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메리시는 재미있는 도시다.  이 도시의 가장 큰 고용주인 멕스웰 공군부대는 미 공군의 장교 양성과 교육의 총 집결지다.  미 공군 장교라면 누구나 이 부대를 거쳐간다.  해마다 세계 80여 나라에서 9.11 사태후 좀 줄었지만150여명의 외국 장교들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이들은 몽고메리에서 특이한 유엔을 형성한다. 

한국에서도 미공군 대학원에 공군대령 한명, 공군 참모대학에 소령 2명, 그리고 비행대 장교학교에 대위 몇명이 가족과 함께 온다.  공군대학원과 참모대학은 일년 기한인데 교육을 마치면 석사학위도 준다. 

이렇게 해마다 들락이는 외국 군인들 덕분에, 몽고메리 시민들은 생소한 의복과 언어를 쓰는 외국인에 익숙하다.  1950년에 멕스웰부대에 생긴 국제 장교학교는 교육받는 외국인들의 국기들을 전시하며 유엔청사를 방불케 한다.  다양한 계획으로 외국인들을 돕는 이 학교의 프로그램중에 Alabama Goodwill Ambassador  라는, 이곳 가족을 외국 가족의 스폰서로 맺어 주는 것이 있다.  스폰서들은 이들이 몽고메리에서 겪는 언어나 문화의 도전을 돕고 미국의 명절이나 생활문화를 소개한다.  그리고 그들의 낯선 문화도 배운다. 

보통 4월은 잔인한 달이라 하지만 스폰서들에게는 5월이 잔인한 달이다.  일년 가까이 사귀며 정들었던 외국 군인 가족들과 헤어지는 달이다.  우리도 오래전에 한국 공군대령 가족을 한해 스폰서한후 지금까지 남편이 앞장서서 15 일본 공군 대령 가족을 도왔다.   만나고 헤어지고, 군대에서 철따라 옷 갈아 입듯이 버릇처럼 했어도 아직 헤어짐에 서툴다.  감정적으로 우울한 5월은 송별회도 많고, 남자들은 고별 골프회도 많다. 

처음엔 우리 아이들과 일본 아이들이 비슷한 나이들 이었는데 지금 우리 아이들은 집을 떠났고, 해마다 일본 가족은 점점 젊어져서 여전히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온다.  떠난 가족들과는 이메일과 연말 편지로 우정 계속한다.  벌써 몇명이 별을 달았고 모두들 일본 국방부에서 굵직한 일들 한다.  연말에 카드에 붙어온 훌쩍 큰 아이들 사진을 보면 거울이 없어도 내 얼굴의 주름이 저절로 보인다.  그리고 이곳에서 살다간 여자들은 일자리를 찿았거나 또는 봉사활동을 많이 한다. 

작년에 도쿄에서 그동안 스폰서했던 가족들과 모였다.  모두가 조금씩 변했어도 스위트 홈 앨라바마 추억을 나눈 반가운 해후했다.  내가 일본말 못해도 서당개 3년이라더니 이제는 얼굴 표정 보고 대화한다.  우리는 태평양 건너의 미묘한 한.일 관계와는 다른, 인간과 인간의 만남 가진다.  또한 경우 밝고 예의바른 일본인들의 좋은 생활자세도 배운다.  

일년이 바람처럼 지나고, 이번주에 새 가족이 도착했다.  교육 끝나고 떠나는 가족과 함께 환송회준비로 집 청소하며 정들었던 사람들과 헤어짐에 슬프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우정을 가꿀수 있었던 인연에 감사한다.  이곳 스폰서들, 해마다 계속해서 자원봉사 하는 이유가 이렇게 풍성한 사람낚시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다른 나라, 우리가 전혀 모르는 문화의 나라 가족을 스폰서 하자는 내 제의를 남편은 험악한 눈길로 압제한다.  일본은 남편에게 영원한 내 사랑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