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1월23일

어느집이나 가족 나들이로 즐겨 찾는 곳이 있듯이, 우리가족은 이곳을 자주 찾는다. 커다란 호수를 둘러싸고 펼쳐진 모래사장에서 랄라는 여름내내 모래성 쌓기를 하고 놀았고, 빛바랜 놀이터의 그네에 앉은 랄라는 시원한 호수의 바람과 함께 멀리 햇살에 반짝이는 물결을 바라보며 즐거워 했었던 추억이 담긴 곳이기도 하다.

집에서 1시간 30분정도 거리에 있는 이곳은 아기자기한 홈인테리어 부티크와 골동품 가게가 오손도손 어깨를 나란히 마주하고 있다. 여름에는 재즈 페스티발 같은 조그만 이벤트도 있고, 때마다 마을에서 자그마한 퍼레이드를 펼치기도 한다. 특히 늦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 무렵 연어낙시가 한창인 곳으로 유명하다. 올 여름 스톰과 내가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컵라면과 커피믹스로 낭만을 이야기하던 곳도 이 곳이다.

호수로 이어지는 물줄기를 따라 철로가 놓여져 있고, 랄라가 어려서부터 그 위로 지나가는 기차나 화물차를 가리키면서 "칙칙 폭폭" 이라는 단어를 배우기 시작했던 우리 가족에게는 의미 있는 곳이다. 특히 연어낙시 시즌에는 낙시터에서 밤을 지새우기 위해 달려온 차량들로 열기를 띄던 곳인데 이번 주말에 가서 보니 추운 날씨 탓이지 한적해 보였다. 내년 여름에는 다시 이곳을 찾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스톰과 나는 우리의 추억이 서린 곳을 차곡이 사진기에 담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