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10일

우리대학교 문과대 수석이였던 나는 Summa Cum Laude 라고 불리는 최고 우등색 자격으로 졸업식에 참석했다. 4.00 GPA 만점에 4년간 평점이 3.90 이상을 넘어야지만 받을수 있는 우등생 명부에 유학생 자격으로 이름을 올릴수 있었던 일은 아마도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최선' 과 '열심' 이라는 단어가 나에게 안겨준 가장 큰 선물이 아닌가 싶다.

나의 역마살을 늘 뿌듯하게 여겨왔던 증거로 입학과 동시에 전공은 국제정치학과로 뒤도 안돌아보고 정했다. 전공의 특징상 수많은 교재를 읽고 이해하고 나의 논리와 함께 끊임없이 토론을 준비하여야 했던 시간들은 나에게 부족한 영어와 함께 말그대로 씨름을 하며 영어때문에 울고 영어때문에 웃는 그런 날들이였다.

밤이면 으례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느냐 늦게까지 책상에 앉아있어야 하는 날들이 이어졌고, 어느새 나의 공부에도 탄력이 붙어 더이상 밤샘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때도 이미 불면증이 뿌리를 내린지라 밤이면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해 많이 힘들어 했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힘들고 외로운 시간들이였다. 하지만 '고진감래' 라는 옛말이 있듯이, 방학이 시작되고 성적표를 받게되면 자랑스레 가방에 챙겨서 한국에 들어갈때마다 그 당시 메스컴에서 한창 떠들던 퇴폐유학생이 아닌 우등생의 모습으로 집에 갈수 있다는 과 뿌듯함과 설레임으로 또 한 번 잠을 설치고는 했었다.

그런 나에게도 첫 학기는 정말 악몽이였었는데, 그중 하나 아직도 내가 유학이나 영어공부를 시작하시려는 분들에게 용기를 잃지 말라고 말씀 드리는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다. 기숙사에서 세명의 룸메이트와 함께 지낼때였는데, 마이클 조던이 이끄는 시카고 불스의 인기로 NBA 시즌동안은 온 캠퍼스가 한 게임도 놓지지 않으려고 텔레비젼 앞에 앉아 있었다. 우리도 최대한 조던이 나오는 모든 경기를 시청했다. 특히 금요일 밤이면 다른 숙소에 있는 내 룸메이트 친구들도 놀러와서 같이 보고는 했는데, 시카고 불스의 경기를 보고 있던 중, 등치가 아주 큰 미식축구 선수인 내 룸메이트의 남자친구가 갑자기 나한데 "Give me five!" 이러는 것이 아닌가...

자 그럼 여기서 깜짝퀴즈!
레인소나타는 뭐라고 대답했을까요?

정답:"Please wait" (그리고는 방으로 가서 지갑을 가져옴)
(참네... 이럴때는 그 흔한 5불도 없네... 가만있자...
그래도 10불은 있다. 그럼 이걸 줘야지...)
"I don't have five, I only have ten"

그 후 방안이 어떻게 뒤집어 졌는지는 상상에 맡기겠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