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간혹 신기한 일들을 체험한다. 우연한 일치가 일어나는 순간들이다. 지난 주에 길 여행하다가 사우스 케롤라이나의 한 도로변에서 ‘Revolutionary War Park’ 이라는 사인을 보는 순간 Revolution 이라는 단어가 듣고 있던 CD의 스토리에서 튀어 나왔다. 운전하던 남편과 눈을 맞추고 우리는 키득였다. 마침 듣고 있던 CD는 중동지역을 무대로 펼쳐지던 기상천외한 사태에 여러 나라의 첩보기관이 개입되어서 긴박감을 주던 탐정소설이었다.

얼마 전에 한 중국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씀씀이가 헤픈 남편의 낭비가 화제의 주제였다. 도무지 돈이 모여지지 않는다고 투덜대는 남편에게 손가락 사이로 흘리는 것을 잡으라고 했더니 픽하고 웃었다. 낭비라고 내가 줄줄이 지적하는 내역들을 남편은 낭비로 보지 않았다. “푼돈 모아서 목돈 된다” 는 나의 말은 그에게는 잔소리였다.

식사후에 웨이터가 가져온 과일옆에 포츈 쿠키가 둘 있었다. 한 두번 뒤섞었다가 하나씩 집어 들었다. 내 과자 속에는 ‘You will continue to take chances and be glad you did.’ 라는 글이 들어 있었고 남편이 집어든 과자에는  ‘You shouldn’t overspend at the moment. Frugality is important.’ 라는 메시지가 있어서 두 사람이 폭소를 했었다.  중국식당을 나서기 전에 포츈 쿠키속의 작은 쪽지에 적힌 점괘가 적절하게 우리의 대화를 마무리 시켜주었던 우연한 일치였다.

세월과 함께 변하면서 내가 여행에서 찾는 것도 조금씩 변했다. 방문한 지역의 문화와 환경을 보고 즐기던 옛 버릇에서 요즈음은 낯선 지역에서도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공통점을 찾는다. 사우스 케롤라이나의 항구도시 찰스턴 중심가에서 즐비하게 늘어선 가게들의 유혹보다는 거리를 어슬렁 거리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더 흥미로웠다. 색다른 환경에 반응하는 관광객들의 표정에서 어쩌면 나 자신이 더욱 나 다워지는것 같아서 긴장을 풀고 삶을 즐겼다.

34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도시 찰스턴을 며칠 기웃이다가 한 가게에서 Mary Anne Radmacher의 글을 보고 멈추었다.

Live with intention.

Walk to the edge.

Listen hard.

Practice wellness.

Play with abandon.

Laugh.

Choose with no regret.

Appreciate your friends.

Continue to learn.

Do what you love.

Live as if this is all there is.

매일 내 의식을 채우던 생각들이 이렇게 간결하게 적혀 있었다. 이 순간에 영감을 주는 이 글들을 읽게 된것도 우연한 일치였을까?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