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13일

금요일 밤 늦게 도착한 스톰의 얼굴을 보자 일주일간 랄라를 보면서 쌓였던 피로가 갑자기 급물살처럼 내 몸을 휘감더니 결국은 감기몸살로 주말 내내 앓았다. 편도선도 붓고 온 몸이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 쑤시고 아파서 손을 오그렸다 필때는 손등 살갗이 쓰라릴 정도였으니까... 아직 시차적응도 안된 스톰 또한 몸 컨디션이 좋았을리 없지만 내가 너무 아파하니까 정작 본인은 피곤하단 말 조차 꺼내보지도 못하고 묵묵히 내 간병만 해주다 황금같은 주말을 손에서 놓쳐버리고 말았다.

오늘 아침은 훨씬 몸도 마음도 가뿐하고,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려도 될 만큼 손의 통증도 가라앉았다. 아마도 스톰이 이것저것 먹을것을 챙겨주고 최대한 쉴수 있게 배려해 준 덕에 얻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고마워!

하지만 아직 예전의 컨디션을 100% 되찾은 것은 아니기에 아직까지는 "뒹굴뒹굴" 모드가 이어지고 있다. 다행히 거실 가득히 겨울 햇살이 비춰주고 있어 어찌나 따뜻한지 모른다. 우리 랄라의 몽실몽실한 배를 만지고 누워서 간지럼도 한 번 태워보고, 머리카락도 쓰다듬어 보고, 작은 코도 한 번 쿡 눌러보고, 오밀조밀한 발가락도 하나씩 쪽쪽 입을 맞춰본다. 간간이 랄라의 웃음 소리가 들리고 미꾸라지처럼 내 손길을 피해 몸을 뒤척이는 랄라의 건강함에 다시금 감사의 마음을 갖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