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10일

오늘은 우리 랄라의 소중한 "첫 등교 날" 이다. 지금 이순간 랄라는 태어나서 26개월 동안 늘 함께 있던 엄마, 아빠 곁을 떠나, 유아원이라는 곳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 낯선 가구들과 장난감, 그리고 오밀조밀하게 꾸며진 방안의 장식들을 보며 호기심에 가득 차 있을듯 싶다.

오늘 아침 나는 랄라에게 몇가지 질문을 던졌다.
"랄라야 학교갈래?"
"네"
"친구들 한데 갈까?"
"칭구! 칭구!" (침대위에서 붕붕 점프하면서...)
"랄라야, 근데 학교에 가면 Ms. Laura 한데 쉬~ 라고 말하면 안되고 뭐라고 말해야 되지?"
"피!피!"

이쯤이면 랄라도 준비완료인 듯 싶다. 빨간 구두를 꺼내들고 오늘은 꼭 이 신발을 신겠다고 하기에 조금은 발이 불편해 보일듯도 하지만 첫 날이 주는 설레임이 랄라에게도 느껴지는 듯 해서 꼬까신을 신겼다. 교실까지 데리고 가서 랄라에게 "이제 엄마랑 안녕 해야지...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놀아. 엄마가 오후에 데리러 올께" 하며 안아주니 꼭 달라붙어서 내 몸에서 떨어지지를 않았다. 선생님이 랄라를 떼어내자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지만 내가 계속 미적미적 있는건 랄라에게 진정한 도움이되지 않는듯 싶어 빠른 걸음으로 교실을 빠져 나왔다.

하지만 나도 어쩔수 없는 랄라의 엄마다. 사랑하는 우리딸 우는 모습을 뒤로하고 나오는 발걸음이 무겁고 아팠음은 물론이다. 그래서 교실이 보이는 유리창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가 랄라를 다시한번 살펴보니 어느새 울음을 그치고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있었다. 휴~ 그제서야 마음이 놓이고 얼굴의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어젯밤 랄라의 소지품 가방을 챙기면서 낮잠 시간에 랄라가 덮고 잘 담요를 찾아 아이의 이름을 수 놓았다. 그리고 내가 늘 쓰는 향수 몇방울을 뿌려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낮잠 시간에 낯설은 곳에서 랄라가 유일하게 엄마와 집을 느낄수 있는 물건이기에 여러번 손으로 다듬어서 넣어놓았는데... 아무래도 잠시후 낮잠 시간이 되면 차를 몰고 유아원에 들려야 겠다. 랄라가 잘 자고 있는지 걱정이 되서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자꾸 오타가 난다.