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며 비평가이고 또한 작사가인 뉴욕 주립대학 영문학 교수, H.R. Stoneback씨가 피츠제랄드에 관해서 쓴 그의 시를 피츠제랄드 기념관에서 읽고 싶다던 꿈을 이루었다.  지난 목요일 저녁, 퇴근후 피곤했지만  커피 두잔 마시고 다운타운 근처에 있는 좀 낡은 2층집, “Scott and Zelda Fitzgerald Museum” 을 찿았다.  중학교때 번역판 이었지만 그의 소설에 빠졌던 과거가 있어서 이집은 딸들과 즐겨 찿는 곳이다.  

스코트와 젤다의 색바랜 유품들에 둘러 쌓인 한 20명앞에서 휄체어에 앉은 백발의 노시인은 20년대에 화끈하게 살았던 스코트와 젤다를 21세기의 무대에 접목시킨 그의 시들을 읽어 나갔다.  그가 낭송하는 시의 리듬에 따라가면서 스코트와 젤다와 한자리에 앉은 착각을 했다. 

야심과 문학, 프린스톤대학과 열렬히 사랑했던 젤다와 술.  보통집안에서 자란 재능꾼이 남부 상류사회의 여자와 나눈 사랑과 결혼.  스코트와 젤다가 남긴 일화는 그가 쓴 많은 소설속의 이야기처럼 참 우여곡절이다.

미네소타 출신인 그의 기념관이 이곳 몽고메리에 있는 이유는 그가 생전에 이 도시와 가진 깊은 인연때문이다.  이곳에서 젤다를 만났고, 또한 잠시였지만 두사람이 마지막으로 함께 살았던 집이다.  한 30년전에 개발가에게 넘어가서 철거될 위기에 처한 이집을 프린스톤대학 후배인 이 지역 민권변호사가 사서 스코트와 젤다를 기리는 기념관을 만들었다.  아무튼 미국 문학계의 별인 스코트를 기리는 기념관은 전 세계에서 이곳 밖에 없다.

젊은 스코트는 1차대전중에 육군소위로 이 도시 근처 부대에 근무했다.  그때 앨라바마주 대법원판사의 막내딸인 18세, 뛰어난 미모로 인기 끌던 격렬한 성격의 젤다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남부 미녀에 매혹된 24살의 그가 쓴 “This Side of Paradise”가 베스트 셀러가 되면서 갑자기 부와 명성을 얻은 스코트는 곧바로 뉴욕에서 젤다와 결혼했다.

두사람은 뉴욕과 프랑스, 스위스등으로 옮겨 다니며 엄청나게 사치한 생활을 하면서 번것보다 더 많은 생활비로 늘상 빗에 시달렸다.  야망과 이상주의에 찬 1920년대의 미국인상을 묘사한  “The Great Gatsby” 등 많은 작품을 쓴 스코트와 그림을 그리고 발레를 잘 추던 젤다도 “Save Me the Waltz” 라는 약간 자전적인 소설을 썼다.  두사람 다 예술에 대한 절대적인 열정을 갖고 내일 보다는 오늘을 뜨겁게 살았다. 

그러나 술 중독자가 된 스코트와 정신분열을 일으킨 젤다로 그들의 결혼생활은 행복한 것만이 아니었다.  특히 정신병을 앓으면서도 작품 활동한 젤다의 의지력은 스코트의 끊임없던 작품 활동과 함께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각자의 예술에 집착했는지 보여준다. 

1931년에 몽고메리에서 헐리우드로 옮겨서 닥치는대로 극작품을 썼지만 가난했던 스코트는 1940년에 심장마비로 죽는다.  그리고 12년 동안 노스케롤라이나에 있는 정신병원에서 고통을 받던 젤다가 병원화재로 1948년에 죽음으로써 두사람 다 비극적인 마지막을 맞았다.

이 두사람에게는 스코티라는 딸이 하나 있었다.  9살때 이기적인 예술가였던 부모로 부터 떨어져서 할머니손에서 컸다.  14살때부터 기숙사 학교서 성장하고 동부에서 살다가 70년대에 이곳 몽고메리로 돌아왔다.  그녀는 부모와 살았던 집에서 몇 블럭 떨어진 집에서 조용한 노후를 마쳤다.

스코트와 젤다가 살며 사랑하며 남긴 흔적들이 이 기념관을 채우고 있다.  결혼전에 나눈 연애편지 원본들과 젤다의 그림들, 사용했던 가구들과 많은 가족 사진들, 두사람의 초상화와 스코트의 책들, 해외번역판들도 함께 이곳에서 침묵하고 있다.  그당시 신문지면을 장식했던 그들 부부에 관한 기사들을 읽으면 한 세상을 화려하게 살았던 두 사람의 호흡을 이 기념관에서 강하게 느낄수 있다.

현재 “The Great Gatsby”는 전 세계에 보급되어 광범위한 독자망을 구축하며 미국 문학의 정수로 인정 받고 있다.  정확히 80년전에 발표된 이 작품은 스코트의 생전에는 별로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그의 사후에 대단한 주목을 받고 폭풍적인 재평가를 받았다.  작년에 인터넷으로 4번째로 많이 찿혀졌던 이책은 11학년생이라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Robert Redford 와 Mia Farrow가 주연했던 영화로 더 잘 알고 있다.  이곳 몽고메리 발레단도 작년 2월에 이 소설을 1920년대 재즈 전성시절의 화사한 작품해석으로 무대위에 올려 몽고메리인들을 기쁘게 한 적이 있었다.

재주가 많으면 팔자가 세다든가?  뜨겁게 타버리고 일찍 꺼진 그들의 삶이었지만 그들이 남긴 인간적인 흔적과 천재적인 재능의 유산은 꾸준히 문학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생은 짧지만 예술은 길다라는 정설에 맞게 지금도 전 세계에서 해마다 수 천명의 스코트의 팬들이 이 숨겨진 보물지인 기념관을 찿아 몽고메리를 방문한다.     

시낭송을 끝낸 노시인은 아직도 꿈속에 있는 우리들에게 참 감격적인 기분이라고 했다.  스코트에 둘러 쌓여서 그를 추억한 시를 낭송한 경험이 대단히 좋았다는 그에 전적으로 동감했다.  노시인의 시집을 사서 그에게 사인을 부탁했다.  그의 시집은 내 추억의 아름다운 페이지로 간직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