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ASF 연극 공연후의 리셉션에서 젊은 동양계 부부를 봤다.  같은 동양계라 반가워 인사했더니 중국사람들 이라고 했다.  ASF에서 하는 앨라바마대학의 석사 과정을 조사하러 남편과 함께 온 Ting 은 대단한 열정을 가진 젊고 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녀는 언젠가 북경에서 국제 수준의 연극극장을 운영하고 싶다고 했다.   

버지니아텍으로 유학온 남편따라 미국와서 그가 박사학위를 획득할 동안 뒷바라지를 했다.  남편의 공부가 끝나자 본인이 평소에 꿈꾸던 연극 극장운영 공부를 하려고 아리조나에 취직된 남편과 떨어져서 앨라바마로 왔다.  트스칼루사에서 일년 공부한후 몽고메리에 있는 ASF 연극극장에서 실습을 겸한 수업을 일년 끝내고 지난 7월에 예술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Ting은 그동안 몽고메리에서 그녀의 아름다움과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항상 밝은 미소로 만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남부 문화계에 그녀의 존재를 알렸다.  고전적인 동양의 미덕을 가진 그녀를 보면 늘 기분이 좋았고 자랑스러웠다. 

늦은 봄이었던가.  ASF의 아름다운 무대위에 동양문화를 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하고 둘이서 우연히 나눈 대화를 그녀가 현실로 만들었다.  Make it happen 을 강조하는 그녀의 끈질긴 집념이 몽고메리에 새로운 전통을 만들었다.

그녀는 ASF 운영진을 설득해서 몽고메리에서 처음으로 다민족 CultureFest 를 준비했다.  자리잡고 생활하는데 열중하는 이민자들에게 그들의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이웃들과 나누자고 수십명의 타민족계를 만나 설득하고 그들의 협조를 받았다.  여러 ASF 스탭들이 함께 준비했지만 그 중앙에는 항상 그녀가 뛰었다.    

지난 2개월, 그녀는 혼신을 다해서 세밀한 준비로 여러 민족의 고유 전통문화를 모아서 750객석의 무대에 올렸다.  그리고 여러 나라의 음식과 문화를 소개하는 테이블들도 마련하고 어린아이들을 위한 문화 소개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한국계도 이 문화행사에 당당히 참여했다.  한인회에서 문화를 소개하는 테이블을 준비했고, 짧은 기간이었지만 27명의 한인여성들이 모여서 합창단을 만들어 연습했고 패션쇼에 참석할 인원도 빠르게 모았다. 

앙징스런 한인아이들의 전통한복은 단연 인기를 독차지했다.  우아하고 화사한 색상의 한복들을 입고 등장한 한인여성 합창단도 눈이 부시게 밝은 색갈과 화음으로 한국을 자랑했다.  아리랑, 울산아가씨와 진도 아리랑은 가슴이 찡한 감격을 주어서 남편과 작은딸과 함께 열렬히 그들의 공연에 박수쳤다. 

ASF극장을 14년이나 들락였지만 무대위에 서는 영광을 못 누렸는데, 무대위에 올라 선 한인들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었다.  가사가 감동적이었던 예루살렘의 평화를 위한 기도의 노래에 따른 이스라엘 무용단의 율동도 특이했고, 매혹적인 인도의 전통 무용이나 라틴 춤도, 백파이터들의 화음에도 함께 발로 따랐다.

풋볼게임 있다고 중간에 남편과 딸은 떠났지만 나는 끝까지 4시간에 걸친 많은 색다른 문화의 공연을 즐겼다.  마지막 공연이 끝난후 아쉬운 관객들이 천천히 극장을 비우고 ASF 스탭들이 뒷정리를 하는것을 지켜보며 Ting과 잠시 마주 앉았다.

한 여자의 대단한 열정이 오늘 천오백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었지만, 정작 그녀는 너무 피곤해서 다민족 문화행사의 여파나 성공을 음미할 여유가 없었다.  어두워지는 극장에서 마지막 뒷정리를 끝내야 하는 일과도 남아 있었다.  내일 그녀는 남편이 있는 아리조나로 떠난다.

만나고 헤어지고, 인연을 가꾸어 가슴에 담은 사람들을 우리는 그리워한다.  아름다운 중국여자, 내가 늘 그리워할 여자인 Ting은 이 지역에 다민족 문화축제라는 그녀의 흔적을 남긴다.  언젠가는 북경에서 세계적인 연극 극장을 운영하고 싶다던 그녀의 꿈이 이루어 지길 진심으로 빌며 그녀의 우정과 열정에 깊히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