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메리시에서 흑인, 백인 다음으로 많은 인종이 한인들이라 한다.  현대자동차가 이곳에 공장을 짓기 전에는 총 2백명이 되지 않았는데 2002년 현대자동차가 공장지로 몽고메리를 선택한후 꾸준히 한인들이 옮겨 왔다.  골드러시를 찾아온 한인이 현재는 3천명이 넘고 또 계속 늘어나면서 여러 분야에서 변화가 생겼다.

한인들이 많아 힘나는 한인회장은 올해 3대 목표를 발표했다.  미혼모 및 불우이웃 돕기 자원봉사와 2008년 미국 선거 참여, 그리고 1가정 1대 현대차 가지자는 야무진 목표를 발표하며 지역사회에 참여하자고 한다.  몽고메리의 ‘손님’ 이 아닌 ‘가족’이 되는 성숙한 한인사회를 만들겠다는 야심이다.

나도 작년 크리스마스때 남편에게 현대차를 선물했다.  올 한인회 목표에 절대 동조한 셈이다.  내 고장에 공장을 짓고 이곳 경제발전에 큰 몫을 하며 생활도 편리하게 도와 준 모국의 기업에 대한 감사 표시였다.  사실 현대자동차가 품질 좋은 차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곳 남부인들의 사고와 문화도 바꾸고 있다.

전에는 한인들의 비지네스가 주로 미용재료상 였는데 요즈음은 주유소, 호텔, 골프장등 다양한 업체로 확대되어 가며 주류사회에 섞인다.  그리고 한인상가들이 모여 한인촌 비슷한 지역도 형성되어 간다.  융통성있고 재치있는 비즈네스 감각에 끈질긴 근면을 보여주는 새 이웃을 이곳 남부인들은 좋아한다.   

새로온 한인들중엔 재능인들도 많다.  지난 1월부터 일주일에 한시간씩 FM 라디오로 매끈한 한국어 방송도 하고 한국어 신문도 구상중이라는 소문을 들었다.  미술관에서 이곳 사람들 모아서 통역을 옆에 두고 보석 세공 기술도 가르친다.  한인들 끼리도 모여서 퀼트나 요리강습등 많이 나누며 문화생활 즐긴다.    

한국어하는 한인을 채용하는 업체들도 건설업이나, 공인 회계사등을 떠나서 은행, 부동산, 보험업계등 부지기수로 늘었다.  이들이 한국어로 비지네스를 할 수 있다며 보낸 광고 편지를 받았을때 처음에는 좀 어리둥절했지만 지금은 기분좋게 읽는다.

한인 교회들도 많이 늘었다.  일본 사람들은 해외에 가면 공장을 짓고 중국 사람들은 식당을 열고 한국인들은 우선 교회부터 세운다던 말, 어김없는 정설이다.  교회가 교회를 만들고, 신자가 신자들을 만들면서 꾸준히 한인사회의 강력한 사회단체로 자리 잡아 간다.  한국어로 당당하게 간판을 내 세운것은 아마 교회들 인것 같다.   

한인이 주인인 대형 식품점이 새로 개업했다.  애틀란타의 대형식품점들 처럼 다민족의 식품을 취급한다며 지난주 이곳 신문에 크게 보도되었다.  동양인들 사이만 아니라 지역인들 사이에도 빠르게 소문나고 있는데 며칠전 내가 사는 지역의 시의원을 만났을때 그도 벌써 이 식품점을 들린 적이 있다고 했다. 

김치없이도 살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한국식당에 가서 다양한 반찬까지 깨끗하게 몰아 먹길 좋아한다.  또한 틈나는 대로 토박이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동양음식을 소개할 여러 한인식당이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어릴때 좋아했던 음식들을 다시 찾은 기쁨도, 같은 언어와 감정을 나눌 수 있는 동족이 늘었다는 사실 보다도 더욱 기쁜 일은 이곳 토박이 이웃들이 낯선 동양의 나라에 갖는 호기심과 사랑이다.  민간사절들인 정열적인 한인들을 통해서 슬그머니 한국에 대한 인상이 긍정적으로 번져간다는 사실이다.   

내가 본 한인사회의 변화는 단편적인 사실이다.  내가 모르는 많은 한인들이 여러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일본이 잔잔한 문화의 씨를 이 땅에 먼저 뿌렸지만, 새로온 한인들은 파격적인 열정으로 묘목들을 심는다.  이 나무들이 거대한 남부의 떡갈나무들로 재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은 단연 근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