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10일
스톰이 출장을 간지 어느새 5일째를 맞이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낮잠자기 전에, 또 일어나서, 저녁에 밥 먹을때, 잠자기 전에, 스톰이 떠난후 매일 한 번도 빠짐없이 아빠를 찾으면서 울먹이는 랄라에게 스톰사진도 보여주고 다행히 디카에 녹음된 동영상이 있어서 아빠 목소리를 들려주면 랄라는 그제서야 "아빠! 기타!" (스톰이 노래중인 장면) 아빠! 추카!" (스톰생일날 생일 축하 노래 부르는 장면) 하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역시 가장 좋은 건 생생한 스톰의 목소리다. 시차 때문에 낮잠 잘때는 도저히 전화를 못걸어 주지만 (한국시간이 새벽 3시가 넘기 때문에) 낮잠 자고 일어나서 한국 시간으로 새벽 6시쯤 되면 꼭 한번 통화를 해야 한다.
어젯밤에는 "아빠 빨리..." 하면서 손으로 오라는 시늉을 하길래, "아빠 빨리 오시라고 그러는거야?"했더니 "예쓰" 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더니 오늘 아침에는 일어나자 마자 스톰이 평소 집에서 신는 슬리퍼를 침대옆에서 찾아 들고는 아빠를 외치면서 우는데 정말 내가 다 눈물이 날 지경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꼭 쉬-를 뉘러 가는데도 아빠를 찾느냐 집중이 안되는지 쉬-도 잘 못하길래 결국은 전화를 걸어야 한다. 그제서야 랄라는 수화기를 들고 "아빠 똥! 아빠 쉬-" 하면서 울음이 멎곤 한다.
하지만 오늘 낮잠 시간만큼 랄라의 그리움이 크라이막스에 오른건 처음이 아닌가 싶다. 계속 칭얼거리면서 아빠를 찾더니 아빠 사진 앨범 가져오라 해서 가슴에 안겨주고, 누워서 보려니 자기도 불편한지 유모차로 가겠다고 해서 앉혀주니 꽤 오랫동안 음악을 들으면서 아빠사진을 쓰다듬기도 하고 얼굴에 뽀뽀도 하면서 조용히 앉아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만 아침까지 껴안고 다니던 아빠 슬리퍼 한짝을 찾아오는게 아닌가... 결국 랄라는 슬리퍼 한짝을 가슴 옆에 끼고 다시 유모차로...
이즈음 되면 일반적인 "Daddy's Girl" 의 수치를 뛰어 넘었음이 분명하다. "랄라야 우리 아빠한데도 나잇나잇 하고 자자, 응?" 하고 달랬더니, 슬리퍼 한짝을 찰싹 얼굴에 붙이고는 "아빠 나잇나잇..." 하면서 금새 잠들었다. 이런 랄라의 눈물나는 그리움에 답이라도 하듯, 스톰은 원래 예정보다 하루 빠른 비행기로 랄라의 품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내일 랄라는 얼마나 행복한 미소로 아빠품에 안길까? 내마음도 벌써 술렁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