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1월17일

랄라가 커가면서 달리기를 좋아하고 산책을 좋아하고 무당벌레며 개미를 관심있게 들여다보고 처음배운 세글자 단어가 다람쥐였을 만큼 다람쥐만 보면 "다안지" 하면서 좋다고 뛰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스톰과 나는 집장만에 대한 욕심이 슬슬 생겨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에너지가 늘 넘치는 랄라에게 24시간 언제나 필요하면 달려나가서 흙을 밟고 뛰어놀수 있는 정원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물론 지금 사는 콘도앞에는 연못도 있고, 화단도 있고 아름드리 나무들이 수 백그루는 될만큼 넓은 정원과 산책로를 자랑하고 있지만 그래도 내 집 뒷켠에 마련된 10평의 마당에 비길까...

어려서부터 늘 주택 생활을 해왔던 나는 정원에서 소꼽장난도 하고 고무줄도 하고 그네도 타고 할머니께서 화초에 물주시는 것도 구경하면서 자랐고, 유치원다닐때 살던 집 마당에서는 밤이면 불꽃놀이도 구경할수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친척들이 모이면 고기도 구워먹을수 있는 넉넉함이 정원에는 있었고, 여름 방학때는 정원에 텐트를 치고 야영놀이도 즐겼던 좋은 추억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내가 누렸던 마당에서의 유년기의 좋은 추억을 랄라에게도 선물해 주고 싶은 엄마로써의 욕심이 앞선다. 집을 마련하게되면 정말로 남으로 창을 내어 부엌창가에는 새모이와 물통을 준비해 나무위에 걸쳐놓고 언제든지 그들이 머물다 갈수 있는 쉼터를 마련해주고 싶다. "마당깊은 집" 이라는 책에서 작자가 마당에서 일어나는 일상다반사를 소재로 글을 엮어나가듯이 언젠가 우리집 장만의 꿈이 이루어지면 나도 마당에서 일어나는 크고작은 일들을 엮어 우리 가족의 추억앨범을 가꾸어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