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6-7월초) 한국에 들렀을 때 우리가족, 동생네랑 그리고 엄마, 이렇게 같이 제주여행 2박3일로 같습니다. 남편이 사온책 "제주도비밀코스여행" 이란 데서 나오는 음식점 소개한데 보고 갔습니다.."춘자싸롱".... 열심히 돌아다니다 못찾아서 표선면 사무소 근처 가서 택시기사님들이 조~오기라고 손가락질해서 들어갔는데 분식점 만합니다. 간판은 "춘자싸롱", 새시 문엔 "춘자국수" 책에 쓰인 대로 진짜 꽃무니 원피스 입은 분과 다른 한 분이 점심 때가 막 지나서그런지 딸린 안 방에 반쯤 기대있다가 일어나셔서 맞이 해주더군요. 책에선 소설가 성석제씨가 지은이에게 극찬하며 추천했다던데, 아무튼 3일간 돌아다니며 먹은 데 중에선 젤로 싸고(보통 2000원 곱배기 3000원!) 또 기억에 남았습니다. 물론 맛도 있고요^^ 멸치다신 국물맛이 참 강하게 남았고 국수도 일반 잔치국수처럼 가늘지 않아서 참신(?)했고^^..... 이제보니 막내 조카녀석의 먹고 살겠다는 눈빛도 좀은 비장한감이 있네요.

제주도도 여행지라 그런지, 몇몇 유명한 추천 음식점들을 갔지만 기대만큼 서비스나 음식맛이 만족스럽지 않더군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튼 제가 깨달은 건 그냥 길가다가 눈에 띄는 평범한 곳에서 더 맛있고 깔끔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도 있겠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다른 가족들 다 호텔 아침뷔페 먹을 때 남편이랑 저는 제주도 보리떡(빵?) 사먹고 싶다고 가다가 너무 멀다해서 성산근처에서 차를 돌렸습니다 (참고로 저희 숙소는 섭지코지의 보광휘닉스아일랜드여습니다). 그러다 찾은 정식집에서 아침을 먹으려고 조심스레 문을 열었는데 제주도 주민으로 보이는 아저씨 둘이서 삼겹살 정식(4000원인가 5000원인가, 기억이 ㅡ..ㅡ)을 먹는 겁니다. 헉, 아침에 왠 삼겹살!? 그러다 남편이 저거 싸고 맛있겠다며 우리도 먹어보자 해서 주문했는데, 깔끔한 밑반찬과 정체모를 차가운 국에다 제주도 돼지라고 여겨지는 맛있는 삼겹살을 구워먹으니 참 별미더군요.


다들 가족을 위해 또는 특별한 추억을 위해 좋은 음식점을 찾는 마음만큼 실망도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렇게라도 함께 어울린 시간들이 소중하게 남네요. 제주도 사진은 너무 식상할까봐 그냥 주린영혼들 사진만 올렸습니다. 다들 행복한 여름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