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에 이곳에서 열리는 Navistar LPGA Classic 관계로 골프장을 자주 들락이다 골프장 입구의 양쪽 도로변을 씌우고 있는 커쥬를 보니 꼭 손톱밑에 가시가 찔린것 같다.    “남부를 삼킨 칡넝쿨” 이라 불리는 커쥬의 억세게 질긴 생명력에 대해서 이곳 남부 사람들 거의 두손 든 상태이다.   

몽고메리에 처음 이사와서 도로변을 덮은 칡넝쿨을 지적했더니 남편이 넝쿨에 얽힌 사연을 들려 주었다.  그땐 참 지독한 일본것이네하고 말았는데, 이곳에 오래 살면서 다니는 곳마다 무섭게 번식한 칡넝쿨을 보면 이제는 나무들의 질식하는 신음소리에 안타깝다.

커쥬가 처음 미국에 들어 온것은 1876년에 미국 독립 100주년 축하행사로 일본정부가 모종을 가져와 필라델피아에 아름다운 정원을 마련하면서 였다.  잎이 크고 성장을 빨리하는 넝쿨에 미국 정원사들이 매료되었고 커쥬는 자연히 남부에도 옮겨왔다.

1930년대에 토양의 부식을 막기위해 토양보존회에서 기적의 넝쿨이라고 재배를 권장하면서 칡넝쿨을 들판에 심으면 농부들에게 한 에이커당 8달러까지도 주기도 했으니 번식에 기름을 부었다.

사실 칡넝쿨은 토양의 부식은 막아 주었지만 성장에 완벽하게 좋은 남부 기후에 무섭게 적응하면서 전혀 예기치 않은 결과를 초래했다.  보통 일년에 60피트까지 자라는데, 여름에는 하루에도 약 30cm 까지 무성하게 성장하며 들판이나 나무등 닥치는대로 완전히 덮어버리며 햇볕을 막아서 소중한 산림들을 파괴시켰다.

이 칡넝쿨이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위해 저녁에는 창문을 닫아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결국 1953년부터 정부가 앞정서서 칡넝쿨의 성장을 견제하는 방법안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1972년에 공식적으로 잡풀로 하락한 칡넝쿨을 없애는 방안을 여러 산림청연구소에서 강구하고 있지만 제조체들이 먹혀 들어가지 않고 오히려 성장촉진까지 시키기도 해서 칡넝쿨과의 투쟁은 이곳 남부에서 아예 전쟁이되어 버렸다.  그동안 칡넝쿨은 줄기차게 성장하며 징그럽게 번져서 어느사이 7백만 에이커가 넘는 남부 지역을 삼켰다.

원산지인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이곳 남부처럼 무한정 크지도 않고 넝쿨을 죽이는 벌레도 있다는데, 불행히도 원산지에서 이 칡넝쿨을 죽이는 자연산 벌레들은 미국에 이민오지 않았다.  그래서 남부를 다니면서 수십 마일 땅위의 모든것을 덮으며 닥치는 대로 휘감아 버린 칡넝쿨의 놀라운 정경을 보면 경이롭기도 하지만 기가 질리기도 한다.

칡넝쿨과의 질긴 인연을 받아 들인 남부인들은 칡넝쿨을 이용한 기발난 생산품도 고안했다.  넝쿨로 바구니를 짜거나 종이를 만들고, 의약품 발견을 위한 연구나 꽃잎을 끓여서 젤리를 만드는등 “love and hate” 관계를 유지한다.  그리고 남부 작품속에서 이곳 생활을 묘사하는데 이 커쥬가 빠지지 않고 뭉클하게 향토색을 보태고 있다.

억센 생명력의 잡풀, 커쥬와의 싸움에서 이김을 보고 싶다.  질식하고 있는 모든 나무나 식물들이 편하게 숨도 쉬고 따뜻한 태양열을 맘껏 받아 푸르게 생기를 찾게 되면 사람들의 생활에도 생기가 더 보태어 지리라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