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마지막 날 밤, 안개 자욱한 미시시피 바닷가에서 몇 사람이 쏘아올린 불꽃놀이는 크게 소음도 내지않고 올랐다가 부수수 어둠에 흩어졌다. 다른 해보다 빈약했던 불꽃놀이는 오랜 불경기에 지친 사람들의 피곤함 같았다. 세상살이 무거운 짐들, 누구에게 떠맡기지 못하고 새해로 짊어지고 가니 지치고 힘들수 밖에 없다. 살면서 허탈감을 느낄적 마다 새로운 활력소를 얻는 시 구절, ‘사람은 나이가 먹었다는 이유로 늙지 않는다. 사람은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이 생각난 밤이었다.

사무엘 울만 (Samuel Ullman)은 1840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혼란한 상황을 피해서 미국으로 이주한 유태계 부모를 따라 미시시피의 작은 도시에 정착한 것은 그가 11세 였을 적이다. 미시시피에서 성장하고 잠시 남부연방군에 복무도 하였던 그는 개인 비지니스를 하면서 지역사회 교육에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그가 44세이던 해에 그는 가족을 데리고 신생도시인 앨라바마의 버밍햄으로 이주했다. 버밍햄에서도 그는 계속 교육계의 발전에 참여하며 흑인들의 교육환경을 조성하는데 큰 역활을 했다. 은퇴후에는 주로 시를 쓰며 1924년에 84세로 세상을 떠날때까지 40년을 버밍햄의 발전을 위해 봉사했다.

그가 78세에 쓴 ‘청춘 (Youth)’ 이라는 시가 있다. 2차대전의 영웅이었던 더글라스 맥아더장군이 사무엘 울만의 ‘청춘’에 깊은 감동을 받고 시 구절을 연설에 자주 인용하면서 이 시는 세상에 많이 알려졌다. 그리고 맥아더장군이 전후 일본을 통치할 시절 도꾜에 있던 그의 사무실 벽에 걸려있던 이 시가 일본인들에게 소개되었다.

패전후 의욕을 상실하고 지쳐있던 일본인들에게 사무엘 울만의 시 ‘청춘’은 신선한 청량제 였다. 시의 메시지가 동양인들의 정서에 잘 맞았다. 일본인들에게 재기할 수있는 강한 의지와 삶의 지혜를 일러주며 정신적인 위안을 준 이 시는 바로 일본인들의 애독시가 되었다. 많은 일본인들이 아직도 줄줄 외우며 경애하는 이 시를 쓴 시인이 앨라바마에 살았다는 사실은 이곳에 공장을 지은 일본인들에게 큰 기쁨이었다.

버밍햄에 사무실을 가진 비영리단체 JASA (The Japan America Society of Alabama) 는 이곳에 진출한 일본인들과 앨라배미안 사이에서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이해를 돕는 교량역활을 한다. 사무엘 울만이 생전에 살았던 집이 거의 폐허가 된것을 안 이 단체의 일본인들은 앞장서서 기금을 모았다. 다운타운 가까이 있는 그 집을 사서 복원한 후에 사무엘 울만 기념관으로 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 단체의 연례디너에서 일본인과 앨라배미안 중에서 그해 두 나라의 유대를 위해 큰 공헌을한 사람을 선정해서 최고의 영예인 ‘사무엘 울만 상’을 수상하는 전통을 이어간다. 일본과 앨라바마를 연결시키는 가장 강력한 정신적 파워가 바로 이 시 한편인 셈이다.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시기가 아니라 그 마음 가짐’이라는 것에 절대적으로 동감한다. 나아가서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 오르는 열정, 삶의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샘물의 신선함’ 을 탐내며 나이가 여든이 되더라도 청춘으로 남도록 노력할 각오를 다진다.

‘믿음을 가질수록 젊어지고 의심할수록 늙어간다. 자신감을 가질수록 젊어지고 두려워할수록 늙어간다. 희망을 가질수록 젊어지고 절망할수록 늙어간다. (You are as young as your faith as old as your doubt as young as your self-confidence, as old as your fear, as young as your hope as old as your despair)’ 얼마나 근사한 조언인가.

많은 세월이 지난 후에도 사무엘 울만의 시 ‘청춘’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잔잔한 감동을 준다. 삶의 기쁨을 지적하고 나이가 들어도 청춘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시 한편이 새해를 맞이한 나의 견해를 넖혀준다. 불경기로 지치고 힘든 주위사람들에게 이 사무엘 울만의 시 ‘청춘’을 읽고 용기를 내라고 하고 싶다. 불쑥 버밍햄으로 가서 사무엘 울만 기념관을 방문하고 싶은 충동에 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