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짧은 것은 정말 살아 봐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  내가 존경하는 노병 (찰스 클리브랜드 공군 퇴역중장) 에게 올 연말에 소설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가 은성 훈장을 수여 받은 것이다.  그에게 은성 훈장을 수여하기 전에 그를 소개하는 사령관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는 그의 젊은 시절을 조금 알게 되었다.

그는 웨스트 포인트 육군 사관학교 졸업 후 바로 조종사 교육을 받고 1952년 3월에 한국전에 참전했다.  그 해 9월 21일, 압록강 근처, ‘Mig Alley’ 라 알려진 곳에서 1백여 대가 넘는 적 미그기들과 40여 대의 미 공군 전투기들의 치열한 공중전이 있었다.  나는 이 전투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한국전을 묘사한 영화에서 본 공중전을 떠올렸다.

이 전투에서 신의주 근처의 압록강 위 3만 피트 상공에서 한 미그기를 맹렬히 추격하던 그는 기관총을 발사해서 미그기의 오른쪽 날개와 엔진을 맞혔다.  폭발음과 추락하는 비행기는 봤어도 비행기가 땅에 격추하는 것이나 조종사가 탈출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이것은 그가 한국전 동안 이룬 업적인 ‘격추 가능성’ 2건 중의 하나로 기록 되었고  확인된 ‘격추’ 4건의 기록에는 보태어 지지 않았다.

한국전 당시 미그기를 5대 이상 격추한 조종사들은 하늘의 용사인 ‘에이스(ace)’ 라는 명예로운 명칭을 얻었는데 이 명예를 수여받은 조종사들은 단지 40명 밖에 되지 않는다.  미 공군은 어떤 적기의 추락도 정확한 격추 증명과 목격자의 진술 등 철저한 확인 절차를 거쳐서만 인정했다.  그의 wingmen들이 격추라고 증언했지만 확고한 증명이 부족했다.  그 후 그는 이 ‘격추 가능성’ 을 잊고 열심히 그의 삶을 살았다.  그는 공군에서 37년 동안 국방에 종사하다가 3성장군, 중장으로 1986년에 퇴역했다. 

가끔 한국전에 함께 참전했던 옛 전우들과 만나면 그의 미그기 ‘격추 가능성’ 건에 대한 이야기들을 했다.  그의 옛 전우 몇 사람은 줄기차게 이 격추를 증명해 주려고 애썼다.  결국, 그들의 권고로 그는 이 ‘격추 가능성’ 건을 재고해 달라는 서류를 제출해서 2000년에 전투기 조종사 협회로부터 이것을 격추로 인정 받았다.  하지만 공군에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 확실하게 증명하는 서류를 필요로 했다.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다더니, 최근에 그 격추를 확인시키는 증명 서류는 엉뚱한 곳에서 찾아졌다.  러시아 공군에서 예전 한국전에 관한 그들의 기록을 공개했는데 날짜와 시간, 장소가 정확하게 일치하는 곳에서 한 미그기가 격추되었다는 기록이 나왔다.  두 다른 출처의 번역을 통해서 확인된 이 사실에 결국 공군도 1952년 9월 21에 있었던 그의 ‘격추 가능성’을 ‘격추’로 인정했다.  그리고 56년이 지났지만 그에게 ‘에이스’ 라는 정식 호칭과 그의 무용에 버급가는 은성 훈장을 증정한 것이다.

이 은성 훈장은 국회 제정 법에 의하여 만들어진 군인들에게 주는 명예 대훈장과 수훈 십자 훈장에 이어 3번째로 높은 훈장이다.  미국이 개입된 전쟁에서 무용을 떨친 군인들에게만 수여하는, 수여자가 전투 영웅임을 인정하는 훈장인 셈이다.   

멕스웰 공군부대에서 가진 역사적이고 감회가 특별한 이 은성 훈장 수여식에 원근에서  그의 많은 친구들과 퇴역한 노병들이 참여해서 그와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한국에서 양성철 전 주미대사도 기쁨을 전하는 축하메시지를 보내온 것을 사령관이 모든 참석자들 앞에서 읽어 주었다.  퇴역 군인인 나도 이 행사에 초대를 받아서 한인으로서 특별한 감회를 가졌다.  특히 56년이나 지난, 잊혀진 한국전에 참전해서 이룬 공로에 대한 공정한 예우를 받는 그를 목격하는 기쁨은 참으로 큰 감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