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도 사람과 같이 나이 들면 잠이 적은지 우리집 진돗개는 올해 초부터 밤 잠이 적다.  나를 깨워서 거실로 데리고 나와서 앉아 있길 좋아한다.  새벽 3시쯤 끌려 나오면서 제발 혼자 좀 놀아라 하고 부탁해도 다음날 어김없이 다시 나를 깨운다.

덕분에 아침 신문 보는 시간이 빨라졌다.  어둑한 새벽에 배달된 신문을 펴들고 내 다리 옆에 엎드린 개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도 새로운 습관이다.  눈 부비고 어수선한 기사들 대충 훑어 보다가 오늘은 참 재미있는 기사를 보고 혼자 웃었다.

몽고메리 경찰국의 기발한 속임수 이야기였다.  이곳에서 많은 행사들을 하는 Garrett Coliseum에서 Mega Production Designs (MPD) 라는 거대한 행사 푯말을 내다 걸고 요란한 음악을 틀어서 분위기를 잡았다.  MPD가 지역 재주꾼들을 발굴하기 위한 새 나이트클럽을 몽고메리에 열기 위해서 필요한 시장조사를 한다고 했다.  일단 이 조사에 참가해서 도우면 4가지 상품 (현금 백불, 42인치 플라스마 TV, 소니 PS3, 그리고 모든 비용이 포함된 휴가) 중의 하나를 틀림없이 타게 된다고 선전했다. 

MPD가 사전에 한 5백명의 사람들에게 개별적으로 초대권을 보냈다.  초대권과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만 가져오면 된다고 했으니 분명히 낚시대 위에 매달린 홍무가 컸다.  이 특별 초대권을 받은 사람들은 이 지역에서 미해결된 경범죄나 중죄로 영장을 받은 사람들이었는데 386명이 찾아 왔단다.  공짜라면 무엇도 마신다더니…

신나게 도착한 이들을 친절한 관광 안내원으로 화려하게 분신한 날카로운 여경들이 맞았다.  신원을 확인한 후에 상품들이 전시된 옆방으로 안내하면 정복의 경찰들이 이들을 인수해서 대기실로 데려가고…그리고 경찰차로 교도소로 옮겼다.  모두가 정확하게 “모든 비용이 포함된 휴가” 라는 상품을 받은 셈이다.

사용된 장식품들은 지역 상인들이 제공해서 경찰국의 경비는 최소한으로 줄였단다.  범죄자들을 낚시한 속임수 간판의 약자인 MPD는 바로 Montgomery Police Department 였다.  경찰국에서 보낸 초대장인줄 모르고 홍무 삼키려고 덤벼 들었던 그들이 교도소에 잡혀가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몽고메리 경찰국이 현금이나 상품을 내 걸고 범인들을 유도한 재치있는 이런 속임수는 이곳에서 처음 있었다.  그러나 이 기사는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보도였다.  가끔씩 우리가 복권에 당첨 되었거나 플로리다의 땅을 소유하게 되었다며 상품을 찾아가라는 통보 편지를 받으면 바로 쓰레기통으로 던진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하지만 노력과 땀을 들이지 않고 수확잡길 좋아하는 사람의 심리가 바로 이런 몽고메리 경찰국의 속임수를 성공시켰다. 

밝아 오는 아침처럼 이곳 사회가 조금 평안해졌길 바라면서 출근 걱정없이 커피를 마시며 창밖의 세상을 즐길 수 있는 자유로움에 감사한다.  그리고 부족한 잠을 떨치고 요즈음 새로운 기쁨을 주는 뒷밭으로 나가 농부의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