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rinking world…아무튼 세상은 좁다.  전세계 어느 곳에 사는 사람과도 여섯사람 건너면 아는 사이라는 설이 있는데 이곳 앨라바마는 아마 2사람 건너면 다 연결될 것같은 경험을 했다. 

큰딸이 5년전 한국서 일년을 보낼때 사귄 친구 한명이 몽고메리에 와있다는 연락을 불현듯 해왔다.  봄방학으로 그녀가 집에 왔을때 그 친구를 집으로 초대했다.  나도 한국갔을때 함께 점심을 했던 건장한 젊은이라 반가움과 호기심이 컸다.  그동안 어떻게 성장했으며 또 어떤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졌는지 보고 싶었다.

음식준비 보다는 집안청소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궁금한 것들이 많았다.  우물안 개구리가 아닌 요즈음 한국 젊은이들의 세상관과 사회관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정보가 적었다. 

아름다운 신부와 찾아온 그는 여전히 밝고 활달한 청년이었다.  5년이라는 세월이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포항에 있는 한동 로스쿨에서 만나 사랑하게 되었다는 젊은 부부는 영어가 서툴지 않은 한국인들이었다. 

나는 이 젊은 한인부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개척정신을 갖고 선택하지 않은 길을 헤쳐가는 그들의 용기를 좋아했다.  남편은 젊은 사람들의 신선한 대화속에 끼이면서 젊은듯 좋아했고 나도 그들의 야망과 정열을 부러워하면서 기분이 좋았다.  내 딸이 이들과 우정의 유대를 갖은 기쁨에 웬지 이들도 내 아이들 같이 든든했다.     

작년 7월 이들이 한동 로스쿨 정원에서 가진 아름다운 야외 결혼식의 사진들을 함께 보면서 올 7월에 올드타운의 정원에서 가질 큰딸의 야외 결혼식을 이야기 했다.  신기하게도 비슷한 씨줄과 날줄이 정확하게 엮이는 기분을 떨쳐 낼 수가 없었다.

동북아시아 정세와 북한문제 전문가로 연방정부위해 일하려는 미국인 큰딸과 북한의 종교자유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국 젊은이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앞으로 이들이 동서양의 세력으로 도울 살기좋은 한반도를 꿈꾸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나라만세’가 될것 같았다. 

이 젊은 한인부부는 법대를 마치고 앨라바마의 한 대법원 판사 아래에서 서기의 일을 몇달 하고 있었다.  미국 50주 중에서, 그것도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몽고메리를 선택한 우연이 신기했다.  그들이 대법원 판사의 이름을 말하자 이번에는 큰딸이 고개를 갸웃했다.  9년전인가 여름방학때 검찰 총장의 사무실에서 인턴을 할때 그곳에서 일하던 변호사의 이름과 동명이었다. 

이틀후에 큰딸과 주대법원으로 이들을 방문했다.  웅장한 대리석 건물을 당당하게 누비는 한인들이 자랑스러웠다.  공군 은퇴자들인 법률가들과 인사하며 나는 내 젊음을 가져간 공군시절을 기억하지 못했다.  이들 젊은세대 옆에서 나는 흘러간 물이었다.

큰딸은 그녀를 단번에 알아본 대법원 판사와 즐거운 해후를 하고 그동안의 근황을 나누었다.  2004년도 선거때 대법원 판사로 선출된 그는 자상하게 큰딸의 지난 활동을 물었고 앞으로의 진보에 관심을 주었다.  그리고 두 젊은 한인 법률가들을 대단히 흡족해 했다. 

7월달에 있을 이곳 앨라바마의 변호사 시험에 도전하는 그들의 용감한 자세에 박수를 보내며 두사람 다 꼭 합격하기를 빌고, 그리고 PMF (Presidential Management Fellows)의 최종선출자로 뽑힌 큰딸이 그녀가 원하는 국무부에 일자리를 갖기를 기도한다.

이렇게 만나게 된, two degrees of separation 묘한 인연의 줄기를 우리는 한국과 앨라바마의 가까운 접근으로 경험했다.  열정을 가진 세 젊음들이 계획하는 미래를 들으면서 순수하고 총명한 젊은 세대가 펼칠 평화로운 세상을 즐겁게 기다리는 재미는 흘러간 물, 바로 내 몫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