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2일

2년전 스톰 생일선물로 마련한 춤추는 연인의 액자이다. 자세히 보면 오른쪽 상단에 작은 새가 한마리 있는데 이건 우리 랄라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어쩌면 스톰의 생일선물로는 너무 고상한 액자가 아닐까하는 의문을 가질수도 있겠지만 스톰에게는 숨겨진 춤에대한 열정이 있다.

스톰이 턱시도 차림에 왈츠를 추지는 않을것이고, 그렇다고 백바지를 입고 살사나 라틴 댄스를 추지도 않을것임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스톰이 고수하는 쟝르란 무얼까? 정답은 중고등학교 시절 축제때 배운 포크댄스 + 고속버스안의 아줌마 댄스 + 대한민국 군인 아찌 댄스 = 스톰 댄스 라고나 할까...

그가 추구하는 쟝르가 무엇이든 간에 스톰은 춤추는 것을 꽤나 좋아한다. 기분이 좋아도 한 춤 하고, 나한데 미안해 할때도 한 춤 하고, 랄라를 달랠때도 한 춤 하고, 옆에서 지켜볼때 정말 독특한 취미가 아닐수가 없다. 물론 때와 장소에 구애를 받는 일도 극히 드물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도, 주차장에 차를 가지러 가다가도, 아니면 공항 라운지에서 차 를 마시다가도 불쑥 손을 내밀고 춤을 추자고 한다. 우리 결혼식이 끝나고 찍은 스냅사진의 대부분이 내 허리가 꺽어져 있는 포즈 또는 어색하게 스톰의 팔에 안겨있는 모습이 대다수인걸 보면, 스톰의 춤에 대한 열의는 요 사이에 생긴 듯 하지는 않다.

멋지게 스텝을 밟으며 대리석 플로어 위를 미끌어지듯 움직이면서 파트너를 리드할줄 아는 세련미가 스톰에게는 없지만, 나름데로 그만이 가지고 있는 춤의 개성과 따뜻한 마음이 있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즐거움과 삶에대한 만족을 자유로이 나타내기 위한 매체로 춤이라는 것을 선택한 스톰의 춤사위는 즉흥적이며 독창적인지라 보는이들에게 늘상 즐거움과 웃음을 선사해주는 매력을 지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