는 언행을 생활속에서 버릇처럼 하며 사니 솔직히 정직하게 사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언젠가 아일랜드 여행중에 워터포드 크리스탈 공장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제품 과정을 설명하던 안내자가 그곳에서는 완벽한 크리스탈 제품을 생산하고 조금이라도 하자가 있으면 부셔버린다고 했다.  덕분에 최상의 품질로 세계적인 명성을 유지한다는 기업 모토를 듣고 그들의 자부심에 놀랐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조금의 흠집은 오히려 조금의 여유로, 아량으로 봐 줄수 있는 관점도 필요하다 싶었다. 

물건에 대한 자세가 그러한데 신체구조나 정신적인 능력이 오묘한 인간의 경우는 더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완벽한 성인도 없듯이 완벽한 죄인도 없다는 시각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연민을 느끼는 것이 필요한것 같다.  그리고 생활속에서 ‘정직한 언행’의 일치가 중요한 것은 그것이 사람사이의 신임을 키우는 기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