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상태가 굉장히 심각하다.  옥수수와 목화밭이 타들어가고 가축업하는 사람들 사료값을 못당해서 동물들을 내다 팔고 있다.  잔디가 마르고 나무도 목마르고, 땅위의 생명 모두가 갈증난다.  앨라바마 산림청에서 가뭄 비상령을 내린 중북부 33 카운티에서는 밖에서 아무것도 태울 수 없다.  30 카운티에서는 독립기념일의 불꽃놀이도 취소했다. 

50년 만이라는 가뭄상태에 특히 앨라바마 농부들 힘든다.  원래 앨라바마는 좋은 토양이나 온화한 날씨로 채소나 과일들을 다양하게 재배할 수 있다.  하지만 켈리포니아, 아리조나, 뉴멕시코나 플로리다주 에서 대량 생산하는 농작물들과 값이나 양에서 경쟁할 수가 없어서 농업에서 손을 떼는 농부들이 계속 늘고 있다. 

현재 식품점에서 파는 농작물의 5퍼센트만이 앨라바마에서 생산된 것이고 나머지는 다 외부에서 들여오는 실정이다.  몇년전부터 살충제나 화확 비료로 생산된 채소들 옆에 여린 색갈의 오르가닉 채소들이 조금씩 선 보였다.  가격이 좀 비싸지만 건강에 좋다는 오르가닉 농산품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 불어난 수요에 품질을 보장하는 ‘Grow Alabama’ 움직임이 생겼다.  버밍햄 근교의 한 가족농장에서 1998년에 시작한 오르가닉 농작물 재배와 판매가 이 Grow Alabama 움직임이다.  여기에 25 가족농장이 동참해서 CSA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라는 비영리 단체를 만들었다.  엄격한 심사와 교육을 받은후에 이 단체에 가입한 농장들이 재배한 농작물을 CSA 에서 연합전선으로 소비자에게 직매한다.  싱싱한 채소나 과일을 수확한 48시간내에 UPS로 집으로 배달해 주거나 지정된 픽업 장소로 매주 공급해 준다.

관심있는 앨라배미안들, CSA 멤버로 조인해서 분투하는 농부들도 돕고 또 신선한 앨라바마산 농산물을 철따라 다양하게 즐긴다.  이 단체는 대학에서 오르가닉 농산물 재배법 교육을 도우며 미래의 앨라바마 농부 육성에도 한몫한다.  작은 힘이 모여서 이룬 큰 파도이다.

몽고메리 근교에도 이 단체에는 가입하지 않았지만, 화학 비료 사용하지 않고 농산물을 재배하는 가족 농장들이 있다.  그들은 여름 생산품을 주식으로 초봄에 판다.  매주 신선한 채소나 과일들을 집으로 배달해 주거나 주주들이 농장을 방문해 손수 수확할 수도 있다.  

집밖의 부엌을 자주 애용하는 우리는 가족농장의 주식은 사지않고 East Chase샤핑센터 주차장에 서는 Farmers Market 을 찾는다.  5월부터 8월말까지 토요일 아침에 열리는 이 야외장에는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품들을 가져다 판다.  식품점에서 파는 채소나 과일들 보다 값도 싸고 훨씬 신선하다.  지난 토요일에는 클란톤산 달콤한 복숭아가 단연 인기였다.    

앨라바마에는 또한 많은 작은 농부들이 있다.  물론 나도 그중 하나다.  우리집 뒤뜰 한쪽에 근사한 채소밭을 만들어서 해마다 고추나 깻잎, 시소, 부추등을 키워서 친구들과 나누어 먹는다.  나름의 Grow Alabama 움직임이다.  이른 봄부터 재밌게 흙을 만지다 보니 도시에서 자랐지만 이젠 제법 농사꾼이다.   

올해는 작년에 구한 상추나 무우 토마토등 오르가닉 씨를 설명서를 따라 뿌리고, 아침 저녁으로 정성껏 돌본다.  싹이 나고 잎이 무성해지는 과정은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듯 기쁨준다.  몇년전에 도라지 모종을 얻어서 심은 것도 봄부터 흰색과 보라색의 청초하고 우아한 꽃들로 태어나서 여름 내내 눈을 즐겁게 해준다.    

출근하며 슬쩍 뒷밭을 한번 쳐다보고 차에 오르는 버릇도 생기고 흙과 가까이 살며 흙에서 생산되는 채소보다 더 많은 평안을 얻는다.  어김없이 되돌려주는 순수한 흙의 진리도 배운다.  받은대로가 아니라 수 백배로 불려서 돌려 주는 흙처럼, 사랑도 받는 것보다 수 천배로 불려서 베풀수 있는 어른이고 싶다.    

타들어 가는 앨라바마 생물에 장대같은 비가 한바탕 쏟아주길 원하며 올려보는 하늘은 여전히 쨍하고 푸르다.  예전 인디언들이 했던, 비를 구하는 춤이라도 한바탕 추고 싶은 앨라배미안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