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기는 원래 뉴올리언스 사람이다.  뉴올리언스 특유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색갈있는 파티풍 성격을 가진 여자이다.  태풍을 피하러 이곳에 있는 친구집에 며칠 왔다가 그만 갈곳이 없어져 버린 난민이다.  

2년전, 50살 생일파티를 7월달에 크게 열었고, 바로 그 다음달, 그녀는 50년 일구어온 세상의 모든 소유물들을 바닷물에 잃어 버렸다.  소설보다 더 기막힌 경험을 겪었다.  살아 있음의 의미를 찿으며 뿌리채 뽑혀버린 생활의 흔적을 찿아서 가끔 뉴올리언스를 찿아 간다.  그녀는 집터에서 사진이라도 몇장 찿을수 있는 기적을 바랬지만…항상 빈손으로 돌아 왔다.  이제 그녀의 집터는 불도져로 밀려서 흔적조차 없다. 

페기가 친구집에서 지내면서 몽고메리에서 새롭게 태어날때 이곳 토박이 친구를 통해서 그녀를 만났다.  가끔씩 만나는 좀 진보적인 관점을 가진 중년의 여자들중에는 이야기꾼과 시를 쓰는 여자, 남부 역사책을 쓴 여자, 장식품을 만드는 여자등 다양하다.  한가지 공통점은 모두가 몽고메리와 남부를 지독히 사랑한다는 점이다.   

페기가 이번에 다운타운에 있는 작은집을 하나 세내어서 독립했다.  그녀의 살림살이는 친구들이 모아서 준것들과 Estate Sale가서 사 모은것들이라 구색이 참 다양하고 화려함의 총 집합이다.  뉴올리언스의 분위기가 철철 넘치는 밝은 색들이다. 

활달하고 밝은 성격의 페기는 Joy Bubble, the Love Fairy 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지난 8년동안 요정으로 분장하고 병원이나 양노원, 생일 파티등에 가서 동화같은 아름다움과 기쁨을 주었다.  그녀의 요술의 지팡이는 사람들에게 기막힌 마술을 보이는데, 이런 순수한 기쁨의 생활자세가 그녀의 새로운 출발에 힘이 된것 같다.  태풍 카타리나를 겪은 페기는 믿음과 사랑 그리고 희망속에서 매 순간 맹렬히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퍼볼 게임에 별로인 한 15명의 이곳 토박이들이 페기집에 모여서 Naked Ladies Tea Party 를 했다.  이런 파티가 어디서 유래 되었는지는 모른다.  각자 군것질 거리와 그리고 자기에게 작은 옷들이나 어울리지 않은 옷들을 모아들고 모였다. 

음식들은 식탁위에 펴놓고, 옷들은 페기의 응접실에 펼쳐졌다.  먹고 마시며 수다하며 이옷 저옷 뒤적여서 골라서 입어보고 어울리면 가지는 거다.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 되어 다양한 옷매무새에 대해 한꺼번에 많은 목소리들이 쏟아지고 Catwalk 이 없는 재밌는 패션쇼들 한다.  골르고 남는 옷들은 모두 모아서 구세군에 보낸다.   

이번에 뉴올리언스를 다녀온 페기가 그곳에서 옛 친구들을 만난 기쁨을 얘기했다.  뉴올리언스에 대한 지독한 향수병을 앓으면서도 적적한 몽고메리 생활에도 밝게 웃을줄 아는 지혜를 가졌다.   

이번 파티에는 Sweet Potato Queens 이나 Bama Beehive Queens 등의 명칭을 소유한 재밌는 여자들도 참석했다.  이곳 남부 여자들, 기발난 아이디어에 어울리는 명칭을 늘상 창조하고 또 걸맞게 치장하는데 천부적인 소질들이 있다. 

Sweet Potato Queen 은 미시시피주의 잭슨에 사는 Jill Brown이 시작을 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남부 여러주에 많은 지부들이 생겼다.  많이 생산하는 고구마처럼 인생을 달콤하고 풍성하게 즐기자는 신조다.  각 지부의 대표는 Boss Queen 이고 멤버들은 모두가 Queen 들이다.  해마다 3월달, 잭슨시의 성 패트릭축일 퍼레이드에는 각지에서 온 고구마여왕들의 행진이 있다.  벌써 25년 정도되어 이제는 남부의 별난행사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Jill이 쓴  Sweet Potato Queen 책들은 남부여자라면 꼭 읽어야할 독서로 안다.  

이곳 몽고메리에도 Sweet Potato Queens 에 등록한 지부가 12개나 된다.  각 지부마다 제각기 특이한 이름들과 모토들을 자랑하는데 남부의 유머로운 이야기들을 모아 책을 낸 Bama Beehive Queens 도 그중 하나이다.  모두가 Queen  명칭을 자랑하는데 나만 없나보다  했더니 옆에서 이런 저런 괴딱지같은 이름의 Queen 하라고 제안했다.  중년의 여자들, 솔직하고 만사에 용감해서 좋다. 

한 친구가 힘든 이혼 겪은 후에 얼마전에 성형수술을 했다.  좀 붉그스레한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분분한 의견들이 나왔다.  젊어 보인다면 무엇인들 못하리하고, 결론은 잘 했다라고 의견이 모아졌다.  “남부 여자들은 품위있게 나이든다” 라는 말이 있는데 그 품위 찿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모여 앉아서 수다를 섞어 마시며 웃으니 Ya-Ya Sisterhood 가 따로 없다.  그러나 우아하게 나이 드는것에 초점을 두고, 한 5년후쯤에 “Old Ladies Compound” 라는 arts and craft retreat center 를 만들자는 의견을 세부적으로 진지하게 의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