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7일

사랑한다고 한 번도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
힘들 때 왜 날 낳았냐고 원망해서 미안해.
엄마 새끼보다 내 새끼가 더 예쁘다고 말해서 미안해.
언제나 외롭게 해서 미안해.
늘 나 힘든 것만 말해서 미안해.
세상에서 가장 예쁜 딸 자주 보여드리지 못해서 미안해.
늘 내가 먼저 전화 끊어서 미안해.
친정에 가서도 엄마랑 안 자고 남편이랑 자서 미안해.
엄마의 허리 디스크를 보고만 있어서 미안해.
괜찮다는 엄마 말 100퍼센트 믿어서 미안해.
엄마한데 곱게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
내가 잘나서 행복한 줄 알아서 미안해.
늘 미안한 것 투성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미안한 건
엄마, 엄마는 나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데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건
엄마가 아니어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 고혜정

지금 막 엄마랑 전화 통화를 끊고 나니 맘이 짠하다. 한국은 새벽 4시가 넘은 시각이였는데... 엄마는 새벽잠에서 깨어 제일먼저 나한데 전화를 했는데 난 랄라 낮잠 재우느냐 피곤했다는 이유로 너무 시큰둥 전화를 받은것 같다. 이번 가을에 한국에 갔을때 스톰누나가 선물해준 "친정엄마"라는 책을 읽으면서 많이 울고 많이 뉘우쳤었는데, 불과 3개월만에 또 다시 밉살맞은 딸이 되고 있는 나...
엄마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