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미국 역사가이며 잘 알려진 작가인 Arthur Herman씨가 며칠전 이곳 몽고메리에 와서 이란에 대한 강연을 했다.  기원전 5세기부터 현재까지의 이란의 내부 실정과 덧붙여서 언제부터 미국이 이란문제에 개입했으며 또 현 핵문제 갈등의 해결책에 대한 그의 견해를 나누었다. 

보통 AWAC (the Alabama World Affairs Council) 의 초청강사로 오는 국제적으로 명성있는 전문가들은 한 30분 정도 강연한후 질문을 받는다.  이번에 온 Herman씨는 대학 강단에 서는 버릇대로 복잡하게 얽힌 이란의 정치와 종교의 시소 같은 상황을 재미있게 풀면서 1시간이 훌쩍 넘어도 계속 열변을 했다.  그가 너무나 열정적으로 설명을 하는 바람에 모두들 지루한줄 몰랐다.

미묘하게 꼬인 중동 지역의 사태도 전문가의 안목을 통하면 엉켜진 실타래 풀리듯 쉽게 이해가 된다.  비록 나이들은 지긋해도 AWAC의 은빛 멤버들 세상 돌아가는 상황에 민감해서 열심히 경청하고 또한 날카로운 질문도 잘 한다.    

옆자리에 앉아 조금씩 졸던 친구가 두통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툴툴해서 “딱해라, bless your heart.” 라고 대꾸하곤 아차 했다.  앞의 동정은 진심이었고, 뒤에 따라붙은 말은 그저 뒤치닥거리 말버릇이다. 

평소에 이 bless your heart, bless his heart, bless her heart… 을 감초로 사용하는 이곳 토박이 사람들의 상투적인 대화를 건성으로 듣는다.  버릇으로 말하는 그 속없는 말을 내가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줄이야.

처음 이말을 대화중에 들었을때는 친절한 의미에 감격했었다.  그런데 이곳에 오래 살면서 인간관계에 깊숙히 끼이다 보니, 이 bless your heart의 미묘한 역활에 혀를 두를 지경으로 어지러웠다. 

이 말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다분히 포함되어 있다.  무조건 heart을 축복한후에 뒷말을 보태면, 그 말에 내포된 어떤 부정적인 메세지도 실례의 거미줄을 빠져 나간다.  다정다감한 남부 사람들의 따스한 정이 덤뿍 담겨진 말투라 그저 의미 그대로 받아 들이면 될텐데 뒤따르는 대화에 촉각이 곤두세워지는 버릇은 내가 이 말의 사용을 많이 본 후부터 생긴 버릇이다. 

비꼬고 싶을때도 살짝 웃으면서 이 말을 섞어 사용하면 상대는 자신이 당하는지도 모르고 은연중에 넘어 가곤 한다.  특히 남을 칭찬하는듯 흉볼때 남부 여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애용어라 이곳에서 태어 나서 자라지 않았으면 누구든 이 야릇한 언어의 놀이에 서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람의 신체중 중요한 심장을 축복해 주는 이 근사한 말은 남부 사투리에 부드럽게 굴러서 마냥 친절하다.  차라리 조금 어리숙하고 단순하게, 언어의 의미 그대로 기쁘게 받아 들이고 또 그렇게 사용하는 버릇하면 오히려 진심으로 축복을 받을것 같다. 

환경에 적응되어 사는것이 인간이라더니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이곳 토박이들의 말투를 닮아 버렸으니 은근슬쩍 나도 남부 사람이 다 되었나 보다.   

늦은 저녁시간 이었지만, Herman씨는 꼬치 꼬치 고집스런 주관을 쏟아내는 AWAC 멤버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면서 많은 인내심을 갖고 다 대답해 주었다.  Bless his he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