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씨사이트에 컬럼을 쓰면서 정기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홍유리씨와 이계숙씨이다.  두사람 다 나보다 먼저 컬럼을 열었으니 올라 온 글들이 많아서 자연히 그들을 좀 더 알게 되었다. 

내가 그들의 글을 통해서 얼마나 신선한 경험을 하고, 나도 좋은 글 써보자는 충동을 받게 되는지 이들은 모른다.  그리고 한곳에 함께 글을 쓰면서 어떤 연대감같은 사랑을 갖게된 내 느낌을 컬럼난을 찿는 분들과 나누고 싶다. 

미국온지 3년된 홍유리씨는 30대쯤의 팔팔한 젊음이다.  다분히 한국적인 감정을 그대로 가지고 미국속의 외국인으로 타국생활하는 한인들에게 청량제같은, 기지가 톡톡 튀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녀의 글을 통해서 만나는 한국과 미국문화는 나한테 묘한 기분을 일게한다.  낯선 한국사회상도 알게되지만 동시에 미국와서 경험하고 이제는 잊어버린 추억들을 새롭게 느끼게도 한다. 

야무진 새댁인 그녀의 미국생활 이야기를 통해서 물컵에 물이 반이나 있다는 그녀의 지혜와, 리차드 바하의 갈매기, 조나단 시걸처럼 더욱 높이 빨리 날려는 그녀의 몸부림을 부러워하게 한다. 

그리고 남편과 어린아이를 중심에 둔 그녀의 성에는 사랑과 젊음과 꿈이 있어 너무 보기 좋다.  모네의 화사한 그림앞에 선 그녀가 살면서 새롭게 경험하는 미국속 한국생활 연결이 참 기대된다.

미국온지 17년이 넘은 이계숙씨는 40대의 완숙한 젊음이다.  부자나라인 한국이 아니라 예전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에서 이민와서 미국에 터잡기 철저히했다. 

지금 그녀는 이곳 생활에 강하게 물들었고 활동무대도 미국사회로 옮겨져 있다.  그래도 한국인이라 고집하며 미국생활을 익숙하게 풀어나가는 그녀는 한국인들의 끈끈한 정을 참 많이 가지고 있다. 

그녀의 따스한 가슴은 이민와서 생활하는 주위 한인들의 애환을 모두 자신의 가슴에 담아 버렸다.  자신의 미국땅, 한국사람 생활얘기를 소탈하게 털어 놓으면서 남의 나라 생활하는 교포들의 속풀이를 시원하게 해준다.  재치있게 몰아가는 그녀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은연중에 중독이 되어버린다. 

그녀의 글들을 통해서 만나는 교포들은 미국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내 친정가족들 같아서 애틋한 사랑을 느끼게 한다.  그동안 미국살면서 내가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동족과의 사랑나누는 생활을 나는 그녀의 글들을 통해서 아프지만 즐겁게 한다.

그런데…나는 이곳생활 30년이 넘은 50대의 편안한 젊음(Yes!) 이다.  이곳에서 산 햇수가 한국에서 산 햇수보다 훨씬 많은 만큼 태평양건너의 한국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 

한국 사정은 깜깜해도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대단히 민감하다.  한국에 사는 옛친구들 보다는 주위에 있는 이곳 토박이들과 더 편하게 많은 수다를 나눈다.  그리고 태극기보다 성조기가 더 익숙하게 가슴에 와 닿는 생활한다. 

방콕, 냉무, 당근이나 짝퉁등, 새롭게 튀어 나오는 한글에 당황하며 내 감각이 얼마나 한인들과 떨어져 있는지 따갑게 느낀다.  하지만 이곳 남부 토박이 닮아가는 내 생활을 한글로 쓰면서 내 사는 남부 소개도 하지만 모국에 대한 아련한 사랑을 찿고 있다.     

미씨사이트 담당자가 전혀 계획적으로 우리를 모은 것이 아닌데, 우연이지만 우리 3사람이 제각기의 독특한 한인상을 보여주고 있다.  나이별로, 미국생활 햇수별로, 우리가 이곳에 적응하고 사는 차이점이 글속에 보인다. 

미씨컬럼을 찿는 새로운 재미가 생겼다.  나한테 간접적 체험을 하게 해주는 글들, 색다른 기대감을 안겨준 홍유리씨나 이계숙씨.  언젠가 이들과 함께 커피를 나눌 기회가 있다면, 아무 얘기를 안해도 (글들을 통해서 서로를 알게 되었고 또한 글 쓰는것을 대단히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으니까) 한바탕 수다한 것처럼 참 즐거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