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 Navista LPGA Classic 이 처음 이곳에서 열려서 전세계에서 144  명의 프로 골프들이 앨라바마에 왔다.  이런 세계적인 수준의 게임을 유치토록 골프에 투기한 한 단체가 있다. 

RSA (Retirement Systems of Alabama)는 앨라바마 주정부 직원들의 연금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주정부 단체이다.  총책임자인 David Bronner 씨는 비지네스에 날카로운 안목을 가진 과감한 투기자이다.  한 20년전쯤 그는 빈약한 앨라바마 경제판도를 바꾸고 관광객 유치를 위한 방안으로 골프장을 만드는데 착안 했다. 

앨라바마 전역에서 천연조건을 최대한 활용한 세계 최상급 공공 골프코스를 만들 계획으로 골프코스 디자인의 세계적 명성가 Robert Trent Jones씨를 모셔왔다.  이왕 모험하는것 최상급 수준의 골프코스를 위해 그는 엄청난 투자를 했다. 

그의 선견지명이 들어맞아 지금은 앨라바마 11 지역에 있는 RTJ Golf Trail 총 26코스는 골프가들의 천국이고, 골프잡지들이나 뉴욕타임즈가 이곳의 환상적인 코스들을 격찬한다.  미국 전역에서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골프치러 앨라바마에 오고 그 전에 $19억불이던 관광수입이 이제는 해마다 $90억불이 넘는다.

그는 주정부 직원들의 연금제도를 단단한 기반위에 올렸고 앨라바마의 인상을 영원히 바꾸는데 성공했다.  시가를 즐겨 피우며 어디서나 목소리를 분명히 높힐수 있는 그는 앨라바마 경제계에서 확고한 위치를 굳힌 굉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도자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의 손에서 그린이 묻어 난다고 믿는다.

이번에 찾아온 프로 골프들 중에 한인 여성들의 숫자는 단연 압도적이었다.  매일 골프장을 들락이면서 만나는 젊고 팔팔한 한인선수들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았다.  그들이 선전해 주길 바라면서 눈으로 선수들 뒤를 따르면 잔뜩 긴장한 부모들이 서성이고 있었다.  시즌의 마지막쯤이 되어서 지친 많은 한인부모들이 한국으로 돌아갔다고 하지만 그래도 몇 분은 열심히 딸들의 그림자가 되어 함께 왔다.

골프에 투기하기는 한인부모들도 마찬가지인것 같다.  세리박이 일으킨 골프바람에 자식들을 태워서 대단한 열성으로 뒷바라지를 한다.  골프가 생활이고 인생의 목표가 되어서 골프에 건 투기는 자식의 인생만 아니라 부모의 삶까지도 얹혀 있었다.

딸들의 움직임 하나에도 긴장하며 자랑과 걱정으로 편한 기색이 아닌 한인 부모들을 보면서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열성적으로 몰고 있나 궁금했다.  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넓은 골프장을 누비며 딸을 쫒는 부모들 중에는 성경책을 꼭 쥐어든 엄마나 멀찍이서 줄곳 작은 목소리로 딸에게 지시를 내리는 아버지도 있었다.  피아노를 치다가 골프로 바꾼 딸을 뒷바라지한다는 한 아버지는 20억을 투자해서 골프를 가르쳤더니 성공해서 벌써 40억을 벌어 왔다면서 줄곳 딸의 성과를 자랑했다.

나이든 남자는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 보길 좋아한다.  남편등살에 밀려서 토요일 하루를 골프장에서 보냈다.  가을 햇살에 살살 부는 바람따라 스코티쉬풍 세나타코스의 낮은 언덕들을 구비구비 돌면서 세계에서 골프를 가장 잘 친다는 매력적인 선수들을 따라 다녔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그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정경뒤로 엄격하게 조정된 선수들의 치열한 몸부림에 나는 재미보다는 오히려 피곤함을 느꼈다.  

한 반쯤 따라다니다가 남편의 팔을 잡았다.  그만 한곳에 앉아서 구경하자고.  남편과 18번홀 근처에 자리잡고 앉아 게임하는 한인선수들을 응원했다.  이제는 낯익은 이름들이고 얼굴들이어서 그들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랬다. 

어떤 의미의 투기든 결실을 많이 얻어야 하는데, 골프장 투기해 성공한 RSA 처럼 모든 선수들도 좋은 성과를 거두길 바라며 골프에 나는 무엇을 투기하나 생각해 봤다.  일본인 친구들과 골프장에서 올림픽게임해서 몇불을 따면 그렇게 좋아하는 남편이 내 골프의 투기일뿐이다.

오늘이 게임 마지막날이라 아침부터 골프장으로 나섰던 남편이 한인선수가 3등을 했다는 좋은 소식을 전해주고 미사보러 간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