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스와 덕은 앨라바마 남쪽의 폴리시 근처 98번 시골길에 있는 엘버타라는 아주 작은 마을에 산다.  독일풍 분위기가 강해서 마을 이름 아래 “Fur Das Gute Leben”을 자랑하듯이 good life가 있는 곳이다.  이곳은 1903년에 남부 앨라바마로 이주와 정착하면 40 에이커의 땅을 무료로 준다는 광고따라 시카고에서 내려온 독일계 이민자들이 세운 마을이다.

98번 도로변에 손으로 쓴 “Cheese” 라는 광고따라 비포장 도로를 한 반마일 정도 더 운전해 들어가면 “Sweet Home Farm” 이라는, 역시 손으로 쓴 빛 바랜 사인이 길을  안내한다.  젖소들이 한가한 들판앞 낮으막한 울타리안의 아담한 작은집이 바로 알리스와 덕의 땅위의 천국이다.

50대 중반의 아름다운 알리스와 덕은 찾아오는 손님을 반갑게 맞아서 여러 종류의 치즈를 맛보여 주며 설명을 얹는다.  앞치마를 두르고 열심히 치즈를 소개하는 두사람의 분위기가 언젠가 찾아 갔던 네델란드 고다의 가족 치즈농장의 부부와 같아서 우리는 첫 방문때부터 정이 들었다. 

원래 두사람의 조상이 네델란드계지만 이들은 한번도 그곳을 가 본적이 없다.  그래도 조상의 나라 전통을 잇는셈이다.  원래 치즈는 22세기전에 네델란드에서 처음 만들어 졌고 지금도 그곳에서 생산하는 치즈의 80퍼센트가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으니 당연히 치즈하면 네델란드이다.

루이지애나 에서 태어난 알리스와 미시건에서 태어난 덕은 1970년대,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추세가 젊은이들 사이에 활발할때, 도시생활 청산하고 시골로 옮겼다.  1984년에 엘버타로 이사 와서 우유를 얻으려고 젖소 한 마리를 키웠다.  그런데 워낙 우유가 많아서 치즈를 만들어 보기로 했단다.  치즈에 관한 책들 구하고 기술 강의 듣고 줄기차게 연습한 결과 완벽하고 독특한 맛의 치즈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이탈리아, 그리이스, 프랑스의 치즈농장을 방문한것도 도움이 되었다.

알리스가 원래 영양사였으니 순수한 건강식 만드느라 오죽 노력했으랴 싶다.  기온이 사철 원만하고 일년 내내 푸른 풀이 풍부해 젖소 키우기가 좋은 환경이라 그동안 열심히 치즈 만드는데 열중했단다.  이들 부부는 굉장히 부지런하다.  아무의 도움도 없이 젖소 15 마리를 키우며 부부가 교대로 12시간에 한번씩 우유를 짠다.  정오에는 알리스가 그리고 자정에는 덕이 짠 우유를 전통적인 방법으로 기본 처리를 한다.  들어가는 향료도 직접 텃밭에서 키우는 자연식품을 사용하고 몇달 묵혀서 제품이 될때까지의 모든 과정의 수고를 둘이서 한다.  그리고 자식은 없어도 젖소들과 즐겁게 산다.

직접 찾아 오는 손님들에게 치즈를 팔기 시작한지 20년째다.  금요일과 토요일,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손님을 맞는다.  이들이 만든 약간 시큼하고 달콤한, 날카롭거나 화끈하면서도 부드러운 여러 종류의 치즈를 우리는 좋아한다.  원하는 만큼 알리스가 치즈를 짜르면 덕이 진공포장을 해 준다.  이들은 내가 한국계인것을 안다.  몇년전에 처음 들렀을때 매운 치즈를 골르니 단번에 한국계구나 하고 알리스가 알아챘다.  가까운 곳에서 25년간 안경점을 하는 한인가족이 좋아하는 치즈를 내가 골랐었단다.

별달리 광고 안해도 소문듣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원근에서 끊임없다.  멀리서는 프랑스에서 온 손님도 있었단다.  이곳에 오면 특이하게 맛있는 치즈도 구하고 자연과 조화되어 사는 아름다운 부부를 만나는 기쁨이 있다.  알리스와 덕이 손님들에게 나누어 주는 그들의 삶 일부는 그들이 창조한 수십종류의 독특한 치즈의 맛처럼 부드럽고 매혹적인 초코렛박스, 잔잔한 아름다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