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댁이 많이 아프다. 그집 자손들이 어쩌면 올 크리스마스가 자기들 어머니의 마지막 크리스마스가 될지도 모른다면서 큰 파티를 준비한다. 그리고 원근에 사는 일가친척들을 모두 미네소타로 초청했다. 우리도 온 가족이 미네아폴리스로 떠날 준비를 한다. 날씨가 추운 곳이라 생각만해도 몸이 움츠려드는데 아픈 사돈댁을 생각하면 마음까지 움츠려든다. 생노병사, 사람살이가 무겁게 의식을 누른다.

 

4년 전 이맘때 쯤의 북부여행이 생각난다. 여름에 큰딸의 결혼식을 치르고 사돈네의 초청으로 그해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려고 우리 가족 미네소타로 올라갔다. 기쁜 마음으로 77도의 온도에서 10도의 온도로 뚝 떨어진 지역으로 용감하게 찾아갔다. 사전에 둘째 딸과 며칠 여러 가게를 다니면서 구입한 겨울옷과 장비로 단단히 무장을 한 덕분에 영하의 추위는 견딜만 했다.

 

미네아폴리스 공항에 내리면서 하얀 눈을 보고 감탄하고, 일주일 눈속에서 즐겁게 뒹굴다가 다시 눈에 덮여있던 겨울 도시를 떠나오던 아쉬움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곳에서는 하늘에서 내리던 눈을 보며 남부 땅에서 올라오던 부드러운 하얀 목화송이를 떠올렸는데 그후부터 남부 목화밭을 보면 미네소타의 눈덮인 들판을 연상했었다. 새로 인연을 맺은 두 집 식구들이 모여서 미네소타 곳곳을 여행하며 즐겁게 보낸 추억은 지난 2009년 1월초에 이곳에 ‘미네소타 여행기’ 라는 글로 올렸다.

 

남편과 나, 둘째 딸은 4년 전에 구입한 겨울 장비들을 꺼내놓고 간단한 차림으로 잠시 다니러온 영국사위는 겨울옷과 부츠등을 새로 구입했다. 가방을 사면서 심난한 나의 옆에서 딸과 사위는 열심히 트윈시티의 볼거리와 먹거리 정보를 찾는다. 지난 번에는 주로 사돈네서 여행 일정을 주도했지만 이번 우리 가족 여행은 우리가 주도한다.

 

동토인 북쪽으로 겨울여행을 나서면서 가족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자고 의논했다. 가슴 아픈 사연을 덮어줄 하얀 눈밭에 누워서 모두 천사의 날개를 달것이다. 아픈 사람에게 기쁨을 선사하려고 노력하는 큰사위와 딸의 계획에 기꺼이 동조해서 사돈네에 모일 모든 사람들과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그리고 즐겁고 기쁜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기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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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그동안 마담딕시의 남부생활을 읽어주신 미씨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모두에게 즐거운 크리스마스와 축복의 새해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