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7일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잠든 나는 오늘 오전 7시30분 쯤에서야 랄라와 함께 눈을 떴다. 랄라는 일어나자 마자 Play Doh 를 가지고 놀고 나는 옆 소파에 누워서 닫혀진 브라인드 사이로 스며드는 푸르스름한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때마침 건너편 벽거울 사이로 푸른 빛이 비춰지는 모습이 너무 이뻐서 얼른 디카를 들고 나왔다. 아무 생각 없이 젖힌 브라인드 저편에 이렇게 소담스럽게 눈이 내리고 있을줄은...

"랄라야! 눈이야! 눈! '흰눈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의 눈! 랄라가 좋아하던 비가 이제 앗추워 날씨가 되서 눈으로 변해서 내리는거야. 너무 이쁘지? 눈~ 해봐. 랄라의 예쁜 눈도 눈~ 하늘에서 펄펄 내리는 눈도 눈~ 랄라야 신나지? 밖에 눈이 오네... 와~ 눈 좀 봐!" 베란다에 쌓인 눈을 한 주먹 쥐고 들어와 랄라 손에 올려놓으니 랄라가 "앗 춰~ 콜---드!" 하면서 손위에서 녹아 없어지는 눈을 신기한 듯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 모녀는 함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캐롤을 들으며 춤과 함께 즐거운 아침을 열었다.

이렇게 눈 내리는 날, 함께 좋아해줄 스톰이 출장중인 것이 아쉽다. 스톰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하루 정도는 서울에도 펄펄 눈이 내려 그의 지친 어깨위에 살포시 내려 앉아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